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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치실 효과 거의 없다’

치실의 배신?

by 허교수

치실의 배신?


'치실 효과, 거의 없다.'
'치실? 과학적 근거 부족.'


자극적인 뉴스 헤드라인이다.

하지만 이 논란은 갑자기 생긴 게 아니다.

2016년 AP통신이

치실의 효과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적 없다

라고 폭로하면서 대중이 처음 놀랐을 뿐이다.

전문가 세계에서는 이미 그 전부터 흐름이 바뀌고 있었다.

코크란 리뷰(2019): 충치 예방 효과의 근거 확실성 낮음

유럽 치주학회 워크숍(2017): “잇몸병 환자에게 치실은 거의 가치가 없다(little value)”


그러니까, 치실이 '배신'했다기 보다는
우리가 너무 '과신'한 것이다.



칫솔질만 하면 충치가 생기는 이유

- 너무 열심히 ‘칫솔질만’ 해서 그렇다


많은 사람이 물어본다.


“나 매일 열심히 닦는데, 왜 충치가 생기죠?”


정답은 단순하다.
칫솔질로는 절대 해결되지 않는 구역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치아 사이, 치간(interdental).

이 구역은 태생적으로 칫솔모가 잘 닿지 않는다.
치간 케어를 놓치면:

충치

잇몸병

입냄새

임플란트 실패


전부 치아 사이에서 시작된다.

칫솔은 아무리 잘해도 60점.

치간케어까지 해야 90점이 된다.

이 정도가 ‘칫솔질 60점’. 치간에는 여전히 치태가 남아있다.


그런데 대부분은
“60점만 받고 100점 받은 줄 아는” 상태로 평생 살아왔다.




치실이 무능한 게 아니다

그냥… 너무 어렵다


솔직히 말하면,
치과에서 반평생을 보낸 나조차
어금니 뒤쪽 치실은 아직도 쉽지 않다.

필요한 기술은 단 세 가지:

각도


방향

이 세 가지가 동시에 맞아야 한다.
거의 외과적 감각이다.


그러니 일반인이 “왜 이렇게 어렵지?”라고 느끼는 게 오히려 정상이다.

연구에서 치실 효과가 낮게 나오는 이유도 단순하다.
제대로 쓰기 어려운 도구를
제대로 쓰지 못한 상태에서 측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치실이 무능하다”가 아니라,
치실에게 우리가 너무 가혹했던 것이다.



치실 vs 치간칫솔?

이제는 ‘조합의 시대’


최근 미국조차 변화하고 있다.

ADA(미국치과의사협회)도
이제는 치실+치간칫솔 병용을 공식적으로 권장한다.


정리하면,

잇몸이 촘촘하다 → 치실

틈이 조금이라도 벌어졌다 → 치간칫솔

임플란트·교정 → 치간칫솔 + 세정기

즉, 하나만 쓰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부위별·상황별 맞춤 조합이다.



하루 10초 루틴, 치간의 운명을 바꾼다

치간케어는 “많이”보다 “꾸준히”


치실이든 치간칫솔이든
한 번에 모든 치아를 완벽히 하려고 하면 100% 실패한다.

그래서 나는 환자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오늘 밤, 단 10초만

칫솔질 직후에 앞니 한 개만 치간케어하라고 한다.


10초면 충분하다.
오늘은 앞니,
내일은 옆니 한 개,
그다음 날 또 하나…

이렇게 루틴이 쌓이면 2~4주 후엔
치간케어가 자연스럽게 습관이 된다.

나는 진료실에서 이런 변화를 수도 없이 봤다.


<허교수의 루틴 노트 - 치간케어>

잇몸이 촘촘하면 치실, 조금만 벌어져도 치간칫솔

치간칫솔은 “딱 맞는 사이즈”가 정답

임플란트는 치실보다 치간칫솔 + 구강세정기

피가 약간 나는 건 정상(2–3일이면 멈춤, 지속된다면 치과 방문 필수)

하루 한 번이면 충분하다

칫솔질 직후 10초루틴, 치간 한 곳만 공략



다음 화 예고


치실의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는 치간칫솔의 시대다.


“치간칫솔, 뭐가 맞나요?”


생각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훨씬 더 중요한 이야기.

치간칫솔 고르는 법 + 사이즈 찾는 법 + 실전 루틴

을 기대해도 좋다.


결론

치실이 배신한 게 아니다.
우리가 치간을 평생 방치한 것이다.
칫솔질만으로는 40%가 절대 안 닦인다.

오늘 밤,
칫솔질 직후 10초
앞니 사이 딱 한 군데만 해보자.

잇몸이 변하는 데는 거창한 노력이 필요 없다.
루틴 하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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