특이점은 뭐가 특이한가?

목표 없는 지점

by 강하단

특이점


한글 단어 ‘특이점’을 일상의 대화에서 사용하지는 않는듯 하다. 영어 단어 ‘singularity’의 번역어로서는 가끔 사용하기에 오히려 싱귤러, 싱귤레러티라고 영어 단어를 직접 발음해 단어를 쓰긴한다. 가끔 ‘특이점’이라고 한글로 말하긴 할 수도 있지만 그 뜻이 무엇이고 어떤 상황에서 이 단어를 사용하는지 뚜렷하지 않다.


요점이 요약을 하는 것이듯 특이점은 무언가 특이한 것이 있다는 것을 뜻할 듯 하다. 과연 어떻게 특이점의 특이는 어떻게 특이한가? 하늘을 향해 치솟은 철탑이 있다고 상상해 보자. 그런데 구름을 뚫고 계속되어 아래서 보면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철탑에는 사다리가 설치되어 있어 올라갈 수 있다. 용기를 내어 올라가 본다. 그런데 구름을 뚫고 올라가도 하늘 끝까지 연결된듯 그 끝이 보이질 않는다.


만약 당신이 이 끝없는 철탑의 끝을 기어코 보려고 계속해서 올라간다면 평생을 올라가도 그 끝에 도달할 수 없으니 올라가다가 목숨을 다할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철탑의 끝까지 올라가는 것이 인생의 “목표”라고 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러면서 체력을 연마하고 철탑의 중간에 음식을 공급받고 휴식을 잠시 취할 수 있는 곳도 만들면서 기어이 끝을 보겠다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또 그런 시도에 박수를 보내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우리가 사는 세계에는 이제 수많은 철탑이 생겨 모두 그곳을 오르고 있다. 체력이 약해서 용기가 부족해서 그 철탑을 오르지 못하는 사람들은 철탑 밑에 모여 박수치면서 응원하는 것으로 철탑을 오르는 기분을 대신하게 되었다. 이제 땅을 딛고 사는 사람보다 철탑을 오르는 사람과 그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 세상이 되었다.


어느날 하늘에서 천둥과 함께 목소리가 들려왔다. “철탑의 끝은 없다니까!” 하지만 사람들은 천둥이 치면서 자신들이 잘못 들은 것이라 믿었다. 철탑의 정상에 오르는 목표가 없는 인생은 의미가 없다고 믿으면서 서로를 격려했다.


참으로 특이한 현상이다. 끝이 없는 곳을 기어코 만들어 꼭 가야하는 그 지점에 ‘특이점’이 존재한다. 이제야 조금 특이점을 이해할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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