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를 담다
네가 가을을 시작하였을때
나는 다시 먼곳으로 떠나왔다.
이방의 나라를 다녀온것 마냥
돌아온 나는
어리둥절한 계절의 변화에
다시 낡은 옷을 꺼내고
헤집은 구두를 마지못해
발에 꿰어본다.
내가 딛고 있는 곳이 어디인지
알지못할 혼란으로
조금은 물러나 뒷걸음질 쳐
나아가는 시간을 오히려
되감아버렸다.
너의 계절은 붉고 노란 산이파리속에
푸른 빛을 끼고
반짝반짝빛나고 있구나.
어딘가 축제의 한 장면처럼
분명 아름다운 너를 보며
늘어진 티셔츠
땀에 절은 이부자리
색바란 세상이 철없이 부정되어
몸이 아픈것인지
도망가고싶은것인지
그저 끙끙 앓아누워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