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활동도 귀찮아 하는 소비자들
콘텐츠 과잉의 시대입니다. 매 순간 유튜브, 틱톡, 넷플릭스,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등에서 수억 건의 새로운 콘텐츠가 쏟아집니다. 공급은 끝없이 늘어나지만, 인간의 시간과 주의력은 제한적 자원에 불과합니다. 과거에는 ‘보고 싶어도 찾기 어려운 콘텐츠’가 많았다면, 이제는 ‘끝없이 제공되는 콘텐츠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현대 소비자들은 최대한 적은 시간과 에너지로, 최대한 큰 만족을 얻으려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몇 년 사이, 매체에서 자주 언급되는 단어가 바로 ‘이지리스닝’입니다. 단순히 ‘쉽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라는 뜻을 넘어, 복잡한 가사나 격정적인 전개 대신 편안한 멜로디·반복적 구조·즉시 이해 가능한 음악을 지칭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용어가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활발히 쓰이다가 한동안 잊혀졌다가,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아래 구글 Ngram(시대별 문헌 빈도 지표)을 보면, easy listening이라는 단어는 1980년대에 정점을 찍고, 이후 하락했다가 2020년대에 다시 증가세를 보입니다. 단어의 부활 자체가, 단순한 유행의 반복이 아니라 시대가 다시 ‘이지’를 필요로 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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