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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승복 Aug 14. 2023

[이색 4] 세상에 이런 골프매니아도 있다니

봅 페이건의 극한 골프 스토리에 경탄하다

골프에 빠진 슈퍼 매니아들이 적지 않지만, 봅 페이건(1937~2023, 미국)만큼 이색 스토리를 가진 골퍼 매니아는 없으리라!


봅의 광적 골프 스토리는 뭇 골퍼에게 진정한 골프 사랑이 무엇인지, 그 한계는 어느 정도인지 일깨워 주기에 충분하다.  


이에 대한 웹사이트의 소개글(Joel Zuckerman, http://www.badgolfer.com/departments/features/bob-fagan-golf.htm, Bad Golf)을 바탕으로 그의 경이롭고도 다채로운 스토리를 살펴본다.




봅 페이건은 핸디캡 2.5의 골프애호가로서 괴짜 골퍼 협회(Golf Nut Society)에서 독보적인 매니아로 정평이 나 있으며, 그의 괴짜 포인트는 122,289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봅은 1962년부터 골프에 빠진 이래 믿을 수 없는 라운드들을 두루 섭렵했는데, 특히 인상적인 주요 라운드를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봅은 미국의 유명 골프코스를 돌며 수많은 명사들과 라운드를 했다.

그는 미국 1,600대 유명 골프코스 중 여러 코스를 돌면서 다양한 명사들과 라운드를 했다. 여기에는 샘 스니드, 진 사라센, 아놀드 파마,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 마이클 조던도 포함된다.


또한, 그는 골프 위크지(Golf Week)가 무기명 방식으로 선정한 미국 베스트 골프코스 1300개 중 710개 코스에서 라운드를 했고, 현대적이면서도 전통을 자랑하는 미국 100대 골프코스를 포함한 200대 골프코스 중 190개 코스에서 라운드를 하기도 했다.


봅은 초인적 라운드를 체험하면서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곤 했다. 

그는 48세 되던 해의 7월 팜 스프링에서 섭씨 45.5도의 혹서를 견디며 하루에 6라운드를 돌파했으며, 그중 3라운드는 직접 골프백을 메고 걸었다.


또한, 초속 40미터의 강풍이 불어 숨 쉬기도 힘겨운 상황에서 골프백을 메고 9홀 돌았다. 나아가, 섭씨 영하 15도의 강풍 속에서 18홀 이븐파를 칠 경우 800달러를 는 게임에서 이기기도 했다.


봅은 체력의 한계를 시험하면서 원거리의 격지 라운드에 도전하였다.

그는 2002년 10개월 동안 29회나 비행기를 타고 다니며 라운드를 하기도 했다. 또한, 애리조나주 윌리엄에서 필라델피아주에 있는 파인밸리GC까지 논스톱으로 3,700km를 운전하여 위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해냈다.


봅은 골프책과 스코어카드 수집광이기도 하다. 

그는 2,820여 의 골프책을 소장한 도서관이 있으며, 위 책들을 대부분 몇 차례 읽었다. 또한, 4,500여 의 스코어카드를 모아서 알파벳 순으로 정리하기도 했다.


[Oak Quarry GC, LA, 미국, 2016.2.(필자 촬영)]


봅이 슈퍼 골프 매니아로서 달려온 여정은 주말골퍼들의 상상을 초월한 것이어서 경이로움에 탄성을 금할 수 없다.


어느 골퍼가 봅처럼 다수의 유명 골프코스에서 당대의 명사들과 라운드를 하거나, 초인적 라운드를 체험할 수 있겠는가? 또한, 어느 골퍼가 원거리의 격지 라운드를 돌파하거나 다량의 골프책과 스코어카드를 모을 수 있겠는가?


중국 명나라 때의 장편소설인 영열전(英烈傳)에 “상황이나 결과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다(目眩神迷 / 목현신미).”는 구절이 있는데, 봅의 여러 골프 스토리는 뭇 골퍼들을 경탄하게 할 만하다.


봅의 골프 스토리가 경이로운 것은 부인하기 어렵지만, 주말골퍼는 초인적 극한 라운드에 도전하기보다 평범한 안전 라운드를 오래 즐기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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