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결혼하고 시부모님과 함께 살다가 생후 100일이 지난 우리 집 큰애를 데리고 중국으로 갔습니다.
중국에서 대학캠버스사역을 하면서 종종 대학생들을 초대해 함께 식사하고 연애상담, 결혼상담을 하는 중에 남편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우리의 신혼 초 이야기를 하며 아침에 일어나서 욕실에 갔는데 치약이 옆구리가 꽉 짜여 있었다고 말하며 생전 처음 보는 광경이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그때까지 '누가 그랬지?' 했습니다.
남편은 계속 이야기했습니다.
“범인은 딱 한 사람이지요.”라고 말합니다.
‘엇! 나야?'
저는 제가 치약을 옆구리를 쥐고 짜는지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결혼한 지 10여 년이 되었는데 치약 짜는 문제로 한 번도 남편과 갈등을 일으킨 적이 없습니다.
그때 남편은 옆구리가 눌러진 치약을 보며 그다음부터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어떡하지? 말을 해서 아내의 습관을 고쳐야 하나?' 곰곰이 생각해 보다가 남편은 내 모습 그대로 받기로 했답니다. 아내의 치약 짜는 게 맘에 안 든다고 고쳐보겠다고 했다면 분명 갈등의 요지가 되었을 거라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런 사소한 일로 많은 가정이 파국에 이르게 됩니다.
처음에는 사랑스럽게 말을 합니다.
honey! 치약은 밑에서부터 짜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런데, 평생 동안 몸에 밴 습관이 한 번 이야기로 바뀌지 않습니다.
그래서, 또 이야기합니다.
honey! 치약은 밑에서부터 좀 짜 주세요.
치약은 밑에서부터 좀 짜라니까?
아니, 치약을 밑에서부터 짜라고 내가 몇 번 말했어!
그런데, 그다음으로 넘어가면 안 됩니다.
즉,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상대방의 인격을 공격하면 절대로 안됩니다.
당신, 내 말을 무시하는 거야? 도대체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겠어?
당신은 치약도 하나 제대로 못 짜는 사람이야?
당신은 모든 일이 항상 이 모양이야!
당신은 구제불능이야!
치약 짜는 문제로 갈등이 시작되고 싸움이 되고 이혼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입니까?
치약 짜는 것보다 나의 아내나 내 남편이 더 중요하지 않습니까?
사소한 것, 하찮은 것 고쳐보겠다고 너무도 큰 대가를 지불합니다.
남편은 예수님의 십자가를 깨닫고, 이를 통해서 하나님의 사랑을 알고 그래서 진짜 사랑이 무엇인지를 조금은 알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남편의 글을 인용하겠습니다.
만일 제가 하나님의 사랑을 알지 못했다면, 저는 더 심하면 심했지, 덜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즉, 치약 하나 제대로 못 짠다고 사람을 못 살게 굴었을 것입니다. 제 아내뿐만 아니라, 저 자신도 불행에 늪에 빠졌을 것입니다. 지독하게 싸우다가 이혼하거나 … 더 심한 일도 생겼을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은 나를 어떻게 대하셨습니까?
제게는 제 아내가 치약을 제대로 짜지 않는 것에 대해서 마음이 많이 불편했지만, 하나님께서 저를 보실 때에는, 그런 것은 정말 작은 일입니다. 얼마나 큰 죄인인지 모릅니다. 매일매일 말과 행동뿐만 아니라, 생각은 또 얼마나 많은 나쁜 생각들로 가득 차 있고, 마음은 또한 얼마나 악한지 알 수 없습니다. 만일 하나님께서 제 속에서 죄를 보실 때마다 무서운 얼굴로 죄를 지적하신다면 저는 아마 당장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죽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한 번도 저의 죄를 들추어내시거나 지적하시거나 야단치신 적이 없으십니다. 이미 예수님의 십자가에서 다 용서해 주셨습니다.
심지어 예수님은 나의 일생의 셀 수도 없는 그 많은 죄를 마치 예수님께서 다 지으신 것처럼, 그 모든 형벌과 심판을 다 받으시고, 결국 십자가에서 내 대신 죽임을 당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저를 이렇게 대하셨습니다.
그런데 만일 제가 제 아내의 치약 짜는 문제 때문에 아내를 고치려고 달려든다면, 하나님께서 저를 보시기에 얼마나 기가 막히고 한심한 일이시겠습니까? (마태18:21-35)
그런 일은 절대로 없지만, 만일 제가 하나님이었다면, 이런 놈을 절대로 그냥 내버려 두지 않을 것입니다. 당장 어떻게 처리해 버렸을 것입니다. 제가 하나님이 아닌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요?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건졌습니다. 하하하 …
그래서, 저도 제 아내를 있는 모습 그대로 받기로 했답니다.
만일 제가 예수님의 십자가의 복음을 몰랐더라면, 저도 제 아내를 고치려고 달려들었을 것입니다."
지극히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으로 살아온 나에게 성숙한 남편을 만나서 아직도 우리의 결혼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사랑을 몰랐다면 얼마나 더 많이 남편을 힘들게 했을까...
“여보, 고마워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