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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프피아재 Apr 07. 2024

잠깐, 퇴사요? 이건 꼭 체크하세요.

슈퍼P. 그래도 이건 체크했습니다. 

거센 바람 높은 파도가
우리 앞길 막아서도 결코 두렵지 않아
끝없이 펼쳐진 수많은 시련들
밝은 내일 위한 거야
코요테. 우리의 꿈.




진짜
퇴사
하신다고요?

예? 정말요? 진짜요?

제가 머리를 싸매고 일주일 동안 써 내려간  [잠깐, 퇴사요? 다시 생각해 보세요.]를 보셨는데도요? 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만두시겠다고요?


어허…. 이거 큰일이네요. 그럼 몇 가지만 묻겠습니다.


하나. 당장 어떻게 먹고 사실 계획이신가요?

둘. 향후 거취와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은 있으신가요?

셋. 휴직이신가요? 이직이신가요?

넷. 새로운 도전을 하신다면, 어떤 계획이 있으세요?

다섯.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으세요?


여기서 하나라도 제대로 대답할 수 있으세요? 예? 생각 안 해보셨다고요?


허허. 괜찮습니다. 그만두기로 결정하셨다면, 그렇게 하세요. 다 그럴만한 사정이 있으실 겁니다. 그게 뭔지 저는 알 수 없지만, 당신의 선택을 존중하고 응원합니다. 






회사 밖은 
지옥일까?

2021년 비자발적 퇴사자 수는 157만 명이라고 합니다. 전체 퇴사자에 절반 수준이라네요. 그러니 어림잡아 300만 명이 퇴사를 했습니다. 죄송해요. 작년 자료는 못 찾겠습니다.


어림잡아 계산하면, 하루에 만 명은 일을 그만둡니다. 문과라 다시 한번 감으로 계산하면, 지금 이 시간에도 수 만 명이 퇴사를 고민하고 있지 않을까요? 출근하신 아내님에게 카톡을 보내봤습니다. 그만두고 싶대요. 표본으로 부족하지만, 많은 이들이 여러분과 같은 고민하고 있을 겁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요. 


'회사 밖은 지옥이다.'

참, 마법 같은 주문입니다. 자기 전, 침대에 누워 단단히 결심해도요. 어디선가 보이는 저 문구 하나에 다시 한번 파이팅을 외쳤습니다. 


주먹을 쥐며 다짐하고 결심해도요. 퇴사 후 삶에 대한 걱정이 다시 우릴 주저하게 만듭니다. 그 주저함에 끌셔 저도 10년을 붙잡혔네요. 그놈에 쉐도우 복싱만 몇 번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결정하셨다니 다행입니다. 잘하셨어요. 회사 밖은 지옥이라고 하지만 글쎄요…. 퇴사 선배로서 감히 말씀드리면, 인생을 담보로 언제나 주저하며, 갈팡질팡 고민만 하던 그때에 비하면 천국입니다. 회사 밖은 그냥 또 다른 세상입니다. 여길 천국으로 볼지, 지옥으로 볼지. 그건 개인의 몫이에요. 


 




그래도
이것만은
체크하자

"그만두면 뭐 하실 거예요?"

퇴사하며 가장 많이 들은 말은 '부럽다'입니다. 그리고 세트처럼 저 질문이 나왔어요. '작가가 될 거야'라고 말하기엔 부끄러워 적당히 둘러댔습니다. 딱히 구체적이고 명확한 계획도 없었고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퇴사를 결심한 사람들을 보면요. 주변에서 아무리 붙잡고 말려도 자기 갈길 갑니다. 그리고 그들이 항상 계획이 있던 건 아니에요. 네? 아니라고요? 글쎄요. 저는 그랬습니다. 성격이나 기질적 차이도 있겠죠. 그런 의미로 저는 지독하게 자유롭게 사는 P입니다. 구체적인 계획 없었어요.


하지만 그런 인프피(INFP)도요. 자기 인생 그리고 가정을 책임져야 했습니다. 인생을 담보로 도박을 할 순 없었어요. 그래서 몇 가지는 치열하게 점검하고 체크했습니다. 그리고 그 리스트는 퇴사 이후의 삶이 지치지 않도록 계속 힘이 되어주고 있어요. 



1. 퇴사 목적을 분명히 하자.

우주의 기운이 퇴사를 향하고 있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회사의 상황 그리고 개인적인 사정이 예민하다 보니, 죄송합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어쩌면, 마지막 기회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목적이 분명했습니다. 이직이 아닌 새로운 꿈을 향한 도전이요. 


하루하루 일상을 최선을 다해 살고 있어요. 이렇게 백수지만, 저도 어느 회사원처럼 토요일, 일요일을 기다립니다. 직장 상사의 잔소리도 압박도 없지만, 치열하게 하루를 살아갑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퇴사 목적을 분명하게 정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회사 밖이 지옥은 아니지만, 결코 안전지대도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일을 그만두니,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없지만, 미래에 대한 걱정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있습니다. 때문에 걱정과 고민으로 잠시 길을 잃거나 주저앉기도 했어요. 


그래도 금방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목적지가 분명했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퇴사를 결정하셨다면, 그 목적을 명확하게 해 두세요. 그 목적은 퇴사 후 여러분의 가장 소중한 친구가 될 것입니다. 



2. 반드시 생계는 고려하자.

평생에 집돌이라 생각했지만, 몸이 근질근질합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이틀은 카페에서 글을 써요. 도착했습니다. 아이스아메리카노 5,000원. 직장을 다닐 땐 아무 생각 없이 계산했었는데 지금은 손이 덜덜 떨립니다. "그냥 집에 갈까?" 생각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네요.


목적? 허허. 감성으로만 살 수 없었습니다. 퇴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현실적인 부분도 반드시 고려해야 했어요. 현실? 맞습니다. 먹고사는 문제예요. 매월 따박따박 통장으로 들어오는 월급. 당장 다음 달부터 없다고 생각하니 아찔했습니다. 그래서 대비책을 마련했어요. 바로 퇴직금과 실업(구직) 급여입니다. 


1) 퇴직금

남는 게 없다고 생각했지만, 10년 동안 찔끔찔끔 쌓인 퇴직금은 어느 정도 위로가 되었습니다. 중도정산받은 금액을 제외하고 어떻게든 9개월 정도 살아갈 수 있었어요. 퇴직을 결정하셨다면, 쌓인 퇴직금을 확인하시고 그에 맞춰 휴식 혹은 준비 기간을 계획하세요. 


2) 실업(구직) 급여

자진퇴사. 몇 가지 기준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인정받아 실업(구직) 급여를 받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실업급여에 대한 생각은 아예 없었어요. 

근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퇴사는 결정했지만, 3개월 정도 아르바이트라도 해야 했습니다. 처음엔 심란했지만, 어디서든 일하면 월급은 나오니 긍정적으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오빠. 계약직으로 일하면 실업(구직) 급여받을 수 있을걸?"


맞습니다. 자진퇴사를 했다면, 현실적으로 실업(구직) 급여를 받을 수 없어요. 하지만, 이후 계약직으로 근무해서 일정 요건을 충족한다면, 실업(구직) 급여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결국 일이 잘 풀려서 그냥 퇴직금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혹시라도 자진퇴사 하시는 분들이라면 실업급여 요건을 확인하시면 좋겠네요. 


직장생활 중 기본적인 삶(의, 식, 주)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 상대적으로 변화합니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퇴사 전후 삶을 비교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이 포인트에서 많은 사람들이 퇴사를 후회한다고 생각해요. 때문에, 현실적으로 월 생활비는 얼마까지 줄일 수 있고, 그 기간은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는지, 그 기간이 끝났을 때 어떻게 생계를 이어갈 것인지는 꼭 계획하세요. 



3. 구체적이지 않더라도 목표는 세워보자.

헬스장입니다. 오늘은 '레그 데이'네요. 솔직히 두렵습니다. 무섭고요. 첫 루틴은 스쿼트. 10개를 해야 합니다.

오. 이런 9개 했네요. 아쉽습니다. 아니죠. 그래도 9개나 했습니다. 이유는 10개를 목표로 죽기 살기로 했으니깐요. 


흔히, 무엇을 하던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인생은 사업이나 운영 프로그램이 아니에요. 오히려 그 목표를 세우다 주저해 포기하기도 합니다. 저도 그랬어요. 지금도 구체적인 계획은 없습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퇴사 전, 나름의 목표는 정했어요. 순수하게 글을 써서 50만 원을 번다면, 성공이라 생각했습니다. 아. 그래서 지금까지 얼마 벌었냐고요? 한…. 10만 원 정도 되네요. 도전에 남은 기간은 4개월. 아마도 실패할 같습니다. 그래도 괜찮아요. 더욱 견고해졌습니다. 작가라는 꿈이요. 


더욱 구체적이면 좋겠습니다만, 그 계획이 없다고 주저하고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그만두면 무엇을 할 거냐는 질문에 어렴풋이라도 대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음 '레그 데이'에는 10개를 할 수 있겠죠?



4.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자.

인스타그램을 켰습니다. 성공 그리고 긍정. 수많은 사진과 글귀가 나오네요. 아. 쑥스럽지만, 저 역시 하나 운영하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써오던 일기장을 요약했는데, 최근엔 누군가의 고민에 짧은 댓글을 달아주는 콘텐츠를 올리고 있습니다. 스스로에게도 응원과 힘이 됩니다. 


백신. 잘 아시겠지만, 바이러스 항원 일부를 몸속에 넣어 면역되도록 하는데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우리 마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무분별한 긍정이나 성공에 사로잡혀 냉정한 현실을 마주하면, 좌절과 상처가 더욱 클 수 있다고 봅니다. 


저는 걱정과 고민이 많은 편입니다. 그래서 조금은 악취미지만, 항상 최악의 상황을 시뮬레이션합니다. 퇴사하고 최악의 상황. 


① 냉혹한 현실에 걱정과 고민만 한다. 

② 그러다가 나태해진다. 

③ 계속 퇴사한 것을 후회한다. 

④ 적당히 노력하다가 꿈을 포기한다. 

⑤ 단절된 경력으로 취업을 시도하지만 실패한다. 


아찔하네요. 하지만, 이런 상황이 오지 않도록 노력할 수 있는 커다란 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최악의 상황에 빠져 사는 것과 이를 대비하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여러분도 이미 아시겠지만, 모든 게 계획대로 되지 않습니다. 거센 파도가 밀려오더라도 방파제가 있으면 괜찮습니다. 마음도 마찬가지라고 봐요.  



5. 마인드 셋을 하자.

직장생활 10년. 곁을 지나간 사람이 많습니다. 회사를 떠난 동료들 그리고 일터를 떠난 친구들. 누구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누구는 더 좋은 곳으로 그리고 누구는 지치고 상처받았습니다. 

제가 일에 지치고 사람에 상처받아 퇴사한 것은 아닙니다만, 그런 상황이시라면 말씀드리고 싶네요. 퇴사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 되기 위해서 어느 정도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때문에, 지치고 상처받아 퇴사한다면, 

조금이라도 빨리 회복해야 합니다. 지나간 직원들 그리고 친구들에게 건넨 위로를 정리해 봤어요.


① 퇴사는 실패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② 인생은 주도적으로 살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퇴사를 결심한 것은 대단하다. 

③ 누구나 지치고 반드시 버텨야 할 이유는 없다. 쉬는 건 지혜로운 것이다.

④ 인생에 정답은 없다. 선택에 문제이며 그게 정답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뿐이다. 

⑤ 노력도 희생도 내가 건강해야 할 수 있다. 언제나 내가 1순위다. 


힘들고 지쳐서 퇴사하신다고요? 그게 나쁘거나 틀린 건가요? 내 결정에 대해 누군가의 이해나 공감은 필요조건이 아닙니다. 괜찮아요. 지쳤으니 쉬시면 되고, 상처받았으니 치료하면 됩니다. 퇴사를 결정하셨다면 조금이라도 회복하세요. 






퇴사가
정답일까?

저도 모르겠습니다. 애초에 인생에 정답은 없다고 생각해요. 그저 선택의 연속이며 그게 정답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인생에 전부인 것 같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상황은 모두가 다릅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무슨 이유로 일을 그만두던 그만한 사정이 있을 겁니다. 당신의 선택을 이해하고 존중해요. 


퇴사를 결정하고 스스로 점검한 다섯 가지. 시간은 선택이 정답이 있도록 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그 결정. 퇴사가 실패가 아닌 새로운 시작이 되길 응원합니다. 



결국, 퇴사가 중요한 게 아니었습니다. 
실패가 아닌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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