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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Sa May 13. 2023

자취생이 당근케이크를 만들어 봤다!

당골 당근 케이크집이 문을 닫았다. 그래서 직접 만들었다!

나는 대학에 입학하고 기숙사에 들어갔다. 거기서 만난 룸메는 당근케이크를 좋아했다.


어느 날 귀가하고 보니 그녀가 무언가를 먹고 있었다. 나는 인생 처음 보는 것이어서 그녀에게 그게 무엇인지 물었다. 

그랬더니 그녀는 당근케이크라 했다.

나는 그때 그녀의 최애가 당근 케이크라는 걸 처음 알게 됐다.


저녁이 지나 밤에 들어가는 시간에 그녀는 야식으로 최애 케이크를 먹고 다소 행복해했다. 그러자 궁금증이 내 마음을 자극했다. 얼마나 맛있는지 나도 한 번 먹어보고 싶어졌다.


'과연 당근과 케이크가 조화를 이룰 수가 있을까?'

그런 상상을 하며 한 입 먹었는데 당근은커녕 시나몬 향이 코를 자극했다.


시나몬 맛을 안 좋아하는 나는 충격을 받아 그 이후로 당근케이크를 먹지 않았다. 


하지만 1년이 흐른 뒤 길을 가다 우연히 발걸음을 멈춘 카페에서 당근케이크를 맛보게 됐다. 그 가게의 추천 메뉴에 당근 케이크가 있었기 때문이다. 다양한 케이크가 있었지만 여기는 당근케이크 맛집인 모양이었다.


별 기대 없이 한 입 먹었다. 그리고 또 한 입.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반은 먹어버린 상태였다. 내가 맛본 당근 케이크는 이 맛이 아니었는데!?


내 입맛이 바뀐 건지 아니면 이 가게의 당근케이크가 각별하게 맛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내 앞에 놓여있는 이 당근 케이크는 진짜 맛있다는 것!


잠시 주변을 둘러봤다. 다른 고객도 나와 같이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당근 케이크를 주문한 걸 볼 수 있었다. 당근 케이크가 인기 있는 게 실감 났던 순간이었다.


나는 바로 네이버 지도의 별표시를 해 놨다. 초록색이 아닌 핑크색 별표시로.


그 뒤로 당근 케이크가 생각나면 이 가게를 찾아갔다. 그리고 언제나 부드럽고 달달하고 맛있는 당근 케이크가 나를 반겨줬다.


그렇게 시작한 당근 케이크 사랑은 다른 가게의 당근 케이크 마저 손을 가게 했다. 하지만 결국 가장 맛있는 당근 케이크는 여기였다.


어느 날 일을 마치고 귀가하는 길에 문뜩 그 가게가 있는 역을 지나가다가 당근케이크를 떠올라 네이버 지도로 운영 시간을 확인했다. 8시 반. 보통 10시까지 하니 안심하려던 참에 그 가게는 운영 중단 하였다는 공지를 발견했다.


두근..!

잠시 꿈인가? 하고 네이버 지도 창을 닫고 다시 들어갔는데 여전히 운영종료라는 문장이 눈에 띄었다.


이건 내가 처음 당근 케이크를 맛봤을 때와 비슷한 충격이었다. 이렇게 나를 두 번이나 충격에 빠뜨리다니..


그 후 며칠이 지나 친구와 길을 걷다 동시에 바라본 시선 끝에 어느 가게 메뉴판이 눈에 띄었다. 거기에 당근 케이크가 있는지 확인하려 다가갔다. 그러고 친구가 이렇게 소리쳤다.


"여기 당근 케이크 팔아!"


우리는 곧바로 가게 안에 들어갔다. 쇼케이스 안에 진열된 모형 케이크 중에 당근 케이크를 찾아 직원에게 주문을 했다.


우리는 이 당근 케이크가 그 가게의 당근 케이크 맛과 같은지 비교해 다. 이 가게는 처음 들어가 보는 거이니 어쩌면 하는 기대감으로 한 입 먹었다.


결과는 그 가게와 다른 맛이었지만 그래도 맛있었다. 역시 그 가게를 이우는 당근 케이크는 없는 모양이다.


그렇게 포기하던 참에 문뜩 집에서 만들어 먹으면 어떨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요리를 좋아하는 나의 열정의 불이 켜졌다. 이번에는 당근 케이크를 만들어 보자!


다음날 바로 재료를 사고 레시피를 참고하여 생 첫 당근 케이크를 만들었다.

잘 구워진 스펀지를 반으로 자루고 중간과 윗부분에 치즈 크림을 얹혀 줬다. 그리고 마지막에 시나몬 가루를 뿌려주어 그 가게와 비슷한 비주얼로 만들어 완성 됐다.

실제로 먹어보니 파는 것보다 단맛은 덜했지만 아주 맛있었다.

 

당근 케이크 No.1인 그 가게는 다행히도 가맹점이 몇 개 있어 멀지만 가끔 가서 먹을 수 있는 거리에 있었다. 그래서 몹시 그 맛이 리울 때 찾아가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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