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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임자 May 03. 2024

하나뿐이지만 가장 큰 욕심

혹은 하나뿐인 소원이지만 가장 거창한 소원

2024. 5. 2.

<사진 임자 = 글임자 >


평소 욕심을 부리며 산다고는 별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나마 이 정도 환경에 이 정도 가진 것에 나는 만족스러웠으므로

더 크게 바랄 것은 딱히 없었으므로.


최근 몸이 안 좋아서 그토록 좋아하는 글쓰기도 한동안 멈췄었다.

대단한 글쓰기도 아니고 그냥 쓰고 싶은 대로 가볍게 쓰는 글들이지만 말이다.

하고 싶은 말도 말고 쓰고 싶은 이야기는 더욱더 많았지만 그럴 상황이 못됐다.

병원에서 안내한 대로 최소한의 일상으로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가능하면 무엇이든 하지 말아야 했다.

가족들도 불편하고 힘들었겠지만 정작 답답한 건 나였다.

갑자기 몸이 안 좋아지니 그 흔해 빠진 일상의 한 조각도 전과 같이 할 수 없는 현실에 차라리 절망스러웠고 덜컥 겁도 났다.

하루 종일 계속되는 통증에 나만 겪는 이 고통에 잠시 억울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뭐가 그리 또 억울한 걸까?

허브도 심어야 하고 화분 분갈이도 해줘야 하고 수세미도 심어야 하고 해야 할 일이 태산인데 넋 놓고 있을 수 만은 없는데.

사방에 꽃들은 피어나는데 봄 햇살은 이렇게나 따사로운데 나만 꽁꽁 언 겨울 땅에 맨발로 선 기분이라니...

평소에도 아주 튼튼한 몸은 아니지만, 느닷없이 크게 아플 때가 더러 있긴 했지만 이번엔 정말 예상도 못했던 일이라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나이도 이만큼 먹고 가끔 정말 이해 안 되는 일에도 그러려니, 도무지 상식적으로 안 느껴지는 사람을 만나도 나름의 이유가 있으려니 하고 살았지만 갑작스러운 병에는 여전히 쉽게 익숙해지기 힘들다.

나야 물론 매일매일 끄적이고 싶지만 전부터 생각해 왔던 대로 앞으로는 건강이 따라 줄 때에, 가능하면 그럴 때 자판을 두드리게 될 것 같다.

그동안 아플 때도 많았지만 거의 매일 쓰다시피 했었지만 이젠 그러기 힘들 것도 같다.

건강상의 이유로 직장까지 그만뒀으면서 더 매달릴 일이 무어 있을까...

욕심이 없다 없다 하면서도 나는 평생 바라 마지않았던 커다란 소원 하나가 있다.

그저 이 몸 하나 안 아팠으면...

물론 불가능한 일이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그뿐이다.

과분한 욕심인 줄 알지만 그래도 그뿐이다.

다른 분들도 모두 모두 건강하게 지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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