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책 읽기 ⑮ - 플라톤, 국가론
제5권 공산사회와 남녀평등
여자들이 남자들의 일을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여자들도 전투를 수행할 수 있을까? ... 우리는 국가의 기틀을 세우면서 각자의 성격과 직분에 맞는 일을 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운 적이 있네. 그러므로 답은 자명하네. 남자와 여자의 성질이 다른 이상 그 하는 일도 달라야 한다는 것이지. 이게 자연스런 결론이네.
그리고 여자들에게 부과할 의무도 동등하게 주어져야 하네. 단지 국가를 방위함에 있어서나 전쟁을 함에 있어 그 노동의 강도는 비교적 가벼워야 하네.
*왜 아내와 자식을 공유해야 하는가?
'처자를 공유해야 한다는 것, 따라서 부모는 자식을 알 수 없고 자식 또한 부모를 알 수 없다는 것'이지.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국민들이 희로애락을 같이 한다면, 그것은 단결되어 있다는 증거 아니겠나? 반면에 같은 일을 두고도 슬퍼하는 사람과 기뻐하는 사람이 양분되어 있다면 이는 그 국가가 분열되어 있다는 증거겠지? ... 이는 '내 것'과 '네 것', '그의 것'과 '그의 것이 아닌 것'으로 갈라져 있기 때문인 것 같네.
재물은 물론 가족까지도 공동으로 소유해야 하네. 그것이 '내 것'과 '네 것'을 없애고 분열을 막는 길이며, 행복과 불행을 공유하는 길이지. 그렇게 되면 사유재산이 없으므로 쓸데없는 사건이나 소송에 휘말릴 일도 없을 걸세.
이상국가란 말이세, 철학자들이 국가를 통치하지 않는 한, 혹은 통치자들이 철학을 공부해 국가를 다스리지 않는 한 실현되기 어려운 것일세.
철학자란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이네. ... 어떤 학문이든 가리지 않고 맛보고 싶어하는 자, 이런 자가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이고 진정한 철학자네.
우리가 안다는 것은 존재하는 무엇이 있기 때문이네. 즉 존재하는 것은 인식할 수 있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은 인식할 수 없네. ... 지식은 있는 것(존재)과 관계돼 있고 무지는 없는 것(비존재)과 관계돼 있네.
지식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존재 자체를 중시하며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 불러야겠지. 철학자란 그런 사람들을 말하는 걸세.
제6권 철학자와 통치자
철학자의 자질을 갖춘 사람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생성과 소멸을 뛰어넘어 존재의 본질에 대해 탐구하길 좋아하는 사람이어야 하네. 또 허위보다는 진리를 사랑할 수 있어야 하지. ... 한데 인간은 자신의 정력을 한 곳에 쏟아부으면 다른 욕망을 시들해지게 마련이네. 그래서 학문이나 그와 유사한 정신적 쾌락에 젖어 있는 사람은 육체적 쾌락에 흥미를 못 느끼게 되지.
이런 현실에서 대다수 일반인이게 철학이 좋은 평가를 받기란 참으로 어렵네. 그러나 철학에 대한 최대의 악평은 철학을 반대하는 사람들에 의해 행해지는 것이 아니고 이른바 철학자라는 사람들에 의해 행해지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네. 그들은 대부분 협잡재에다 고약한 자들이므로 철학자들이 더욱 비난을 받네.
최선의 자질을 타고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양육조건에 더 민감한 걸세. 철학자들도 이와 같아서, 최선의 자질을 타고난 자들이 교육을 잘못 받으면 더욱 고약해지지. 무릇 큰 범죄는 이런 사람들이 저지르는 법일세. 선이든 악이든 나약한 성격의 소유자들에게는 요원한 일이지.
가령 의회나 법정, 극장, 병영 같은 곳에서 벌어지는 대중들의 치기어린 언행들, 큰소리로 찬양하고 비난하는 상황에 맞닥뜨리면 어떤 젊은이건 그 물결을 거스르기 어렵지. 개인적으로 받은 훈련이나 소양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선악에 관한 대중들의 생각에 물들어 그들처럼 사고하고 행동할 수밖에 없게 되네. ... 더욱 가관인 것은 대중들을 등에 업은 소피스트들, 혹은 교육가들이 상대를 말로 설득할 수 없을 때 가하는 폭력일세.
돈을 받고 지식을 가르친다는 소피스트들 말이네. 그들이 가르치는 것은 대중들의 의견 이외에 아무것도 없네. 즉 대중들의 통념이 그들이 말하는 바 지혜라는 것이지. 이는 동물을 기르는 상황과 비슷해서, 어떻게 하면 그 동물이 난폭해지고 어떻게 하면 유순해지는지를 알고 대처하는 것과 같지.
이러한 일은 예술작품을 논하거나 정치적인 일을 논함에 있어서도 똑같이 벌어지고 있네. 대중들의 기질과 선호도를 아는 것이 지혜여서 항상 다수자의 권위에 지배되지. 그러나 다수자인 대중들이 과연, 앞서 우리가 얘기했던 아름다움 자체나 그 밖의 존재하는 것 자체를 이해하리라고 생각하나?
철학자의 자질을 타고난 자라면 어려서부터 남다른 두각을 나타낼 걸세. 체력까지 우수하면 더욱 그럴 거고. 그렇다면 주위에서 다들 경이의 눈초리로 그를 바라보겠지. 장차 국가의 큰 인물이 될 사람으로 말이야. ... 이러한 환경에 익숙한 젊은이라면 그는 점점 자신의 힘과 능력을 과신하게 되지. 게다가 집안 배경도 부유하다면, 그의 야망은 불타올라 지성을 제압하고 자존심이 가득 차 교만한 인간이 되리라는 것은 너무 뻔하지 않은가?
지식이 없는 의견은 맹목일 뿐이네. 눈먼 장님이 길을 걸어가는 것과 같은 뜻이지.
인식되는 것들에 진리를 부여하고 인식하는 것들에 능력을 부여하는 것을 '선의 이데아'라고 할 수 있지 않겠나? 이것을 인식과 진리의 근원이라고 불러도 좋을 걸세. ... 학문과 배움의 주관자이면서 아름다움에 있어 인식과 진리를 초월해 있는 것이 선이라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군요.
제7권 선의 이데아와 이상국가
우리의 영혼 속에는 이미 학습에 필요한 능력이나 기관이 갖춰져 있네. 그래서 밝은 곳을 보기 위해서는 몸 전체의 기능을 전향시켜야 하듯 영혼으로 하여금 밝은 부분을 볼 수 있도록 관조하면서 견딜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네. 그것이 최고의 존재인 선을 찾아 터득하는 첩경이라고 우리는 말해 왔네. ... 인간에게 내재돼 있는 학습능력을 빨리, 효과적으로 전환시키는 기술은 있을지 모르지만 거기에 시력을 부여하는 기능은 없네. 시력은 본래 있는 것으로 다만 그것이 그릇된 방향을 향해 있었거나 진리를 외면하고 있었을 뿐이기 때문이지. ... 그래서 그 성품이 약함에도 머리는 뛰어난 사람을 자네는 본 적이 있을 걸세. 악을 섬기도록 되어 있어 그 시력이 날카로우면 날카로울수록 더 악을 행하게 되네.
이제 우리가 건설하려는 국가의 수호자에 대해 얘기해 보세. 우리는 뛰어난 자질을 타고난 사람을 선별해 우리가 최대의 것이라고 증명한 지혜를 터득하도록 강제해야 하네. 선을 향해 나아가도록 하되 결코 중도에 포기하도록 해선 안 되지. 그러나 그들이 다 올라가고 충분히 보았을 때는 그대로 머물러 있도록 해서는 안 되네. ... 위에서 내려오도록 해야 한단 말이네. 동굴로 돌아와 동료들과 함께 명예와 노고를 나누도록 해야 하네. ... 즉 모든 국민을 결속시켜 공동의 선에 이바지하도록 함으로써 각자가 잘 살도록 하자는 것이었네. 이 목적을 위해 수호자들을 기른 것이지 그들 자신을 위해 기른 것이 아니었네.
계산에 뛰어난 사람들은 다른 종류의 지식을 터득할 때도 이해가 빠르네. 머리가 둔한 사람도 수학으로 단련하면 훨씬 더 똑똑해지지.
기하학을 배운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사물을 이해하는데 훨씬 빠르고 예민하지.
천문학은 우리 마음속에 있는 눈을 뜨게 해주네. 그래서 우리의 심신을 정화해 진리를 볼 수 있게 해주지.
어릴 때의 학습은 오락처럼 이루어져야 하며, 그래야만 타고난 소질을 파악해 올바른 길로 이끌 수 있으니까 말이네. ... 그렇지만 강하게 키워야 하네. ... 그래서 두려움을 극복한 아이들을 선발해야 하네.
... 변증술은 지조 있고 성정이 굳센 자에게 가르쳐야 하네. ... 5년쯤이면 적당할 걸세. 이 기간이 지나면 그들은 다시 동굴로 내려가 경험을 쌓고 군사관계의 일을 맡아야 하네. 그러면서 어떤 유혹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을 확고히 지키는지 시험받도록 해야지. ... 15년은 잡아야 하네. 그리하여 그들이 50세가 되면 맡은 임무를 마치고 다방면에 달통한 자가 돼 마지막 단계에 이를 수 있을 걸세. 영혼의 눈을 떠 '선 자체'를 본 다음, 이를 본보기로 국가와 국민들 그리고 자기 자신을 통치하도록 해야 하네. 그들은 여생의 대부분을 철학으로 소일하겠지만, 기회가 닿으면 국가를 수호하는 데 앞장서야 하네.
우리의 이러한 국가 건설은 결코 꿈이 아니네. 이제껏 우리가 얘기한 바에 따라 실행만 한다면 말일세. 진정한 철학자를 선발해 통치를 맡기고, 덧없는 명예나 명성에 물들지 않게 하며, 정의를 신봉하고 그것의 명령에 따라 행동하면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네.
제8권 잘못된 국가 체제
(잘못된)네 가지 국가 체제란 스파르타식 명예체제, 과두 체제, 민주 체제, 참주 체제를 말하네.
이러한 체제는 그 나라 국민의 습성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것이 옳을 걸세. 그러므로 국가의 체제에 다섯 가지가 있다면 인간의 유형도 그와 같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안 그런가?
그럼 명예체제부터 살펴보세. 명예를 중시하는 이 정치체제는 귀족 체제에서 분열돼 나왔다고 볼 수 있네. ... 수호자들 간의 잘못된 결합으로 잘못된 결과가 일어날 수 있네. 즉 그들이 낳은 자식들이 모두 훌륭할 수는 없어서 ... 구리나 철의 자식들처럼 열등한 후대들은 재물에 욕심을 내 그런 쪽으로 국가를 끌고 가려하고, 금이나 은의 자식들은 본래의 성향대로 귀족 체제 쪽으로 국가를 끌고 가려해 갈등이 생기게 되네. ... 그래서 토지 소유가 바뀌고 계급 간 질서가 파괴되네. 이렇게 해서 귀족 체제와 과두 체재의 중간적인 형태를 취하는 명예 체제가 나오게 되지.
또 이들은 재물에 욕심이 많네. 과두 체제의 성향에 물들어 있어 소유욕이 강하고, 그러다 보니 구두쇠이기도 하네. ... 그리고 몰래 쾌락을 즐기는데, 이는 그들이 감화에 의해서가 아니라 강압에 의해 교육받았기 때문이네.
두 번째 볼 것은 과두체제이네. 이런 체제에서는 부자가 권력을 장악하고 있어 가난한 자는 힘을 못쓰네.
누가 더 돈이 많고 적으냐에 따라 정치적 발언권이 정해지지. 결국엔 법이 어떻게 바뀌겠는가? 재산이 정해진 기준에 미달하면 시민권의 자격은 물론 관직에도 나아갈 수 없네. 결국 명예체제는 붕괴하고 과두 체제가 등장하게 되는 걸세.
이런 사람들(과두체제에 적당한 인물)은 정직한 사람이라는 평을 듣기 위해 돈벌이 이외의 일엔 욕망을 억제한다는 특성이 있지. 이성을 명령을 받아서가 아니라 돈 쓰기가 아까워 그렇다네. ... 과두 체제를 지배하는 사람들은 재물에 의지해 권력을 유지하므로 돈에 매우 민감하네. ... 하지만 돈벌이에만 혈안이 돼 있는 사람들은 계속 안하무인의 태도로 그들을 착취하네. .. 내분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수순이 돼 체제 자체가 무너지게 되네. 국민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가난한 자들은 부자를 죽이거나 국외로 추방하지. ... 그때 비로소 민주 체제가 등장하게 되는 걸세.
그렇다면 민주 체제는 어떤 국가인가요?
초기엔 해방의 기운이 넘쳐날 걸세. 자유를 구가하면서 마음대로 말하고 행동하게 되지. 그러므로 이런 나라에서는 잡다한 일이 벌어지게 되네. 어떻게 보면 가장 아름다운 나라로 보일 수도 있을 걸세. 다양한 빛깔의 천은 누가 보아도 아름다워 보이는 법 아니겠나?
그러나 조금만 더 가까이 다가가 보면 온갖 무질서와 혼란을 발견할 수 있네. 능력의 여부를 따지지 않고 누구에게나 똑같이 '평등'이라는 마약(책에는 미약이라고 쓰여있음. 오타인지 의심됨)을 분배하지. ... 배운 것이 없으므로 혼란을 자유로 알게 되고 낭비를 호방함으로, 염치없음을 용기로 착각하며 제멋대로 처신하지.
방종과 무질서가 민주체제를 파멸로 이끌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나? 욕망의 속성에 따라 자유는 더 큰 자유를 원하게 되네. 그래서 어떤 지배자가 나타나 그들의 자유를 원하는 것만큼 허락해주지 않으면 그를 비민주적인 인물이라고 비난하게 되지.
아버지가 아들을 두려워하게 되고, 아들은 아버지를 무시하게 될 걸세. 자유가 질서를 위협해 ... 국민들은 매우 예민해져서 작은 일에도 분노를 폭발할 걸세. 법도 상식도 없는 세상이 돼 결국은 체제가 무너지게 된다네. 이로써 참주가 등장하게 되지.
자유의 극한은 필연적으로 예속이라는 굴레를 낳지.
그런데 민주 체제에서 우리가 알아두어야 할 일이 있네. 이 체제가 발전하다 보면 사람들은 세 부류의 계급으로 나뉘네. 우선 가장 힘이 강해 멋대로 날뛰는 계급이 있네. 이들은 파벌을 지어 최대의 자유를 누리면서 정권을 장악하고 있지. 다음으론 부자들의 계급이 있는데, 이들은 돈벌이에 관심이 많아 항상 재물을 모으지. 그렇긴 하지만 수벌(지배자)들에게 착취당하는 자들이네. 자신이 모은 꿀을 빼앗기는 자들이지. 마지막으로 민중으로 분류되는 계급의 사람들이 있는데, 재산도 별로 없이 손수 밥벌이를 하는 사람들이네. 이들은 돈도 권력도 없지만 힘을 합치면 무서운 세력이 되지.
그렇습니다. 그러나 꿀을 분배받는 한 그들을 힘을 합치려 들지 않겠죠.
그렇네. 그들은 늘 꿀을 얻어먹네. 지배자들이 부자들로부터 꿀을 빼앗아 이들에게 주거든. 그래서 부자들은 늘 불만에 싸여 자위책을 세우기에 골몰하지만, 그럴 때마다 수벌(지배계급의 의미인 듯 함)과 결탁한 민중이 무서워 눈치를 보곤 하네. 하지만 이런 구도도 오래가지는 않을 걸세. 수벌의 착취에 시달리던 부자들은 과거의 과두 체제를 그리워하며 변혁을 모색하고, 이를 핑계로 소위 민중의 지도자라고 하는 자들과 결탁하게 되지. 참주는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하게 되네.
참주의 등장은 자못 화려하네. 그는 민중의 지지를 얻고 등극한 군주처럼 행세하면서 누구에게나 환심을 사려고 노력하지. 친절하고 인자한 미소를 띠며 자신이 폭군이 아니라는 것을 각인시키려고 애쓰네. 빚도 탕감해 주고 토지도 분배하면서 민중들을 안심시키지. 또 제거해야 할 정적과 화해할 동지를 구분해 때로는 싸움을, 때로는 선동을 획책하며 민중이 늘 자신을 필요로 하도록 만드네.
그러나 그 참주의 의도를 민중들은 잘 알지 못하네. 참주는 민중들이 눈치 못 채게 조금씩 적대세력을 제거하면서 자신의 세력을 강화하고, 급기야는 민중을 탄압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네.
자신의 권력이 확고해질수록 그는 자신의 주위를 날카롭게 둘러보게 되네. ... 그래서 그는 자신을 지키기 위한 호위대를 결성하고 그들을 부양하기 시작하네. ... 그는 이제 자신의 오늘을 있게 한 그 아버지와 같은 민중을 협박하고 재물을 갈취할 걸세.
뒤늦제 자신들이 아주 해괴한 동물을 키워왔다는 것을 알게 된 민중들은 땅을 치며 후회하겠죠.
이렇게 해서 그는 부모를 살해한 자, 패륜아가 되네. 이것이 참주의 본모습이고 참주 제제의 말로네.
제9권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왕국
민주 체제에 맞는 사람 ... 그는 자제심을 잃고 자유가 가져다준 쾌락에 몸을 맡기며 행여라도 남아있을 내면의 수치심마저 깨끗이 청소해 버리지. 그래서 그의 영혼은 광기로 가득 차 주지육림의 늪으로 격렬하게 몰락해 가네.
얼핏 보면 부자는 매우 평온해 보이네. 노예들에 대한 두려움이 없으니까.
물론이지요.
왜 그런지 아나?
국가가 그를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죠.
욕구를 느끼는 것은 일반적인 욕망에 해당하는 것으로, 금전욕이나 애욕처럼 실리나 쾌락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네. ...
분노를 느끼는 것은 기백이나 열정 같은 기질과 관련돼 있네. 지배욕이나 명예욕 등이 여기에 해당되지. 그래서 투쟁적이고 야심 많은 성향을 띄네. ...
지식을 얻는 것은 인간의 이성적인 부분과 관련돼 있네. 배움을 좋아하고 지혜를 사랑하는 성향이 그것이지.
사람들은 이들 가운데 하나의 지배를 받고 있네. 그래서 세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지. 즉 지혜를 사랑하는 자, 명예를 사랑하는 자, 돈을 사랑하는 자로 말이네. ...
이들 세 부류의 인간에게 어떤 삶이 가장 즐거운가 하고 물어본다면, 그들은 각자 자신의 삶이 갖아 즐겁다고 답변할 걸세.
이 중에서 어떤 삶이 가장 즐거울까? ... 이를 판정하는 데는 어떤 기준이 있어야 할 걸세. 그 기준에 따라 판단해야 설득력을 얻을 것 아닌가? 나는 그 기준을 경험, 식견, 추론에 두고 싶네. ...
경험의 관점 ... 진리를 깨우치는 즐거움만은 지혜를 사랑하는 자의 몫입니다.
그렇다면 경험의 관점에서 볼 때 지혜를 사랑하는 자가 가장 큰 즐거움을 얻고 있다는 말이군. 그리고 그 경험을 식견을 지닌 자에 의해 더욱 빛이 나겠지? 식견 없이 어떤 판단을 내리기란 어려울 테니까.
추론하는 능력, 즉 이성적인 힘을 얘기하네. 이 힘의 도움 없이 훌륭한 판단을 내리기란 불가능하네. ... 경험과 식견에 더해 추론으로 그것을 따진다면 지혜를 사랑하는 자, 철학자가 가장 큰 기쁨을 얻으며 살고 있네. 지적 쾌락을 추구하는 자의 삶이 가장 즐거우며, 실익만을 추구하는 자의 삶이 가장 즐겁지 못하네.
고통을 겪고 있는 때는, 고통을 면하는 것보다 큰 즐거움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네. ... 그런데 고통이 사라지면 어떨까? 휴식이 여전히 즐거울까? 고통스럽지 않을까? ... 즉 휴식은 쾌락일 수도 있고 고통일 수도 있네. 그러므로 쾌락과 고통의 중간 상태가 휴식이라고 할 수 있지.
배고픔이나 갈증이 육체의 결핍 상태를 의미한다면, 무지와 어리석음은 영혼의 결핍상태를 의미하네. ... 그러므로 결핍을 해소하려면 빵을 먹거나 지식을 섭취해야 하네. ... 어느 쪽이 더 지속적이며 궁극적인지 생각해 보면 알지 않을까?
영혼보다는 육체가 그 본성에 있어 진리와 멀리 떨어져 있다고 볼 수 있지 않겠나? ...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은 진실하게 충만되기 어렵네. 충만이 쾌락이라면, 육체적 삶은 진정한 쾌락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있다고 볼 수 있을 걸세.
제10권 시인 추방론과 영혼 불멸설
세상에는 단 세 종류의 침대만 있다고 할 수 있네. 하나는 신이 관여한 것으로서 최초의 침대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있지. 그다음에 가구장이가 만든 것이 있고, 화가가 만든 것이 있네. 이 가운데 신이 만든 침대는 오로지 하나로서 이와 같은 침대는 영원히 만들 수 없네. ... 가구장이의 침대는 아무리 잘 만들었어도 그 진품을 모방한 것에 지난 지 않네. ... 화가의 경우는 ... 가구장이들의 침대를 모방한 자라고 봐야겠습니다. ... 화가는 실재로부터 세 단계나 떨어져 있는 모방자라고 봐야겠네.
모든 것엔 세 가지 기술, 즉 사용하는 기술과 만드는 기술 그리고 모방하는 기술이 있다고.
일곱 색깔 무지개는 실체와 상관없이 우리 눈에 아름답게 보이네. 이처럼 우리의 마음속에는 갖가지 혼란이 일어나지. 모방자가 기대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네. ... 모방을 일삼는 인간의 시선은 같은 것을 다르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수학적 원리는 그러한 실수를 하지 않네.
호메로스가 위대한 시인이며 뛰어난 비극작가라는 데도 동의할 수 있네. 그러나 우리의 국가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신을 찬양하고 훌륭한 인물들을 노래할 때뿐이네. 그렇지 않고 서정시건 서사시건 감정에만 호소하는 시를 받아들인다면, 우리의 이 국가에는 쾌락과 고통만이 넘쳐날 걸세. ... 사정이 이러하므로 우리의 이상국가에서 시를 추방하기로 한 것은 당연한 일이네. 이성이 우리에게 다른 태도를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지.
질병이라는 악이 몸을 파괴시키는 것처럼, 모든 것엔 고유한 악이 있어 그 스스로를 파괴시킨다고 말이네.
그러므로 내재돼 있는 영혼의 악이 영혼을 죽일 수 없다면, 그 영혼은 한결같이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 죽지 않아야 하네.
가장 혹독한 벌을 가장 오랫동안 받는 사람들은 참주나 폭군들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