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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센스’를 복용할 수 있다는 엄청난 거짓말

Essence to Existence

by 강하단

생명체 존재를 특징짓는 본질, 즉, ‘에센스’는 존재에 있다. 아니 존재 바로 그 자체이다. 에센스가 곧 존재이기도 하다.


종이가 있어 종이를 구기면 구김은 종이의 본질로서 드러난 것이다. 우리네 얼굴도 마찬가지다. 나이가 들어 주름이 생기면 내 얼굴 주름이 곧 나이기도 하다. 주름을 얼굴과 구분 지을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주름만 얼굴에서 분리할 수는 없다. 에센스 본질은 그런 것이다.


경험하고 생각하고 독서하고 배우면서 본질 ‘에센스’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생명체 에센스는 생명체에서 나온다는 사실이다. 생명체 외부로부터 가져와 이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얼굴 주름을 이식하지는 않았다.


내가 사회에 기여하는 바도 주름으로 알게된 나란 생명체 에센스와 다르지 않다. 나로 부터의 에센스가 타자에게, 사회로 나가 역할을 한다. 에센스가 필요하다고 생명체 외부에서 가져올 수 있는 게 아니다.


끝으로, 에센스는 나오라고 해서 나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다. 얼굴의 주름을 보면 알 수 있다. “주름아 생겨라 뚝딱” 한다고 바로 생기지 않는다. 내가 외부로, 외부 세상으로 눈길을 던지면 그에 대응하여 에누리 하나 없이 딱 그만큼 에센스가 생긴다. 이를 지향성이라 하기도 한다. 선한 지향을 하면 선한 에센스가, 그렇지 않은 지향을 하면 그에 대응하는 게 생긴다. 에센스 윤리의 모습을 이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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