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크게 두 분류로 나뉜다.
'꿈을 꾸는 사람과, 꿈을 찾는 사람.'
당신은 어느 쪽에 속하는가? 열심히 살지만 보람이 없는 삶을 살고 있다면 당신은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니다. 어쩌면 꿈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는 사람도 아닐지 모른다.
사람들이 "네가 하고 싶은 일이 뭔데?"라고 물었을 때, "어..."로 시작해서 "그냥 행복하게 사는 거?"라고 답하는 사람이라면 꿈을 꾸지도, 제대로 찾지도 않고 살아온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행복하게 사는 것은 우리 모두의 꿈이다. 당연한 소리로 그게 마치 내 꿈인 것 마냥 둘러대지 않았는가.
당신의 진짜 꿈은 무엇인가? 무엇을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
내가 이렇게 꾸짖듯 물어보는 이유는 당신이 단 1분이라도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자신을 한심하게 바라보거나 낮출 필요는 없다. 어쩌면 치열한 일상 때문에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진짜 꿈을 살펴볼 여유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저 다수가 살고 있는 방식의 삶을 그대로 따랐을 뿐이다. 지금의 삶에 만족한다면 꼭 명확한 꿈이 없다 해도 괜찮다. 허나 성공한 사람들을 동경하고 마음 한 곳에 꺼내지 못한 꿈이 있다면, 당신이 직장에서 보람을 느끼는 날이 월급날밖에 없다면 지금이 바로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다.
당신의 꿈이 마음 한 구석에 머물러 나를 신경 쓰이게 해도 애써 외면했던 시간들은 이제 잊어라. 지금이라도 냉정하게 마주하고 꺼내어 보살피면 된다. 살다 보면 많은 선택의 순간이 찾아오고 선택에 따라 성취 혹은 후회를 남긴다. 행여 잘못된 선택을 했다 하더라도 그것은 살면서 누구나 겪는 순리이고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정말 문제가 되는 건 그걸 알면서도 방치하는 순간에 생긴다.
출근을 위해 여느 때처럼 눈을 뜬 어느 날, 알 수 없는 번호로 부재중 전화 3통, 문자 한 통의 알림이와 있었다. 괜스레 느낌이 싸했다.
"XX손해보험입니다. 운전자가 차를 빼다가 운전미숙으로 인해 고객님의 차량을 파손하여 연락드립니다."
아이고, 1년밖에 되지 않은 내 차가 당했구나. 서둘러 내려가 보니 내 차는 옆에 문짝까지 모조리 찌그러질 정도로 손상을 입은 상태였다. 속상한 마음은 둘째치고 출근을 해야 하는데.. 눈앞이 캄캄했다. 손상 부위를 증거로 여러 장 남기고 잠시 생각 정리를 했다. 사고를 낸 가해자는 왜 사과 문자 한 통 없는 거지?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지만 "정신없었으니 못한 거겠지"하며 애써 이해하려 노력했다.
사실 이런 사고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산지 한 달만에 누군가 주차된 내 차를 긁고 명함을 남긴 적도 있었고, 보행자 신호에서 우회전을 하려고 대기하고 있는데 뒤에서 추돌한 적도 있었다. 1년 만에 3번의 사고가 난 것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 익숙한 상태였지만 그럼에도 막상 사고가 나면 많은 신경이 쏠린다. 출근해서도 사고에 대한 법적인 절차를 찾아보느라 제대로 일을 못했다.
이런 대물 사고의 경우, 렌터카 대여나 교통비 청구 말고는 딱히 합의금을 받아낼 수도 없다. 그냥 손상된 내 차를 상대 보험사가 수리해주는 게 다인데, 차량은 감가상각 되고 그로 인한 피해는 피해자가 감수해야 한다. 차량 가격이 떨어진 것에 대해 민사 소송을 진행할 수는 있지만, 그 과정에 드는 비용이나 시간을 생각하면 대체로 "액땜했다."하고 넘기는 게 일반적이다.
겨우 마음을 다잡고 일을 하고 있는데 보험사에서 다시 연락이 왔다.
"고객님. 사고 조사를 해보니까 해당 차량 운전자가 무보험 상태더라고요. 그래서 가해자분이 개인 합의를 보기 위해 피해자분의 번호를 물어보시는데 가르쳐 드려도 될까요?"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가해 운전자가 무보험일 경우에는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공부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전화를 끊자마자 해당 케이스의 사건들을 뒤져봤다. 이 경우 보통 가해자와 피해자가 직접 개인 합의를 진행하고, 합의가 잘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는 피해자가 본인의 보험사를 통해 수리를 진행하고 가해자에게 구상권 청구를 할 수 있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의견이 조율되지 않으면 법적 공방까지 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물론 어떻게 진행되든 일방적으로 피해를 입은 내게 유리한 상황이긴 했다. 무보험 가해자는 피해 수리 금액과 렌터카 비용까지 전부 사비로 물어줘야 하는 상황에 처했으니까.. 곧바로 전화가 왔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사고.. 낸 사람입니다. 제가 너무 정신이 없어서 제대로 사과도 못 드렸습니다. 차 수리나 피해에 대해 다 책임지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가해 차주는 자신의 잘못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사고 냈을 때 바로 이런 자세를 취했다면 좋았겠지만, 뒤늦게라도 진심을 담아 사과했다. 무보험이 아니었다면 사과 한 마디 없이 보험사에 맡기고 일을 처리했을까 싶기도 했지만 뭐 어쩌겠는가. 그분의 말을 믿고 좋게 좋게 끝내기로 마음을 먹었다.
나는 차량이 수리되는 기간 동안 렌터카를 이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내가 렌터카를 이용하면 무보험인 가해 차주는 렌트비용 전액을 물어줘야 하는데 그 비용이 대략 70만 원 가까이 됐기 때문에 조금 고생스러워도 대중교통을 타겠다고 얘기했다. 가해자는 더욱이 감사하다며 사과를 했다.
차량 수리가 끝난 날, 가해자와 마주했다. 동네에 사는 아주머니였는데 고개를 숙여 다시 사과의 말을 전했다. 아주머니는 그 자리에서 차량 수리비를 전부 계산하고, 개인 피해에 대한 합의는 얼마 정도 지불하면 되는지 걱정 어린 눈으로 물었다. 나는 그동안 사용한 교통비와 보험사 기준으로 청구되는 기준에 따른 교통비만 청구하겠다고 말했다. 아주머니는 정말 감사하다며 그 금액에 10만 원을 더해 위로의 마음을 전했다. 그렇게 훈훈하게 사건이 마무리됐다.
관련 없어 보이는 이 이야기를 뜬금없이 나열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 작은 사건을 보더라도 여러 번의 선택의 순간이 있었다. 크게 3가지로만 나누어 살펴본다면,
사고를 낸 순간, 사실을 알리거나 숨기거나 선택할 수 있다.
사고 낸 즉시 피해자에게 사과하거나 나중에라도 사과하거나 아예 사과하지 않을 수 있다.
책임지고 피해보상을 하거나, 보상하겠다 해놓고 말을 바꾸고 잠수를 탈 수도 있다.
이 사건의 경우 가장 좋은 선택은 '사고 낸 즉시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책임지고 보상을 다하는 것'이고,
가장 나쁜 선택은 '사고를 숨기고 사과하지 않고 책임도 나 몰라라 하는 것'이다.
꼭 돈으로 옳은 선택이냐 아니냐를 판단할 건 아니지만 아주머니는 진심 어린 사과를 통해 렌트 비용과 피해보상에 대한 무리한 금액 요청을 받지 않을 수 있었다. 금액으로 따지면 최소 100만 원 이상의 돈을 아꼈다. 아주머니가 나쁜 선택을 했다면 나는 경찰에 사건을 접수하고 소송을 감행해서라도 최대한 많은 돈을 받아냈을 것이다.
살다 보면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일을 바로잡느냐 방치하느냐는 본인의 선택이다.
내 경험담을 빗대어 볼 때, 인생은 방치할 때보다 용기 내어 선택할 때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당신은 이루지 못한 꿈을 계속 방치할 것인가, 아니면 이제라도 진심을 담아 살펴볼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