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의 중심은 에너지 그룹(센터)이라고도 하며, 가장 영향을 많이 주고 있는 에너지가 장/가슴/머리에너지 중 무엇인지에 따라 아홉 유형을 장형, 가슴형, 머리형세 그룹으로 분류한다.
누가 어떤 힘의 중심에 속해있는지는 그가 하는 말의 내용과 선호보다는 그를 만날 때 우리가 자연스럽게 취하는 포지션을 통해 깨닫기 쉽다. 이와 마찬가지로 나의 에너지는 나에 대한 타인의 언어적 진술보다는 나를 대하는 그의 행동을 통해 알아차릴 수 있다.
비유하자면 우리가 아기 고양이를 만나면 자연스럽게 귀여워하는 행동을 하게 되고, 사나운 들개를 만나면 공포에 몸이 굳는다. 아기 고양이가 사나운 개처럼 행동한다면 우리는 그 고양이를 사나운 고양이라고 느낄 뿐, 사나운 들개를 만난 듯 몸이 굳지는 않는 것과 같다.
이렇게 서로에게서 본능적으로 감지되는 느낌은 세 가지 에너지에서 비롯할 때가 많으므로 자신의 유형을 찾기에 앞서 내가 어떤 에너지 그룹에 속해 있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힘의 중심 장형 가슴형 머리형
장형(8,9,1)
본능 중심,
힘이 단전에 모여 있는,
무게감 있는, 단단한, 질기고 억센,
타인에 의해 쉽사리 움직여지지 않는,
타인의 페이스에 쉬이 휩쓸리지 않는,
분위기를 장악할 땐 기교적 쇼맨쉽이 아닌 타고난 기세로서,
사고와 감정의 단순화*로 행동에 집중,
본능적이고 직관적인 파악력이 생존과 승부의 이슈로 향해있음.
그래서 우리가 장형을 마주할 때는 그가 의도적으로 공포를 조장하지 않아도 그의 타고난 무게감과 의지력이 느껴져서 자연스럽게 긴장을 하게 된다.
가슴형(2,3,4)
감정 중심,
힘이 심장에 모여 있는,
상대에게 녹아드는, 뜨거운, 끈적한,
표정과 태도 등 비언어적인 것에서 느껴지는 알 수 없는 온기,
생존과 승부의 관점에서가 아닌 가슴이 향하는 대상을 향한 정열,
관계에서의 자신을 끊임없이 의식하고, 관계의 흐름에 대한 천부적인 민감함에서 우러나오는 역할 연기*.
가슴형을 마주할 때 우리는 그들의 관계욕에 대하여자연스레 반응하고 있는 자신을 본다.
그들의다가섬과매혹, 직접적인 호감 표현에대해 우리는 필연적으로 수용 또는 거절을 하게 되고, 그들의 물러남과 의중을 정확히 알 수 없는 비언어적 요구(관심과 사랑을 요구하는 듯한)에는 혼란스러움과 의문감을 갖게 된다. 그들에 의해 우리에게 감정적 반응이 계속해서 생겨나기 때문에 그들이 우리를 감정적으로 휘두르고 싶어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머리형(5,6,7)
사고 중심,
힘이 머리에 모여있는,
서늘함, 거리감, 가벼운*, 녹아들지 않는,
자신을 전부 쏟지 않는 듯한 한 발 물러서 있는 느낌,
"어떻게", "왜"에 대한 분석과 지식*에 대하여 가장 우선적으로 초점이 가므로 생각, 설명, 아이디어가 많음.
맞서는 기운도녹아드는 느낌도 아닌, 분리되어있는 개별 요소의 느낌.
우리가 머리형을 마주할 땐 그들의 예리한 언어로부터 지적 자극을 받을 수 있고, 밀착되지 않는 듯한 거리감과 인공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행동보다는 말과 생각이 앞서는 모습에서 그들의 섬세함과 여림을 느끼게 된다.
용어설명
에니어그램의 용어와 표현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통상적인 의미가 아닐 때가 많다. 가령, 아홉 유형의 '고착'은 우리가 매일 같이 그 주제에 대해 생각하고 살아간다는 의미가 아니라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쥐고 놓지 못하는 어떤 반복적인 태도나 관점, 욕구를 의미한다. 다음의 단어들도 에니어그램의 세계관 하에서 유형 설명을 돕기 위한 표현이다.
사고와 감정의 단순화
장형이 지적이지 못하고 감정(관계욕)을 느끼지 못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들도 관계에 대한 관심이 있고 사고 활동도 활발히 한다. 다만 초점의 우선순위가 나의 영역, 나의 자치권, 생존과 승부이므로 이를 성취하기 위해 사고와 감정 그 자체에 매몰되지 않고 행동을 뒷받침하기 위한 보조적인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향을 의미한다.
역할 연기
목적을 갖고 가면을 쓴다거나 태도를 꾸미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런 가식적인 행동은 모든 유형이 할 수 있다. 가슴형의 역할 연기란 관계 속에서의 자신을 자기이미지로 삼는 것을 의미한다. 가슴형의 자기 이미지는 타인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자신과 타인의 기대와 필요에 부응하는 과정이자 결괏값이다. 가령 대중이 섹시한/터프한 스타를 원하면 그것이 자신의 정체감이 되어 어느 곳에서도 섹시한/터프한 스타로서 존재하려는 욕구이다.
가벼운
태도나 행동이 경박하고 사고의 수준이 높지 못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머리에너지의 가벼움을 의미한다. 장에너지가 묵직하여 땅과 가장 가까운 에너지라면 머리에너지는 가벼워서 땅에서 조금 멀어져 있다. 무게 중심이 아래로 가 있을수록 몸의 중심을 잘 잡아 단단한 느낌을 주고, 위로 가 있을수록 불안정한 느낌을 준다. 머리형은 가벼운 머리에너지에 영향을 많이 받아 두려움이 많고, 상황을 지성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주장하기보다는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이 있다.
지식
특정한 지적 과제에서의 정답과 진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지식욕은 다른 유형에게도 있다. 위 맥락에서의 지식이란 머리형들이 일상생활 순간순간에 찾고 있는 해답을 의미한다. '모르는 상태',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를 두려워하는 머리형은, 당면한 상황과 관계를 있는 그대로 충분히 느끼기보다는 이론화, 합리화하여 언어로 설명할 수 있는 영역으로 만들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힘의 중심을 알아야 하는 이유 유형을 임의적으로 해석하지 않기 위해
힘의 중심을 이해함으로써 자신에게 어떤 에너지가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에너지가 상대적으로 부족한지 분별할 수 있게 되며, 그로 인해 야기되는 문제를 알아차릴 수 있다.
그리고 각 유형의 고착과 특유의 분위기란 임의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속한 그룹의 에너지가 조금씩 변형되어 발현된 결과이므로, 세 가지 에너지를 이해함으로써 유형 판단의 기준점을 이해할 수 있다.
힘의 중심을 배제하면 유형의 근원이 아닌 표면만을 보게 되어 유형에 대해 임의적으로 해석하게 되고, 결국 각 유형의 가장 핵심적인 이슈를 간과할 수 있다.
또한, 힘의 중심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누군가의 행동 양식 등 표면적인 부분이 또 다른 어떤 이의 그것과 같다는 이유로 주된 에너지가 다른 둘을 같은 유형으로 묶을 수 있고, 반대로 행동의 디테일한 부분이 다르다는 이유로 둘이 같은 유형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할 수도 있다.
에니어그램은 궁극적으로는 타인이 아닌 나 자신을 성찰하기 위한 도구이지만나 자신과 고착은 거의 하나가 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스스로 그것을 인식하는 것이 쉽지 않다.
'내가 생각하는 나'가 아닌 '전체 속 실제의 나'를 깨닫기 위해서는 우리를 거울처럼 비추어줄 수 있는 타인의 존재가 필요하며 이 때문에 타인에 대해서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