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책 읽기 ⑳ - 맹자, 맹자
■ 주요 문장 (요약 또는 마음에 드는 문장)
<해제>
*맹자를 탄생시킨 자는 누구인가?
이렇듯 말과 행동의 실천을 늘 교육 방식으로 삼았던 어머니는 학업을 마치기도 전에 집에 돌아온 맹자에게 짜던 베를 잘라버리면서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는 것은 베를 자르는 것과 같다며 밥도 먹이지 않고 돌려보냈다는 일화도 있다.
*패권을 거부하고 왕도를 실행하려 한 맹자의 정치적 궤적
전국시대 중기에 활동한 맹자의 모국은 작은 추鄒나라인데 ... 여하튼 공자가 479년에 세상을 떠났으니 100여 년 이상의 시간 차이가 존재한다.
맹자는 당시 위정자들이 부국강병을 추구하고 전쟁을 통해 영토를 넓히려는 관점을 비판하면서도 인정仁政,
즉 왕도 정치의 핵심에 근거하여 다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치자는 도덕적 인격체라는 전제하에 덕정德政과 인정으로 돌아가 정치해야 한다는 것이 그 주요 골자이다. 맹자가 생각했던 정치적 이상은 공자가 탄식했던 상황과 비슷하게 대부분의 제후에게 선택되지 않았고, 맹자도 공자처럼 노나라로 돌아와 후학 양성에 힘쓰며 책을 저술했다. 그때 저술한 책이 《맹자》다.
그 당시 왕들의 관심거리는 오직 '이익(利)' 한 단어에 있었다. 물론 맹자는 제나라에서 객경客卿이란 벼슬을 하기도 했는데, 맹자의 사상은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늘 전쟁만 하는 약육강식의 시대에 머물렀다. ... 맹자의 실망감은 극에 달했고 그때 이미 일흔이 넘은 나이로 고국으로 돌아와 제자인 만장, 공손추 등과 함께 《맹자》를 완성하게 된 것이다.
*맹자는 어떤 책인가?
《맹자》는 총 일곱 편이다. 양나라 혜왕, 공손추, 등나라 문공 등 각 편의 첫머리에 나오는 인물들로 제목을 삼았으니, 이 점은 《논어》와 그 방법이 같다.
당나라에서도 과거시험의 주요 과목에 들어갔으며, 송宋대의 신유학이 등장하면서 《맹자》는 주요한 위상을 점유했고, 남송 주희에 이르러 사서 중 하나로서 필독서의 대열에 합류했다.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에 입각한 정치사상과 교육관
제1편 <양혜왕 상>에서 맹자는 '불인지심不忍之心', 즉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이라는 개념을 꺼낸다. 우물에 빠지려는 어린아이를 구해주려는 인간의 마음을 비유하면서, 인간이라면 누구든 측은지심을 지니고 있다는 성선설性善說을 기본 틀로 하고 '사단四端'의 형태로 인간의 네 가지 마음을 설명하는 대목이다.
맹자의 사상은 공자의 사상을 사숙했고 , 스스로 계승자로서 자부한 것은 사마천의 지적대로 공자의 손자인 자사에게 배워 도통道統을 이었다는 것이겠지만, 여기에는 차별되는 지점이 분명히 있다. 즉 맹자는 공자의 인성론과 교육관을 재해석하면서 천명과 역사에 대한 자신의 사상 체계를 확장했다.
제3편 <공손추 상> 2장에서 맹자에게 정치에 참여하다 보면 자칫 현실에 타협해서 이상적인 정치가 무너지지 않겠느냐는 제자의 질문이 있다. 그런 제자에게 맹자는 맹자는 단호하게 '부동심不動心'이라는 말로 내면이 강한 사람은 외부 조건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오히려 스스로 정당함을 근거로 내세워 떳떳한 자세인 '호연지기浩然之氣'를 잘 기른다고 말한다. ... 시비와 선약을 구별하여 올바른 가치관을 제시한 맹자는 사람의 기본적인 도리로서 효도를 강조했고, 포악을 경계하면서 현실에 입각한 정치 이상을 구현하고자 노력했던 인물이다.
맹자는 공자의 '유교무류有敎無類'《논어》<위령공>의 교육관을 이어받아 가르침에 차별을 두지 않았다. 맹자는 "가는 자를 쫓아가지 않고 오는 자를 막지 않는다.(往者不追, 來者不拒)"(제14편 <진심 하> 30장)는 열린 교육관을 가지고 누구든 수업을 받고자 찾아왔을 때 거절하지 않는 원칙을 지닌 것이다. 이것은 맹자 사상에서 중요한 지행합일知行合一의 실천과 맞닿아 있다.
맹자의 학문적 기반은 ... 《맹자》에는 <시경>과 <서경>을 언급한 부분이 무려 60군데나 나온다. 이는 맹자가 이 두 권의 절대적인 영향을 받았음을 의미한다.
*왜 맹자를 읽어야 하는가
맹자는 인정의 방법 중 하나로서 일정한 생업과 일정한 법에 근거한 세금 징수 및 정전제의 회복을 통한 조세법 추진과 정전제의 확립을 통해 일정한 생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학교 교육의 제도적 활성화를 통한 인륜의 확립 등도 강조한다.
정치적 안목과 탁월한 식견에도 불구하고 패권이 대세였던 당시에 맹자의 정치사상이 제후들에게 받아들여질 리 만무했고, 제대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전쟁에 여념이 없었던 제후들에게 맹자의 이러한 생각은 아주 머나먼 이야기나 다를 바 없었다. ... 제아무리 군주라 해도 패악한 일을 저지른 군주는 인과 의를 해친다면 그저 사내 한 명에 불과하므로 얼마든지 제거할 수 있다는 대목은 ... 맹자를 곁에 두지 못하게 만든 원인 가운데 하나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정치사상에서 왕도정치의 기본인 '여민동락與民同樂'은 지금 읽어봐도 상당히 파격적인 생각이었으며, 항산恒産과 항심恒心의 논리는 기본생계 보장정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논점을 견지하여 당시 패권전쟁을 일삼던 왕들의 사유를 뒤흔들어놓았다.
우리는 《맹자》를 읽으며 맹자의 사장이 추상적이거나 근엄한 내용의 뜬구름 잡는 식의 논리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역사와 사회를 아우르는 맹자의 탁견을 보면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스스로 생계를 꾸려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지니고, 위정자들은 맹자의 말대로 백성이 일정한 생업을 유지할 수 있는 경제 정책을 펼쳐야 하며, 그 어떤 이념적 문제도 결국 경제력 앞에서는 무용지물이 된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제1편 양혜왕 상
유가의 핵심 사상을 맹자가 탁월한 비유를 통해 전달하려고 노력한 이유는 ... 전쟁이란 결국 모두가 패배자가 되는 길이라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라는 고사성어가 들어가 있는 것도 왕이 별것도 아닌 치적을 내세우자 맹자가 일침을 가한 사례이고, ... 특히 농업을 장려하는 것과 '항산恒産', 즉 일정한 생업이 있어야 '항심恒心'이 생긴다는 맹자의 탁견이 돋보이는 장이며, ... 쉰 살 된 노인과 일흔 살 된 노인이 비단옷과 고기를 먹을 수 있는 중산층 정도의 생활 기준에 맞춘 치국 정책을 수립하라는 취지에 독자들은 공감할 것이다.
맹자는 전쟁이라는 폭압성을 벗어나 백성을 맨 위에 두고 정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관점을 구체적인 비유와 유추의 기법을 통해 설득하고 있어 ...
1.1 하필이면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孟子對曰: 王何必曰利? ... 上下交征利而國危矣 ...
맹자대왈 왕하필왈리 상하교정리이국위의
苟爲後義而先利, 不奪不饜. 未有仁而遺其親者也. 未有義而後其君者也.
구위후의이선리 불탈불염 미유인이유기친자야 미유의이후기군자야
王亦曰仁義而已矣. 何必曰利?
왕역왈인의이이의 하필왈리
▣맹자께서 대답하셨다. "왕께서는 하필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 위사람과 아랫사람이 서로 이익만을 취한다면 나라가 위태로워질 것입니다. ...
만일 의로움을 뒤로하고 이익만을 앞에 둔다면 (모두) 빼앗기 않고는 만족하지 않을 것입니다. 인仁하고서 그 어버이를 저버린 자는 없고, 의로우면서 그 군주를 뒤로했던 자는 없습니다.
왕께서는 다만 인과 의를 말씀하실 뿐이지 하필이면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1.3 오십보백보
梁惠王曰 : "寡人之於國也. 盡心焉耳矣. ...
양혜왕왈 과인지어국야 진심언이의
鄰國之民不加少, 寡人之民不加多, 何也?" ...
린국지민불가소 과인지민불가다 하야
塗有餓莩而不知發, 人死則曰 : '非我也, 歲也', 是何異於刺人而殺之, 曰 : '非我也, 兵也'
도유아부이부지발 인사즉왈 비아야 세야 시하이어척인이살지 왈 비아야 병야
王無罪歲, 斯天下之民至焉."
왕무죄세 사천하지민지언
▣양혜왕이 말씀하셨다. "과인은 (우리)나라에 대하여 마음을 다하고 있을 뿐입니다. ...
이웃 나라의 백성이 더 적어지지 않고, 과인의 백성이 더 많아지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
길에 굶어 죽는 시체가 있어도 창고를 열 줄 모르면서, 사람이 죽으면 '내가 그렇게 한 것이 아니고 흉년 때문이다'라고 한다면 이는 사람을 찔러 죽이고도 말하기를 '내가 그렇게 한 것이 아니고 무기 때문이다'라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왕께서 흉년에 죄를 돌리지 않으시면 천하의 백성이 (이 나라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1.4 몽둥이든 정치든 사람을 죽이는 것은 마찬가지다.
孟子對曰: 殺人以梃與刃, 有以異乎? 曰: 無以異也.
맹자대왈 살인이정여인 유이이호 왈 무이이야
以刃與政, 有以異乎? 曰: 無以異也.
이인여정 유이이호 왈 무이이야
▣"사람을 죽이는 데 몽둥이로 하는 것과 칼날로 하는 것이 다른 점이 있습니까?" (왕이) 말씀하셨다. "다른 점이 없습니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을 죽이는 데)칼날로 하는 것과 정치로 하는 것이 다른 점이 있습니까?" (왕이 말씀하셨다.) "다른 점이 없습니다."
1.7 측은지심과 크게 하고자 하는 바
老吾老, 以及人之老, 幼吾幼, 以及人之幼. 天下可運於掌.
노오로 이급인지로 유오유 이급인지유 천하가운어장
詩云, '刑于寡妻, 至于兄弟, 以御于家邦.' 言擧斯心加諸彼而已. ...
시운 형우과처 지우형제 이어우가방 언거사심가제피이이
古之人 所以大過人者 無他焉. 善推其所爲而已矣.
고지인 소이대과인자 무타언 선추기소위이이의
▣자신의 집 노인을 노인 대우하여 남의 노인에게까지 미치고, 내 아이를 아이로 사랑해서 남의 아이에게까지 미친다면 천하를 손바닥에 놓고 움직일 수 있습니다. 《시경》에 이르기를 '아내에게 법도대로 하여 형제에게도 이르고 봉토와 나라를 다스리네'라고 했으니, 이는 이 마음을 들어다가 저기에 (널리) 더할 뿐인 것을 말한 것입니다. ... 옛 성현들이 보통 사람보다 크게 뛰어난 까닭은 다른 게 아니라 그 하는 바를 잘 펼쳐 나갔을 뿐입니다.
제2편 양혜왕 하
이미 상편에서 주창하는 '여민동락'의 기본적인 인식이 통치자의 중요한 정치 동기가 되어야 한다고 설파한다. ... 8장에 신하가 군주를 시해하는 것이 옳은 일이냐는 제 선왕의 질문에 맹자가 제아무리 군주라고 해도 패악한 일을 저지른 군주는 필부 한 명에 불과하므로 얼마든지 제거할 수 있다고 하는 대목이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당혹스럽지만 정당하게 만든다.
2.1 백성과 함께 즐겨라(與民同樂)
曰 : "獨樂樂, 與人樂樂, 孰樂?" 曰 : "不若與人."
왈 독락악 여인락악 숙락 왈 불약여인
曰 : "與少樂樂, 與衆樂樂, 孰樂?" 曰 : "不若與衆." ...
왈 여소락악 여중락악 숙락 왈 불약여중
今王與百姓同樂, 則王矣.
금왕여백성동락 즉왕의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혼자 음악을 즐기시는 것과 다른 사람과 음악을 즐기시는 것 중에 어느 것이 (더) 즐겁습니까?" (왕이) 말씀하셨다. "다른 사람과 함께 즐기는 것만 못합니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적은 사람과 음악을 즐기시는 것과 많은 사람과 음악을 즐기시는 것 중에 어느 것이 (더) 즐겁습니까?" (왕이) 말씀하셨다. "많은 사람과 함께 즐기는 것만 못합니다." ... 지금 왕께서 백성과 함께 즐기신다면 (훌륭히) 왕 노릇 하실 것입니다."
2.8 왕이 한 사내에 불과하다면 시해해도 괜찮다.
曰 : "臣弑其君, 可乎?"
왈 신시기군 가호
曰 : "賊仁者謂之賊, 賊義者謂之殘, 殘賊之人謂之一夫. 聞誅一夫紂矣, 未聞弑君也."
왈 적인자위지적 적의자위지잔 잔적지인위지일부 문주일부주의 미문시군야
▣(왕께서) 말씀하셨다. "신하가 그 군주를 시해했는데 (이것이) 옳습니까?"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인을 해치는 자를 '적'이라고 하고, 의로움을 해치는 자를 '잔'이라고 하며, 잔적한 사람을 '한 사내'라고 하니, 한 사내인 주를 주살했다는 말은 들었지, 군주를 시해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습니다."
2.12 어진 정치를 해야 백성은 친하게 여긴다.
曾子曰 : '戒之戒之! 出乎爾者, 反乎爾者也.'
증자왈 계지계지 출호이자 반호이자야
▣증자께서 말씀하시길 '경계하고 경계하라! 네게서 나온 것은 네게로 돌아간다'고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