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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냄새, 하루 한 번 양치질로 괜찮을까?

과학이 말하는 ‘소금양치'의 힘

by 허교수

과학이 말하는 ‘소금양치'의 힘


“아내가 요즘 냄새가 난대요.”
“연애 초반엔 괜찮았는데, 갑자기 연락이 끊겼어요.”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말이다.
입 냄새는 단순한 위생의 문제가 아니다.


때론 관계의 거리를 만드는, 작지만 강한 신호다.

입 냄새는 누구에게나 생긴다.
다만 그 원인을 알고 관리하느냐가 다를 뿐이다.



냄새보다 불안이 더 큰 경우


실제로 냄새는 심하지 않은데 본인(혹은 가까운 사람)만
민감하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땐 나는 가까이 가서 마스크를 벗고 말한다.


괜찮아요, 냄새 안 납니다.


입냄새의 상당수는 심리적 불안감에서 시작된다.
‘혹시 나는 아닐까’ 하는 불안이 냄새보다 오래 남는다.



아침 입 냄새는 병이 아니다


자는 동안 침 분비가 줄면 세균이 일시적으로 늘어난다.
그래서 자기전에 양치질을 해도 아침엔 누구나 약간의 냄새가 난다.

그건 병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이다.




냄새는 잇몸이 보내는 경고음이다


물론 위장병이나 축농증이 있다면
입이 아닌 속에서 냄새가 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입 냄새는 입속에서 시작된다.


혀 속에 숨은 세균이 황화합물(VSCs)을 만들고,
잇몸 안쪽 염증이 더해지면 냄새가 깊어진다.

핵심은 치아 사이와 잇몸 고랑(치은열구)이다.
음식물과 치태가 쌓이면 염증과 악취가 생긴다.


이런 경우 1~2주만 치료하고 관리해도 냄새는 눈에 띄게 줄어든다.




입씻기는 코로나19도 줄이는 효과도 크다 (출처: 미국 치과의사협회지)

미국치과의사협회지(JADA)에 따르면,


1분간 식염수 가글 만으로 바이러스 세균등 입속 미생물이 97%이나 감소했고,

그 효과는 약 45분간 지속되었다.

세균 억제와 염증 완화에는 이 정도면 훌륭하다


몇 년전 코로나 때 재미삼아 찍었던 영상이 도움이 될 것같아서 올려본다.

<클릭! 유튜브영상> 허교수가 직접 보여주는 가글법 (실전편)


<클릭! 유튜브영상> 허교수가 직접 보여주는 가글법 (이론편)


소금물 양치로 하루를 지키는 루틴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입씻기를 먼저한다.
식염수나 소금물(레서피는 아래를 보자)로 입안을 가볍게 헹군 후 물을 한 잔 마신다.

기지개를 펴고 목과 어깨를 돌리며 침샘을 깨운다.
몇 분이면 냄새는 사라지고, 머리도 맑아진다.

사실 아침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자주 한다.


진료실에서도 치료 전이나 후에 꼭 생리식염수로 환자의 구강을 세정한다.

그리고 꼭 말한다.

평소에도 식염수나 소금물로 자주 헹궈주세요


이 단순한 루틴 하나가 염증과 감염을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


소금물은 약 1%로 맞추는 것이 포인트다

<허교수의 꿀팁 노트 I>

집에서 하는 0.9% 소금물(식염수) 가글법

물 100ml + 소금 1g (또는 생수병 반 컵 + 소금 스틱 1개)

따뜻한 물에 녹여 1분간, 20~30초씩 두세 번 나누어 헹구기

식전·식후 언제든, 하루 여러 번

겨울철 바이러스, 감기 기운이 있을 땐 하루 3~4회 이상

루틴 만들기: 손씻을 때, 입도 함께 씻자!



급할 때, 바로 쓸 수 있는 입냄새 응급 루틴


갑자기 사람을 만나야 하거나, 습관상 칫솔질을 하고 싶을 때는 이렇게 해보자.


치약을 아주 조금만 사용해 간단히 닦거나


치약 없이 양치질 (소위'물치질')을 한 후,
구강청결제로 살짝 가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단, 시중의 구강청결제는 대부분 알코올 함량이 높아
입안을 자극하고 탈수현상, 구강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다.
가끔 사용할 때면, 물과 1:1~2로 희석해 사용한다.


자주 사용하는 분들은 무알코올성 구강청결제나 어린이용 가그린을 추천한다. 그래도 민감한 분들은 식염수가 답이다.


무설탕 껌은 침 분비를 늘려 일시적으로 냄새를 줄인다.
하지만 10분 이상 씹으면 턱 근육이 긴장되고,
강한 교합력은 오히려 치아를 망가뜨릴 수 있다.


“껌은 향보다 시간으로 관리하세요.

10분 이내면 치료지만, 그 이상이면 부담이 됩니다."


<허교수의 꿀팁 노트 II>

입냄새, 이렇게만 해도 충분히 잡는다


• 아침엔 일어나자마자 소금물 헹구고, 물 한 잔

• 수시로 입씻고, 자주 물 마시기

• 평소에는 가볍게 스트레칭, 자주 움직이기

• 급할땐 무알콜 구강청결제, 무가당 껌

• 칫솔질 후에는 혓솔질도 잊지말기

• 치실이나 치간칫솔 하루 한 번은 꼭!




다음 화 예고

요즘은 칫솔도 스스로 배우는 시대다.
다음 편에서는 AI 시대의 전동칫솔,
‘스마트 루틴의 시작’을 이야기해보려 한다.


결론을 맺자!


입 냄새는 청결의 문제가 아니라 루틴의 문제다.
냄새를 없애는 게 아니라, 균형을 회복하는 일.
하루 한 번 제대로 양치, 그리고 여러 번의 입씻기.
그 단순한 루틴이 내 숨을 맑게 지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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