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포기해야 하는 걸까?
약 한 달여 전 내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수영을 너무나 좋아해서
배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데
단체강습 및 1:1 개인강습을 다 받아봐도
전혀 실력이 늘지 않을뿐더러
해도 되지 않으니 강사가 포기하려는 듯하여
자존심도 상하고 화도 나고 해서
스스로 그만두었다고 한다..
그래서
나 같은 사람이
수영을 배우는 게 불가능한 일인지..
아님 가능하다면
수영을 꼭 배우고 싶은데
혹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냐는 문의전화였다..
참으로 안타까운 사연이었다..
잘 가르쳐주고 못 가르쳐주는 문제를 떠나
이 즐거운 물생활을 누리지 못하시는 걸 듣고
너무나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다른 건 못하더라도
수영을 통해 물을 제대로 즐기고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시작여부를 떠나
일단 나오시라고 말씀을 드렸고
수영이 가능한지 그렇지 않은지
먼저 확인부터 해보자고 했다..
수영장에서 만나기로 하고
멀리서 다가오는데
얼핏 봐도
내 몸의 약 2배는 족히 되어 보이시는 거구였다..ㅜㅜ
나이는 60세 남자분...
신장은 약 185cm
체중은 대략 90~100kg?
운동에 재능은 없으시고
수영을 하기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비만형에 가까운 구조...
더군다나 수술경력까지 있으시니..
과연
물에 뜰 수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그래!... 함 해보자
내가 배운 TI수영이
누구나 가능하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영법이라면
이 분이라고 안될 게 있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령을 부릴 필요도 없고
어떤 특별한 교본을 마련할 필요도 없는 거 아닌가?
그저 건강한 폐를 가지고 있다면
물에 빠졌을 때
상체는 뜨고 하체는 가라앉는다면
그걸로 수영을 할 수 있는 자격은 충분한 것이다...
만약...
상체가 가라앉는다면?
그건 인간의 몸이 아니므로...ㅋㅋ
포기해야겠지..ㅎㅎ
하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만나본 모든 이들은
상체가 뜬다..
그것도 아주 잘 뜬다...
둥실둥실...
이분도 그러했고...
자연스레 물에서 함께 즐기며
여유로운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하였다..
조급하고 급하였던 마음
찡그렸던 얼굴이 차차 펴지고
마음의 여유를 찾아가는 모습이 읽히기 시작하였다..
그래!... 되는구나...
수영이 가능한 것을 확인한 나는
확신에 찬 어조로 수영이 가능함을 확인시켜 드렸고..
한 달이 넘게 나와 함께 수영을 배우며 즐기고 있다..
수영은
TI수영은
고된 노동이 아니다...
잠시 삶의 여유를 찾는 휴식의 시간이며
힐링의 순간이다...
재충전까지 한 후 바깥공기의 상쾌함을 느끼며
내일을 기약할 수 있다면
그것은
수영을 시작하기 위한 첫 단추를
잘 꽤어찬것으로 생각한다..
빠름의 한계는 있지만
즐김의 제한은 없다..
배우는 과정 그 자체만으로도 즐기고 힐링이 된다면
그것이 진정한 수영의 레슨이 아닐까?
이 잣대로 볼 때
수영은 나이를 고려할 필요도 없으며
건강을 의심할 필요도 없다..
그저 물에 뛰어들 용기만 있다면...
수영을 배울 수 있는
나이의 한계는 없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