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책 읽기 ⑰ - 논어, 공자
■ 주요 문장 (요약 또는 마음에 드는 문장)
<해제>
*논어는 어떤 책인가
《한서》〈예문지〉를 보면 "스승이 죽자 문인들이 그것을 모아 논의하여 편찬하였으므로 '논어論語'라고 한 것이다"라고 되어 있다.
어록집으로 《논어》의 비체계성은 오히려 이 책의 가치를 더욱 드높이고 있다. 공자의 "술이부작述而不作(서술하되 짓지는 않는다)"의 원칙 덕분에 공자의 언행과 생활 습관 등이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 비주류로 살아간 실패한 정치인이 어떻게 위대한 사상가의 자세를 함께 견지하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다.
*왜 공자이고 《논어》인가
사마천은 공자의 위상을 대단히 높게 보았으며, 전기를 집필해 제후와 같은 반열에 둠으로써 그의 인류문화사적 입지를 굳건히 하는 데 결정적으로 공헌했다.
공자는 태어나면서 정수리가 움푹 패여 있고 둘레가 언덕처럼 솟아 있어 이름을 구丘라고 했다고 한다. 그의 자는 중니仲尼이고 성은 공씨孔氏이다.
삶의 상당 부분을 정, 진, 채, 제 같은 이웃 나라들에서 벼슬을 얻고자 했으나 번번이 좌절했다. 공자가 노나라를 떠나 본격적인 유세를 나선 것은 지천명을 넘긴 55세 때였다. 그로부터 68세까지 천하를 주유하며 제후들에게 일자리를 구하였으나, 이런 시도는 실패로 점철되었다. 공자는 명성에 걸맞는 예우도 받지 못했다.
공자는 기존 귀족들이 누리던 세습적 특권을 과감하게 무시했다. 심지어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공자가 탄압을 받지 않았던 이유는 가르침의 내용이 상당히 보수적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학문의 전수에 있어서도 공자는 개인이 학문을 가르치는 새로운 풍조를 열어 서주 이래 관부에서만 공부할 수 있던 제도적 제한에서 벗어났으며, 학술 문화를 민간에까지 확산시켰다.
한 고조 12년(기원전 196)에 ... 공자에게 제사지냈다는 기록으로 보건대 공자는 세상을 떠난 뒤 3백 년이 채 못 되어 거의 성인의 반열에 올랐다. 이는 한나라의 국교가 유교라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으며, 지식인의 명예를 회복시켜주기 위한 조처였다.
*《논어》에 나오는 제자들과 여러 인물들
핵심 제자는 열 명 정도다. ... 덕행으로는 안회와 민손과 염경과 염옹을 꼽고, 정치로는 염구와 중유를 꼽으며, 언어로는 재여와 단목사를 꼽고, 문학으로는 언언과 복상을 꼽을 수 있다. 말하자면, 사과십철四科十哲이라고 하여 대단히 중시된 인물들이다.
공자가 추구한 인의예악은 당대에 결코 인정받지 못했고 현실성도 없어 보였다. 시대를 초월하여 사람들은 당장 눈앞의 이해타산에 급급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대로, 《논어》·《맹자》·《대학》·《중용》을 흔히 사서四書라고 하며, 《시경》·《서경》·《역경》을 삼경三經이라 하고, 이 둘을 합쳐 사서삼경이라고 한다. 여기에 《예기》·《춘추》를 합쳐 사서오경이라고 한다. 《대학》과 《중용》은 사서로 편입되긴 했으나 원래는 각각 《예기》의 한 편목이었다. 말하자면 《예기》의 한 편인《대학》·《중용》은 《논어》나 《맹자》와 같은 반열에 오를 수 없는 저작이다.
바로 이 《대학》과 《중용》을 사서에 포함하자고 한 사람이 남송의 성리학자 주희이다. 정자는 ... 《대학》은 입덕入德을 위해 맨 먼저 읽는 책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대학》·《논어》·《맹자》·《중용》의 순서로 책을 읽어야 한다는 뜻이다.
공자가 제시한 인仁은 결국 그의 말처럼 '사람을 사랑하는(愛人)' 것이고 이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대단히 원활하게 하는 기본 축이다.
제1편 학이(學而) - 배움의 즐거움과 수신의 기본들
1.1 삶의 즐거움
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有朋, 自遠方來, 不亦樂乎?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자왈: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유붕, 자원방래, 불역락호?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
▣배우고 때때로 그것을 익히면 이 또한 기쁘지 않은가? 벗이 있어 먼 곳에서 찾아오면 이 또한 즐겁지 않은가?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노여워하지 않으면 또한 군자가 아닌가?
1.3 교언영색
子曰: 巧言令色, 鮮矣仁.
자왈: 교언영색, 선의인.
▣말을 교묘하게 하고 얼굴빛을 꾸미는 자들에겐 드물구나 인이여!
1.4 세 가지 반성할 일
曾子曰: 吾日三省吾身, 爲人謀而不忠乎? 與朋友交而不信乎? 傳不習乎?
증자왈: 오일삼성오신, 위인모이불충호? 여붕우교이불신호? 전불습호?
▣나는 날마다 세 가지로 나를 반성한다. 다른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도모하는 데 충심을 다하지 않았는가? 벗들과 사귀면서 믿음이 없었는가? 전수받은 것을 익히지 않았는가?
1.7 배움의 의미
子夏曰: ... 與朋友交言而有信, 雖曰未學,吾必謂之學矣.
자하왈: ...여붕우교언이유신, 수왈미학, 오필위지학의.
▣자하가 말했다. ... 친구와 사귈 때는 말에 믿음이 있으면, 비록 배우지 못했다고 해도 나는 반드시 그를 배웠다고 말하겠다.
1.14 호학은 절제다
子曰: 君子食無求飽, 居無求安, 敏於事而愼於言, 就有道而正焉, 可謂好學也已.
자왈: 군자식무구포, 거무구안, 민어사이신어언, 취유도이정언, 가위호학야이.
▣군자는 먹음에 배부름을 추구하지 않고, 거처함에 편안함을 추구하지 않으며, 일처리하는데 민첩하고 말하는 데는 신중하며, 도가 있는 곳에 나아가 (스스로를) 바로잡는다면, 배우기를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을 뿐이다.
1.16 허명을 경계하라
子曰: 不患人之不己知, 患不知人也.
자왈: 불환인지불기지, 환부지인야.
▣남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근심하지 말고, (자기가) 남을 알지 못하는 것을 근심하라.
제2편 위정(爲政) - 형과 벌보다 덕과 예로 다스려라.
2.1 정치는 덕으로
子曰: 爲政以德, 譬如北辰, 居其所而衆星共之.
자왈: 위정이덕, 비여북신, 거기소이중성공지.
▣정치를 덕으로 하는 것은, 비유하면 마치 북극성이 자리를 지키고 있고, 다른 모든 별이 함께 그를 떠받드는 것과 같다.
2.3 형벌보다는 덕과 예다
子曰: 道之以政, 齊之以刑, 民免而無恥. 道之以德, 齊之以禮, 有恥且格.
자왈: 도지이정, 제지이형, 민면이무치. 도지이덕, 제지이례, 유치차격.
▣정령(정치적 명령)으로 이끌고 형벌로서 다스리면, 백성들은 (법망을 교묘하게) 빠져나가고도 부끄러움을 모른다. 덕으로 이끌고 예로써 다스리면 (백성들은) 부끄러워할 줄도 알고 (잘못을) 바로잡게 된다.
2.4 나이에 따라 살다
子曰: 吾十有五而志于學, 三十而立, 四十而不惑, 五十而知天命, 六十而耳順, 七十而從心所欲
자왈: 오십유오이지우학, 삼십이립, 사십이불혹, 오십이지천명, 육십이이순, 칠십이종심소욕
不踰矩.
불유구
▣나는 15세에 배움에 뜻을 두었고, 30세가 되어서는 자립했으며, 40세가 되어서는 미혹되지 않았고, 50세가 되어서는 천명을 알게 되었으며, 60세가 되어서는 귀가 순해졌고, 70세가 되어서는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따라도 법도를 어기지 않았다.
2.10 사람을 아는 세 가지
子曰: 視其所以, 觀其所由, 察其所安. 人焉廋哉? 人焉廋哉?
자왈: 시기소이, 관기소유, 찰기소안. 인언수재? 인언수재?
▣그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보고, 그가 어떤 이유로 그렇게 하는지 관찰하고, 그가 편안하게 여기는 것을 세밀하게 보라. 사람이 어찌 (자신을) 숨기겠는가? 사람이 어찌 (자신을) 숨기겠는가?
2.11 스승의 자격
子曰: 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
자왈: 온고이지신, 가이위사의.
▣옛것을 익히고 새것을 알면 스승이라고 할 수 있다.
2.13 말보다 실천
子貢問君子, 子曰: 先行其言, 而後從之.
자공문군자, 자왈: 선행기언, 이후종지.
▣자공이 군자에 대해 여쭈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 말을 (앞세우기보다) 먼저 실천하고 나서 (말이) 행동을 따르도록 하라.
2.14 군자와 소인의 차이
子曰: 君子周而不比, 小人比而不周.
자왈: 군자주이불비, 소인비이부주.
▣군자는 원만하지만 편을 가르지 않고, 소인은 편을 가르지만 원만하지는 않다.
2.15 배움과 생각
子曰: 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자왈: 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미혹되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2.17 앎의 기본
子曰: 由! 誨女知之乎?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자왈: 유! 회여지지호? 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 시지야.
▣유야, 너에게 안다는 것이 무엇인지 가르쳐줄까? 어떤 것을 알면 안다고 하고 알지 못하면 알지 못한다고 하는 것, 이것이 (진정으로) 아는 것이다.
제3편 팔일(八佾) - 예와 악의 실현이 이상적인 정치이다.
3.3 인과 예의 선후 관계
子曰: 人而不仁, 如禮何? 人而不仁, 如樂何?
자왈: 인이불인, 여례하? 인이불인, 여악하?
▣사람이면서 인하지 않으면 예 같은 것이 무슨 소용인가? 사람이면서 인하지 않으면 악 같은 것이 무슨 소용인가?
3.4 검소하고 간소하게
林放問禮之本. 子曰: 大哉問. 禮, 與其奢也, 寧儉. 喪, 與其易也, 寧戚.
임방문예지본. 자왈: 대재문. 예, 여기사야, 녕검. 상, 여기이야, 녕척.
▣임방이 예의 근본에 대해 여쭈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대단하구나 질문이. 예는 사치스러운 것보다 차라리 검소한 것이 낫고, 상례(장례)는 형식적인 것보다 차라리 슬퍼하는 것이 낫다.
3.8 그림은 흰 바탕 위에
子夏問: '巧笑倩兮, 美目盼兮, 素以爲絢兮', 何謂也?
자하문: '교소천혜, 미목반혜, 소이위현혜', 하위야?
子曰: 繪事後素. 曰: 禮後乎? 子曰: 起予者, 商也! 始可與言詩已矣.
자왈: 회사후소. 왈: 례후호? 자왈: 기여자, 상야! 시가여언시이의.
▣자하가 여쭈었다. '고운 미소에 팬 보조개, 아름다운 눈에 또렷한 눈동자를 그리고, 흰 바탕에 여러가지 색깔을 칠했구나'라는 말을 무슨 뜻입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림 그리는 일은 흰 바탕을 만든 이후의 일이다. (자하가) 여쭈었다. 예는 다음에 온다는 것입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를 일깨우는 자는 상이로구나. 비로소 (너와) <시>를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구나.
3.21 해명, 따짐, 탓을 말라
哀公問社於宰我. ... 子聞之, 曰: 成事不說, 遂事不諫, 旣往不咎.
애공문사어재아. ... 자문지, 왈: 성사불설, 수사불간, 기왕불구.
▣... 공자께서 이 말을 듣고 (재아를 꾸짖으며) 말씀하셨다. 이루어진 일은 해명하지 않고, 끝마친 일은 간언하지 않으며, 이미 지나간 일은 탓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