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아빠가 이야기 책을 들고 왔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야?"
"글쎄..오늘은 엄마 바다사자와 아기 바다사자 이야기를 읽어줄까.."
"어, 지금까지 들었던 이야기랑은 좀 다른데?"
"응, 이 이야기는 동물 다큐를 보고 써본 이야기야. 한번 들어봐."
"살짝 기대되는데~"
왠지 오늘을 안 지루할 것 같다.
바다사자에게 이쁜 아기가 태어났어요.
“아가야 사랑해~”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는 아기를 품에 안으며 엄마 바다사자가 말했어요.
“잉잉”
아기 바다사자가 엄마 바다사자의 품으로 파고들며 옹알거렸어요.
“그래 배고프지 어서 맘마 먹으렴~”
갓 태어난 아기가 뭘 원하는지 알아차리고 아기에게 젖을 물렸어요.
그리고 맛있게 엄마 젖을 먹는 아기 바다사자의 모습을 웃으며 바라보았어요.
그렇게 며칠이 흘렀어요. 아기 바다사자는 엄마와 눈도 맞출 수 있고, 제법 걸어 다닐 수도 있게 되었어요.
“아가야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아장아장 걷는 아기 바다사자를 보며 엄마가 말했어요.
이렇게 행복한 시간도 잠시, 엄마 바다사자는 먹이를 구하러 가야 해요.
아기를 돌보느라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젖만 먹였더니 이제 젖도 나오지 않고 움직일 힘도 나지 않았어요.
“아가야 엄마는 바다에 가서 먹이를 잡아와야 해. 다른 데 가지 말고 여기서 기다려야 해 알겠지? 엄마 목소리를 꼭 기억해.”
바다사자들은 목소리로 서로를 알 수 있대요. 그래서 엄마 바다사자는 떠나기 전에 다시 한번 자신의 목소를 들려주며 아기가 쉽게 자신을 찾을 수 있게 하였어요.
“엄마, 엄마.”
엄마와의 짧은, 어쩌면 긴 이별을 알지 못하는 아기는 마냥 행복한 얼굴로 엄마를 불렀어요.
한 치 앞도 모를 이별을 앞둔 엄마는 마지막으로 아기 사자의 얼굴을 핥아주고 눈물을 머금고 거센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어요.
“엄마, 엄마.”
아기 바다사자가 이제야 다급한 목소리로
멀어져 가는 엄마를 불러보았어요.
엄마는 잠시 뒤돌아보고는 다시 바다를 향하였어요.
아기 바다사자는 엄마가 떠나자 갑자기 더 추워져 몸을 웅크렸어요.
바다 쪽에는 바람이 더욱 거세게 몰아치고 있었어요. 엄마 바다사자도 잘 움직이기 어려울 정도였어요.
엄마 바다사자는 바닷속으로 들어가기 전에 몸을 따뜻하게 하려 바위에 온몸을 문질렀어요.
거센 파도와 바람 앞에서 잠시 망설였지만 혼자 기다리고 있는 아기를 생각하며 그대로 바다로 풍덩 뛰어들었어요.
그리고는 있는 힘을 다해 온몸을 흔들며 헤엄쳐서 바닷속 깊이깊이 들어갔어요.
그리고 바닷속 바위까지 가서는 먹이를 찾기 시작하였어요. 바닷속에서 오래 있을 수 없기 때문에 빨리 먹이를 찾아야 해요.
바위 속을 뒤졌지만 물고기도, 게도 보이지 않았어요.
‘먹이가 없네... 빨리 잡아야 힘내서 아기에게 젖을 먹일 텐데...’
여기저기 뒤져 보았지만, 먹이를 찾지 못했어요.
한참을 뒤지다 숨을 참을 수 없어 바다 위로 잠시 떠올랐어요.
‘휴- 아 힘들어. 왜 이렇게 물고기가 없는 걸까. 그리고 왜 이렇게 춥지. 우리 아기가 기다릴 텐데..’
엄마 바다사자는 숨을 고르며 아기를 생각하였어요.
기다리는 아기를 생각하며 다시 깊은 바다를 향해 헤엄쳐 내려갔어요.
다시 바위 사이를 뒤지기 시작하였어요.
그러자 바위틈 속으로 들어가려는 바닷게가 보였어요.
‘이 놈이다!’
더 깊이 못 들어가게, 재빨리 바닷게를 입으로 물었어요.
하지만 게가 바위틈으로 조금 덜어가 바위를 잡고 버티는 바람에 쉽게 뗄 수가 없었어요.
게를 끌어내기 위해 몸통 한쪽을 꽉 깨물고 입을 좌우로 흔들었어요.
‘떨어져, 떨어져 우리 아기가 기다린다고!’
바닷게도 살기 위해 바위를 붙들고 필사적으로 버텼어요.
바다 위의 모래사장에서는 아기 바다사자가 엄마를 찾아 헤매고 있었어요. 잠깐이며 돌아올 줄 알았던 엄마 오지 않아 엄마를 불렀어요.
“엄마! 엄마!”
엄마가 간 바다 쪽으로 가보았지만 엄마는 보이지 않고 찬 바람만 불어왔어요.
몇 천마리의 마다 사자가 시끄럽게 소리를 내고 있었지만 엄마의 목소는 들리지 않았어요.
“아가야~”
누군가 아기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어요.
그쪽으로 가까이 가려는데 바다사자들이 너무 많아
어린 바다사자는 좀처럼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었어요.
"엄마, 우리 엄마지?"힘들게 앞으로 나아갔어요.
“저리 비켜. 우리 엄마야!”
몸집이 제법 큰 아기 바다사자가 퉁 치며 지나갔어요.
“아야!”
그만 꽈당 넘어져 바위에 얼굴을 찍고 말았어요.
“엉엉. 엄마”
눈물을 흘리며 엄마를 불렀지만 엄마의 소리는 들리지 않았어요.
엄마 바다사자는 간신히 바닷게를 바위틈에서 끄집어낼 수 있었어요.
바둥거리는 게를 좀 더 깊숙이 물었더니 죽었는지 얌전해졌어요.
‘아 이제 얼른 우리 아기한테 가야겠다.’
숨도 차고 해서 얼른 바다 위로 올라가려 몸을 틀었어요.
힘껏 헤엄쳐오르려다 깜짝 놀라 바위 뒤로 다시 숨었어요.
커다란 고래가 먹이를 찾아 바닷속을 어슬렁어슬렁 거리고 있는 거예요.
고래들은 바다사자를 잡아먹기 때문에 그대로 올라갔다가는 고래밥이 되었을 거예요.
'간발의 차이로 몸을 숨겼다. 정말 큰일 날 뻔했네. 우리 아기를 다시는 못 볼 뻔했어'
이미 바다 밑에서 오래 머문 엄마 바다사자는 간신히 숨을 참으며 바위틈에서 숨어있었어요.
‘아휴 힘들어, 여기서 오래 못 버티겠는데...’
그때 고래가 사냥을 하고 바다 위로 떠오르는 다른 바다사자를 덮쳐서 잡아먹었어요. 그리고는 유유히 다시 사라졌어요.
'휴- 우리 아기를 다시는 못 볼 뻔했네.'
더 이상 바닷속에 있을 수 없어 바다 위로 떠올랐어요.
서둘러 해변으로 올라온 엄마가 아기를 불렀어요.
“아가야!”
멀리서 엄마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어요.
“엄마?”
넘어져 울고 있던 아기 바다사자가에게 엄마 목소리가 들렀어요.
엄마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있는 힘을 다해 걸어갔어요.
저쪽에서 엄마 바다사자가 먹이를 물고 다가오고 있었어요.
“엄마!”
아기 바다사자는 엄마에게 안겨 엉엉 울었어요.
엄마 바다사자는 아기 바다사자를 꼭 안아주었어요.
그러자 아기 바다사자의 아픔과 슬픔의 눈물이
기쁨과 행복의 눈물이 되어 흐르기 시작하였어요.
끝.
"다행이다~ 엄마 바다사자와 아기 바다사자가 만날 수 있었어~"
"이야기니까. 실제 다시 못 만나는 바다사자들도 많을 거야."
"아, 무서워. 동물의 세계는 냉정하고 무서운 거 같아."
"보람이 먹이고 공부시키려고 엄마, 아빠도 냉정하고 무서운 회사에 다닌단다."
"엄마만 그렇겠지~!"
"아빠가 더 힘들어!"
"아, 네~"
'아~ 인간으로 태어나 정말 다행이다.'
'오늘 꿈에는 바다사자가 나오는 게 아닐지..아 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