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흩어지고, 빗물에 씻기어

by 흐르는 물

<참회>


가만히 눈을 감고

내가 걸어온 길을 돌아봅니다.


과거의 삶과, 지금의 삶 속에서,

알게 모르게 저질렀던 모든 허물 앞에,

깊이 머리 숙여 사죄합니다.


내가 흘려보낸 어두운 생각의 조각들이,

공간을 흐리게 하고,

그 진동이 사람들의 마음에,

상처로 번져갔음을 인정합니다.


미안합니다.

잘못했습니다.


세상 어딘가에서,

아직도 아파하는 영혼들,

누군가의 손끝, 말끝, 눈빛에 찔려

울고 있는 마음들을 바라봅니다.


그들의 가해자들을 대신해서도,

조용히 사죄합니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한 생 동안,

몸을 소홀히 하고,

마음을 아프게 살아온 죄를 참회합니다.


사랑하지 못한 나에게,

용서하지 못한 나에게,

깊이 용서를 빕니다.


모두에게,

그리고 나에게

미안합니다.

잘못했습니다.


이제 나는,

머물렀던 자리마다 남긴 그늘을 걷어내고,

흐려진 공간을,

맑게 정화합니다.


빛이 스며들어,

어둠을 녹이듯,

내 안의 참회가,

세상을 씻어내듯,

고요히 정화합니다.


미안합니다.

잘못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다시는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내가 서 있는 이 순간이,

새로운 시작이 되기를,

한 줄기 맑은 숨결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서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