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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무명작가
03화
아빠는 무명작가: "엄마도 부엉이?"
by
미꾸라지
Nov 16. 2022
잘 시간이 되자 아빠가 이야기 노트를 가지고 왔다.
"음. 어떤
이야기를 읽어줄까..."
노트를 뒤적거리며 읽을
이야기를 찾으셨다.
궁금해서 내가 물었다.
"어떤
스토리가 얼마나 있는데?"
" 73편의 재밌는 이야기가 있지."
생각보다 많았다...
"재밌는
이야기 좀 읽어줘~"
"그럼 오늘은 이
스토리를 읽어보자. 제목은 엄마도 부엉이?"
"제목이 이상한데..."
"응, 자 들어봐."
아빠가 이야기를 읽기 시작했다.
보람이가 11시 넘어까지 거실에서 놀고 있을 때였어요.
"보람아, 보람아~"
바깥의 어두운 창 쪽에서 누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어요.
'누구지?'
창문 쪽을 보았지만 아무도 안 보였어요.
보람이 집은 아파트 13층이니까 창밖에 누가 있을 리가 없었어요.
"보람아, 보람아."
다시 누군가 보람이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어요.
'어 아무도 없는데, 이상하네.'
이상하게 여기며 조금 무서워져 창문을 닫으려 하였어요.
"여기야 여기~."
그때 누군가 보람이를 다시 불렀어요.
창문으로 다가가며 보니, 베란다 창문틀에 커다란 부엉이가 한 마리 앉아있었어요.
못 보던 커다란 부엉
이
였어요.
'설마 부엉이가 날 부른 건 아니겠지?'생각하고 있는데,
다시 소리가 들렸어요.
"내가 불렀어."
부엉이가 말했어요.
"부엉이야 네가 말한 거야?'"
놀란 눈으로 보람이가 물었어요.
"보람아 나야? 네 친구. 누군지 모르겠어? "
부엉이가 말했어요.
어디서 들어 본 목소리 같았어요.
"설마!"
보람이는 깜짝 놀랐어요.
가까이서 들어본 부엉이의 목소리는 단짝 민지의 목소리와 똑같았어요.
큰 소리를 지를 뻔했지만 두 손으로 입을 막고 겨우 참았어요.
침착하게 물었어요.
"뭐라고 네가 민지라구? 이게 어찌 된 일이야?"
민지와 보람이는 둘도 없는 친구였어요.
그런데 며칠 전부터 민지가 안 보여 모두 걱정하고 있었어요.
민지 부모님
은 아직 애타게 민지를 찾고 있는 중이고요.
"그런데 어떻게 하다 부엉이가 된 거야?"
보람이가 민지에게 물었어요.
"나도 모르겠어. 내게 왜 부엉이가 됐는지."
민지가 슬픈 목소리로 말했어요.
"엄마, 아빠가 자자고 할 때 갑자기 더 놀고 싶었어.
그래서 거실에서 놀고 있었지. 그런데 갑자기 밖으로 나가고 싶은 거야."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어요.
"밖으로? 도대체 왜?"
이해가 안 가 다시 물었어요.
"밖에서 누가 부르는 것 같았어."
"누가?"
"누군지 확인해보려 창밖을 보니까 보름달이 밝게 빛나고 있는 거야."
민지는 힘없는 목소리로 간신히 이야기를 이어갔어요.
"그
환한 보름달을 보니 마치 잡을 수 있을 것 같았어.
그래서 좀 더 선명하게 보려고 창문을 열었지.
창문을 열고 달을 잡아보려 했지.
손을 쭉 뻗었더니 손끝에 이상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어. 손이 깃털처럼 가벼워지는 느낌...
그
러더니.."
흐느끼며 울기 시작했어요.
"
그러더니 갑자기 내 손이 날개로 바뀌고,
내 입이 부리로 변하고, 내 몸이 작아지면서 털이 나는거야,
그
리고 온 몸이 부엉이가 되었어. 이렇게."
더 이상 말할 힘이 없는 목소리로 말했어요.
"깜짝 놀라 우선 밖으로 나갔지.
부엉이로 변한 내 모습을 보면 우리 부모님 마음이 어떻겠니?"
'내가 부엉이로 변하면 엄마, 아빠 마음이 어떨까?'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래서?"
"그때부터 산속 나무에 앉아
있었어.
나무에 앉아 아무리 생각해봐도 모르겠는 거야
내가 왜 부엉이로 변했는지"
아직도 이유를 알 수 없다는 듯 민지가 말했어요.
"도대체 왜 이렇게 된걸까?"
보람이가 슬퍼하며 물었어요.
"모르겠어.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렇게 잠을 안 잤는지 모르겠어.
엄마아빠가 자자고 할 때 잤음 아무일 없었을텐데.
이렇게 부엉이가 되고 보니 밤에 잠을 자려해도 못 자겠는 거야."
민지는 울면서 보람이에게 말했어요.
“보람아 너는 엄마, 아빠가 자자고 하면 조용히 자도록 해.
밤에 혼자 놀다 나처럼 되지 말고.”
그 말을 남기고 부엉이 모습을 한 민지는 밤하늘로 날아가버렸어요.
"보람아, 보람아!"
그때 창밖에서 누가 다시 보람이를 불렀어요.
창밖을 바라보았지만 아무도 안 보였어요.
'근데 이 목소리도 들어본 목소린데?'
'헉! 엄마 목소리다!'
'엄마도 부엉이가 된 거야?'
그때 내가 끼어들었다.
"무명작가님 잠깐만요!"
"왜?"
"설마 엄마도 부엉이로 만들 거예요? 차라리 아빠를 부엉이로 만드세요!!"
"끝까지 들어봐. 너는 맨날 엄마만 좋아하고, 엄마 편만 드니."
아빠가 투정 섞인 목소리로 답했다.
그리고 계속 읽어나갔다.
다시 보람이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어요
"보람아!"
'엄마가 부엉이가 됐으면 어떡하지??'
'밥도 내가 해야 하고, 설거지도 내가 해야 하고
빨래도 내가 해야 할 텐데...'
엄마 소리가 점점 선명하게 들렸어요.
귀를 기울여 들어보았어요.
'
이건 화났을 때 목소린데?'
"강보람! 왜 이렇게 못 일어나! 그러니 일찍 자랬지!!"
끝.
"아빠, 이 얘기 반전이 있는데?"
"보람이가 '반전'을 알아?"
"나 초등학교 2학년이거든!"
"요즘 초등학교 2학년은 모르는 게 없네."
이 이야기는 아빠가 어떤 소설을 참고해서 만든 이야기라고 한다.
어떤 소설일까...
꾸며낸 이야기지만 늦게 자면 혹시 부엉이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부엉이가 될 일은 없겠지만 꿈에 부엉이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일찍 자야겠다..
아빠 얘기 괜히 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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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이
이야기
무명
Brunch Book
아빠는 무명작가
01
아빠는 무명작가: "이제 아빠라 부르지마!"
02
아빠는 무명작가: "나 잘래요"
03
아빠는 무명작가: "엄마도 부엉이?"
04
아빠는 무명작가: "아빠를 부탁해"
05
아빠는 무명작가: 엄마와 아기 바다사자
아빠는 무명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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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 글은 비록 미약하지만 내일은 심히 창대하리라, 는 마음으로 글을 쓰고자 합니다. #2023년 목표는 일주일에 한편씩 브런치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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