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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순일 Feb 03. 2024

나의 수영은 편안하고 아름답고 빠른가?

수영을 하면서

수영을 처음 시작하는 누군가가

나에게

수영과 관련하여 기술적인 질문을 해 올 때

난 자신 있게 답변을 해 줄 수 있을까?


적어도

제대로 된 수영강습을 받았고,

이론도 남들 못지않게 익혔으며,

연습 또한 게을리하지 않았다면..

이 질문에서 자유로워야 된다고 본다..


그렇지 않고

당황스럽다면..

난 아직도

수영에 관한 한

배워야 할 것이 많고

찾아야 할 것도 많다고 생각한다..


사전을 찾아보면

수영의 의미는

손과 발을 사용하여 물속을 헤엄치는 일

또는

그러한 기술을 이용한 스포츠라고 명시되어 있다..


고로

수영이란...

물에 떠서

앞으로 갈 수 있으면 되는 거 같다..


그러면

얼마만큼 앞으로 가면 되는가?

얼마만큼 떠있으면 될까?

또 한 가지 첨부하자면

얼마만큼 빨리 가면 될까?


최소한

이런 질문에

정확한 답은 존재하지 않는 거 같다..


가장 정확한 답을 굳이 찾자면...

"적당히"가 아닐까?...ㅎㅎ


TI수영의 창시자인 "테리 래플린"은

수영에 대해

그 목표를 분명하게 제시해 준다


TI수영이

수영의 한 방법을 제시해 줄 뿐

목표가 될 수 없다는 것은 나도 동의하는 생각이다..


그래서

1분 1초를 다투는

경쟁을 위한 수영으로서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장거리는 조금 다르다는 생각...)


하지만..

내가 굳이 TI 수영을 거론하는 이유는...

TI 수영에서는 분명한 목표와 정의를 내려 주기 때문이고..

TI 수영은 어떤 지점을 빠르게 가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수영이 아니기 때문이다..


바로

TI 수영에서는

세 가지 목적에 주안점을 두고

수영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목적은

"편안한가?"이다..


몸의 95%가 잠기는 황당한 환경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느냐다.


신체의 구조는

상부는 폐 때문에 부력으로 인하여 뜨게 되고...

다리 부분은 가라앉게 된다..


그래서

대부분의 수영하는 모습을 옆에서 보면

대각선 형태의 수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초보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호흡의 공포 때문이다..

필요 이상으로 머리를 물 위로 올려야만

호흡을 할 수 있고,

호흡을 하지 못하면

생명과도 직결되는 문제이기에 그러하다..

이 호흡에 포인트를 맞추다 보면

머리를 들어 올리게 되고,

자연스레 수영은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수영은 머리를 포함한 상체를

얼마나

잠기게 만드느냐에 있다..

이 편안함의 비결은

상체의 누름에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호흡은 어떡하고?라는 걱정을 하게 된다..ㅎㅎ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때부터 부력이라는 마법이 발생한다..

4.5kg이나 되는 머리와

가슴을 내려놓아 잠기게 하면,

물이 자연스레 떠받치게 되고

풍선을 물에 담그는 것처럼

튀어 오르게 된다는 사실...

머리를 들어 올리는 것이 아니라

수면 근처로 떠오르게 된다는 것이다..

호흡은 그때 하면 된다..


둘째 목적은

"아름다운가?"이다..

눈치 챘겠지만 이 비결은 다리와 팔에 있다..

가라앉은 다리가 수면 가까이 올라와야 한다는 사실..

그래서 몸 전체가 수평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체를 띄워주어

몸 전체가 수평이 되고,

호흡이 편안하다면

우리 몸은 경직이 풀리며 부드러워진다..


그러면

발차기를 하지 않아도 수평 자세를 만들 수가 있다..

이 자세에서 팔을 이용한 글라이딩과 롤링이 이루어지게 되고

비로소 아름다운 자세가 되는 것이다..


혹시 수영을 하면서

난 상체를 가지고

하체를 질질 끌고 가고 있지는 않는지 검토를 해볼 일이다..


세 번째 목적은

"빠른가?"이다..


물속에 잠긴 우리 몸은

저항 그 자체이다..


몸이 물에 잠기는 그 순간부터

온몸 구석구석은 저항 덩어리다...

머리면 머리

팔이면 팔

다리면 다리...

구조 자체가 앞으로 미끈하게 가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비행기나

물고기를 생각하면 바로 이해가 될 것이다..


<돌고래의 몸통을 이용한 전진>

이런 체형으로

빨리 가려면

폭풍 발차기를 한다?

팔을 힘차게 내젓는다?

물론 답이라고 말해도 된다..


발차기와 팔 돌리기로 전진할 수 있다..

하지만 제대로 된 힘 있는 발차기를 해야 한다..

제대로 된 팔 돌리기가 되어야 한다..

마치 배의 프로펠러나,

노처럼 되어야 한다..


근데 이 발차기와 팔 돌리기를 하게 되면

필수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있다..

바로 난류인 것이다..

이 난류는 항력을 발생시킨다..

항력은?

저항이다..


가끔 발차기를 해도 앞으로 가질 않아요라며

불평하는 초보 영자들을 본다..

그건

발차기로 열심히 벌어놓은 추진력을

온몸에 붙어있는 저항이 방해를 하는 것이다..


발차기와 더불어

빠른 수영을 하기 위하여는

이 저항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물은 공기에 비해 그 밀도가 840배나 높다 하니

저항이 큰 것은 당연하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중심축을 고정시켜 놓고

물을 거슬려 가는 것이 아니라

물을 타고 가는 것이다...

미끄러진다는 표현을 써야 할까?

아님 나사못이 나무를 파고 들어가듯이 해야 한다는 표현이 적당할까?


암튼

발차기 못지않게 저항을 가장 줄여주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편안한 수영은 세월아 네월아 하며

느리게 가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아름다운 수영은 보기만 좋은 것을 말하지 않는다..

편안하고 아름다운 수영을 하게 될 때

바로 빠른 수영이 된다는 사실이다..


난 오늘도 이 질문에 자유로워지기 위해

끊임없이 나 자신에게 물어본다..


편안한가?

아름다운가?

                 빠른가?..................


<TI수영 코치 안나카린의 TI수영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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