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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목표라고 하면 떠오르는 종목이 몇 가지 있다. 다이어트, 운동, 금주, 금연, 그리고 언어 공부. 그중에서도 당연히 영어! 우리에게 영어는 영원히 해결할 수 없는 숙제처럼 다가온다. ‘외국인 친구를 사귀고 싶어.’, ‘자막 없이 영화를 보고 싶어.’, ‘여행하면서 유창하게 영어를 하고 싶어.’ 그런데 말처럼 쉽지 않다. 이 영원한 공부, 과연 끝낼 수 있을까?
영어 공부를 포기하다
나에게도 영어는 출구 없는 터널이자 감옥이었다. 대학교 졸업을 위한 모의토익 점수가 있었는데, 500점으로 기억한다. 남들에겐 쉬울지 몰라도 내겐 꽤나 버거운 점수였다. 난 공부에는 큰 재능이 없는 사람이었으니까. 그래서 난 영어 공부를 포기했다. 말 그대로 공부는 하지 않았다.
내가 말하는 공부란 무작위로 단어를 외우고 어려운 문법책과 씨름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는 내가 중학생부터 25살까지 10년이 넘게 사용한 방법이기도 하다. 25살의 나에게 영어는 여전히 어려웠고, 원어민과의 대화는 상상도 못 할 수준이었다. 이대로는 10년이 아니라 100년이 흘러도 내 실력은 그대로일 것이란 확신이 들었고, 접근법을 바꾸게 되었다.
가장 중요한 건 동기다
영어 학습에 본격적으로 임하게 된 계기가 있다. 26살, 인생 처음 홀로 떠난 해외여행에서 난 많은 여행자들을 만났다. 호스텔에서 만난 영국 고등학생들, 카페에서 말을 건 호주인, 한 방을 같이 나눠 쓴 오스트리아인 등, 그들 중에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도 많았는데 누구도 나만큼 영어를 못하지 않았다. 난 나름 오래 영어를 배웠는데도 그들만큼 영어를 할 수 없을까? 밀려오는 자괴감과 함께 내가 만약 자유롭게 소통이 된다면 얼마나 행복할지를 상상했고, 그것이 시작이었다.
성취를 위한 가장 중요한 밑바탕은 동기라고 생각한다. 이는 영어를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갖는 것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만약 누군가가 취업이나 진학 또는 승진을 위한 영어 점수가 필요하다면, 그들의 동기는 취업이나 진학 또는 승진이지 영어가 아니다. 영어를 배워야만 하는 자신만의 강력한 동기,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한 가지 동기면 충분할까? 사실 동기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난 내가 좋아하는 책을 원서로 읽고 싶었고, 유튜브에 올라온 요리 레시피를 이해하고 싶었으며, 세계적으로 더 많은 친구를 사귀고 싶었다. 동기들은 중첩되어 시너지를 일으키고, 언어 학습에 큰 도움을 준다. 반면에 공부와 점수에 대한 압박은 흥미를 떨어뜨리고 학습하는 행위 자체를 고통으로 만들 뿐이다.
'No Pain, No Gain'? 'No Pleasure, No Gain'
공부와 재미, 둘은 양립할 수 없는 물과 기름처럼 들리는 개념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공부는 뼈를 깎는 고통과 인내라고 배워왔다. ‘No Pain No Gain’. 고통 없인 얻는 것도 없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말이다. ‘공부 = 고통’이라는 공식 자체가 잘못되었다. 왜 즐기면 안 되는가? 난 오히려 반대로 말하고 싶다. ‘즐길 수 없다면 배울 수 없다.’라고.
본인이 관심이 있는 분야를 찾아 영어로 검색한다. 여행, 베이킹, 꽃꽂이, 펜드로잉, 재즈 피아노, 드라마, 독서, 커피 등 주제는 무궁무진하다. 블로그를 읽어도 좋고, 유튜브를 봐도 좋다.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단어들을 정리해 나만의 단어장을 완성하고, 좋아하는 드라마 대사를 따라 하며 외우는 것부터 공부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이렇게 즐겁게 공부를 시작해도 고통은 늘 따라온다. 중간중간에 내가 잘하고 있는지 의심이 들고, 때로는 회의감에 빠져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그 순간에 마음을 다잡고 다시 정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때를 위해 에너지를 아껴야 하니, 부디 고통으로 시작하지 말자. ‘No Pain, No Gain’ 대신에 ‘No Pleasure, No Gain’이다. 즐거움 없이는 무엇도 성취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