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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무명작가
01화
아빠는 무명작가: "이제 아빠라 부르지마!"
무명작가의 탄생
by
미꾸라지
Nov 13.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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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작가의 탄생
내 이름은 보람. 강보람. 보람찬 인생을 살라고 지어준 이름인데 별로 마음에 안 든다.
아빠가 지어준 이름이라 더 마음에 안 든다.
우리 아빠 이름은 여유. 강여유. 여유로운 인생을 살라고 할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이라고 한다.
그래서 항상 여유롭다.
대신 엄마가 많이 바쁘다.
아
빠는 영업사원. 그래서 야근도 출장도 많다. 여유롭지 못한 회사
생활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회사를 그만두고 여유롭게 살고 싶어 한다. 그래서 걱정이다. 혹시 백수가 될까 봐.
나는 초등학교 2학년이지만 백수란, 직장이 없는 사람이고, 직장이 없는 사람은 월급을 받을 수 없다는 것쯤 유튜브에서 배웠다. 그렇게 되면 내가 재미없어진다. 미술학원과 피아노 학원에 다닐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가끔 하는 피자집 외식도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한번은 직장을 그만두고 작가가 되겠다는 얘기를 할머니한테 했다가 아빠가 혼났다. 아빠가 혼나는 모습은 처음이었는데, 좀 고소했다. 아빠가 혼나는 모습을 같이 보고 있던 엄마도 그런 표정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당장 직장을 그만두지는 않을 모양이다. 직장을 다니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을 때까지는 다니겠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 아빠의 꿈은 작가이다. 작가가 되면 회사를 안 다녀도 돈을 벌 수 있다고 한다.
어느 일요일 아침이었다.
아빠한테 물어볼 게 있어 아빠를 불렀다.
"아빠!"
"이제부터 아빠라 부르지 마!"
갑자기 아빠가 아빠라 부르지 말라고 한다. 시큰둥하지만 단호한 표정이었다. 나는 놀라서 다시 물었다.
"왜? 그럼 뭐라 불러?"
"작가님이라고 불러, 내가 작가가 됐거든."
"아빠가 작가? 책을 냈어? 어떤 책 썼는데?"
나는 아빠가 책이라도 낸 줄 알고 아빠를 다시 보려 했다. 근데 아니었다.
"아직 출판은 안 했지만, 인터넷 작가가 됐어"
"피, 출판도 안 했는데 무슨 작가야."
"인터넷 작가는 아무나 되는 줄 알아? 3번이나 도전해서 됐다고."
얼굴에 자부심이 가득했다.
그러니 갑자기 걱정이 들었다. 작가니까 회사 그만두고 백수가 될까 봐.
"아빠 그럼 이제 회사 그만두는 거야?"
"아니 당분간은 계속 다닐 거야. 아직은 무명작가니까."
휴~다행이다.
"언젠간 책을 낼 거야. 지금은 무명작가지만. 그러니 '작가님~'이라고 불러 알겠지?"
"책이라도 한 권 내고 작가라 불러달라고 해야지"
"아직 책 출간은 못했지만 내 딸 보람이를 위해 써놓은 게 몇 개 있긴 있지."
"그래? 어떤 내용인데, 내가 들어보면 잘 팔릴지 알 수 있어."
나도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은 편이라 재밌는 책인지 정도는 알 수 있다.
"보람이가 어린이집 다닐 때 썼던 글이 있지. 그때 몇 번 들려줬는데 기억 안 나?"
듣고 보니 어릴 때 몇 번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근데 재미없었던 것 같다.
"한 번 들려줘봐. 재미있는지 없는지 내가 말해줄게."
"그래 그럼 하룻밤에 하나씩 들려줄게."
아빠, 아니 무명작가가 쓴 이야기라 분명 재미없을 것 같다. 그렇지만 아빠가 나를 위해 썼다고 하니까 잠들기 전에 하루에 한 편씩을 들어봐 주기로 했다.
재미없으면 잠은 잘 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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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unch Book
아빠는 무명작가
01
아빠는 무명작가: "이제 아빠라 부르지마!"
02
아빠는 무명작가: "나 잘래요"
03
아빠는 무명작가: "엄마도 부엉이?"
04
아빠는 무명작가: "아빠를 부탁해"
05
아빠는 무명작가: 엄마와 아기 바다사자
아빠는 무명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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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 글은 비록 미약하지만 내일은 심히 창대하리라, 는 마음으로 글을 쓰고자 합니다. #2023년 목표는 일주일에 한편씩 브런치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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