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이 끝나면
고비도 함께 지나갈 줄 알았다.
가장 힘든 순간만 넘기면
몸은
조금씩 나아지기만 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회복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수술 다음 날 저녁부터였다.
몸은 추웠고,
얼굴과 머리 쪽으로만
열이 몰려왔다.
체온을 재면
정상이라는 말이 돌아왔다.
하지만
내가 느끼는 감각은
정상이 아니었다.
얼굴이 타오르는 것 같았고,
뒤통수까지
열이 차오르는 느낌이었다.
그 열감 앞에서는
수술 부위의 통증조차
생각나지 않았다.
견디다 못해
냉각시트가 있는지 물었다.
처음에는
바꿔달라는 말조차
괜히 민망해서
참았다.
하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어떤 날은
새벽에 깨서까지
열감에 괴로워했다.
그때부터는
말하지 않아도
시트가 바뀌었다.
그렇게 나는
퇴원하는 날까지
머리 쪽으로 몰리는 열감과
함께 있었다.
그럼에도
나는 걸었다.
“걷기 운동 많이 하셔야 합니다.”
그 말을
그대로 믿었다.
몸은 부어 있었고,
움직임은 둔했지만
병실 앞 복도를
오갔다.
열감이
조금이라도
사라지길 바라면서.
금요일에
퇴원을 했다.
담낭 수술 때는
한 달 치 약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일주일 분이었다.
그 사실이
이상하게도
작은 기대가 되었다.
집 근처 병원으로
바로 옮겼다.
익숙한 동네면
마음도 편해질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입원실 문을 여는 순간
알 수 있었다.
이곳은
내가 회복하기에
맞는 공간이 아니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