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주 차, KOAS 수험자용 프로그램과 온라인 강의
수업 시간 전이나 쉬는 시간, 점심시간에 사람들 떠드는 소리가 들린다. 아무래도 사교성 좋은 분들은 서로 친해져서 대화를 나누곤 하는 모양이다. 나는 저런 쪽으로는 역량이 되지 않더라. 사교성은 늘 키우고 싶지만 잘 되지 않는 부분이다. 에너지를 축적해 놓고 소비하는 게 아니라 꾸준히 흘려보냄으로써 새 에너지를 채워 넣는 성향을 가졌고 활동적인 걸 좋아한다는 점에서 외향성이 강하긴 하지만 사교성이랑은 별개의 것이더라.
이번 주 Illustrator 수업 시간에는 편집물 만들기를 했다. 한 페이지짜리 지면에 이미지와 텍스트를 배치하는 것이나, 잡지에 들어가는 네 페이지짜리 칼럼에 대한 다단 편집 작업 등을 따라 해 보았다. 주로 InDesign으로 하는 작업이지만 분량이 적으면 Illustrator로 하기도 한다나. 그리고 난 역시 포스터나 배너 이미지보다는 이 쪽이 취향이다. “출판 업계가 아니더라도 기회가 된다면 다른 직군도 괜찮을 것 같다”고 주장했지만, 그래도 내 기본적인 흥미 방향은 뚜렷한 편인 것 같다.
Illustrator 시간에 하는 편집물 만들기는 내 방향성이 대체로 “정답은 아니지만 유사한 답안”에 가깝다는 점에서 더 흥미롭더라. Photoshop 시간에 포스터나 배너 이미지를 만들면 그냥 적당히 한 부분은 좋은 평가를 받고 내 의도를 담은 부분은 지적을 받는 경향이 있어서 어려운데 말이다. Photoshop 시간에 피드백을 받고 있으면, 어쩌면 내 미감은 어딘가 뒤틀려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Illustrator 시간에 편집물에 요소를 배치하는 일에 대해서는 꽤나 정답에 가까운 방향으로 생각을 하는 걸 보면 완전히 어긋나 있는 건 또 아닌 것 같은데... 틀린 부분에 대해서도 Photoshop 시간에는 그걸 어떻게 수정할지 막막한 느낌인 반면 Illustrator 시간에는 내가 간과했던 부분에 대해 인지하는 설렘이 있다. 어쩌면 그냥 Photoshop 보다는 Illustrator로 하는 작업이 더 적성에 맞는 것뿐일지도 모르겠다.
그동안의 GTQ 기출문제는 주어진 시간 동안 문제를 풀고 마지막에 한 번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이번 주 수요일에 KOAS 수험자용 프로그램에 대한 안내를 받고 목요일에는 그것을 사용해 보았다. 앞으로는 기출문제를 풀 때마다 이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제출하는 연습을 할 거라고 하더라. 특별히 어렵거나 번거로운 건 없었다. 크게 막 적응해야 하는 이슈가 있는 건 아니라서 “이런 식으로 제출하면 되는구나” 하고 넘어갔다.
금요일에는 온라인 수업을 했다. 이번 주부터는 수료 시까지 쭉 금요일은 이러닝으로 대체한다고 하더라. 매주 세 시간 정도 분량의 영상을 봐야 하는데, 꼭 날짜 맞춰서 봐야 하는 건 아니고 미리 봐도 무방하다고 한다. 대신 그 주에 들어야 할 건 일요일까지는 다 들으라고. 보니까 세 시간 정도 분량으로 끊느라 색채학이론 01-03 / 색채학이론 04 + CG이론 01-02 / CG이론 03-04 + 디자인개론 이런 식으로 각 파트가 애매하게 끊겨서 들어가 있더라. 애매하게 끊기는 게 싫어서 나는 이번 주에 색채학이론 01-04를 들어버리고 그 다음 주에 CG이론 01-04를 들어버리고… 이런 식으로 파트 맞춰서 땡겨 들으려 한다. 이번 주랑 다음 주는 원래 3강의 들을 거 4강의 듣고, 어떤 주는 2 강의만 듣기도 하고, 그렇게 조정해 보니 6차시까지만 조정해서 들으면 그 이후로는 원래 커리큘럼대로 들으면 되겠더라.
사실 이러닝보다 현장감 있는 강의가 훨씬 더 집중이 잘 되는데, 이론 수업 특성상 한 번 들은 걸로 다 기억하기는 어려우니 기억 안 나면 수료 시까지 언제라도 다시 들을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신 것 같다. 금요일에도 등교를 하고 싶다면 자유롭게 와서 이용해도 된다고 하여 나는 늘 가던 시간에 가서 내 자리에서 강의 영상을 시청했다. 집보다 컴퓨터실이 훨씬 쾌적하기도 하고, 늘 하던 시간에 안 하면 하염없이 미룰 것 같기도 하고, 온라인 수업 하는 날이어도 식권 들고 가서 급식을 먹어도 된다고 하니 안 갈 이유가 무엇이랴. 이동 시간이 어쩌고 하는 주장은 기각한다. 집에 있으면 그 이동 시간보다 훨씬 긴 시간을 늘어져 있을 게 분명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