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서는 업데이트는 내 커리어의 방향성을 미리보기하는 방법입니다.
이력서 중간점검이 중요하다
머리가 저릴 정도로 못 잤다. 이번 주말은 그냥 잤다.
그리고 오래 미뤄뒀던 일을 했다. 내 커리어, 지금 잘 가고 있나? 빨간불인지, 초록불인지, 노란불인지 확인하는 시간.
입사한 지 벌써 6개월이 됐다.
MVP 런칭부터 주요 지표 달성을 위한 큰 액션들, 그 이후로 이어지는 개선, 유저 보이스 인사이트 도출까지. Zero to One을 매일 빠른 호흡으로 쳐내왔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팔로우하는 것 자체가 버거웠다.
빠르게 작업했던 초기 피쳐들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유저 경험 설계의 깊이가 생겼다. 버튼 하나의 이유, 어떤 요소가 등장하는 시점, 그걸 통해 유저가 느껴야 하는 감각. 단순히 빠르게 넛징해서 소구하는 게 아니라, 그 감각이 서비스 전체의 결로 이어지고, 시장에서의 경쟁력까지 연결된다는 걸 생각하게 됐다.
서비스의 시장 포지셔닝, 개념 정렬, 브랜딩까지. Zero to One에서 적합한 마케팅이 뭔지, 어떤 지표를 봐야 하는지, 유저에게 어떻게 소구해야 하는지. 디자인, UIUX, 시장 분석, 창업 경험까지. 내가 배운 모든 걸 총동원해서 서비스 전반을 보고 있다는 걸, 이력서로 나열하고 나서야 실감했다.
기획도 치고, 디자인 보랴, 이슈 대응에, 서비스 구조는 파악해야하는데, 이 도메인은 처음이고, 유저 답변도 하고, 오퍼레이션에 모더레이션, 유저리서치 하고 앱 심사올리고 등등. 서비스 초기라 어쩔 수 없는 구조이기도 하지만, 그 바쁨에 치여서 본질에 집중하지 못하는 환경이었다. 데이터를 제대로 팔로우하지 못했고, 중요한 것들을 깊게 파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이게 제일 한스럽다. 이력서에 나열해보니 더 아쉽다. 뿌듯함보다 '이걸 더 깊게 팠어야 했는데'라는 아쉬움이 먼저 온다.
이력서 업데이트를 했기 때문이다.
이력서는 수시로 업데이트해야 한다. 언제 어떤 제안이 들어와도 내가 준비되어 있으면 그건 기회가 된다. 준비가 안 되어 있으면, 그냥 흘러가는 한 장면에 불과하다.
가장 이상적인 업데이트 주기는 한 달이라고 생각한다. 기억은 생각보다 빨리 소멸되니까. 이번엔 6개월치 슬랙을 뒤지며 업데이트했는데, 정말 오래 걸렸다. 놓쳤던 데이터도 다시 보고 있다. 참 오래 걸린다.
시니어와 주니어를 나누는 건 연차가 아니다. 연차가 쌓여도 늘 해왔던 일을 반복하며 시간만 채우는 경우가 있다. 진짜 시니어는 변화하는 모습으로 증명한다. 조직 내에서 제일 어려운 문제를 풀고 있는가. 내가 하는 일이 조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가. 그게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환경을 탓하기 쉽다. 바빠서, 구조가 그래서, 어쩔 수 없어서. 근데 돈받는 프로라면 환경보다 내 부족함을 먼저 봐야 한다. 부족함을 느꼈으면 노력하는 것 말고 방법이 없다. 개선해야하는 구조는 가감없이 말하고 바꿔야한다. 그걸 깨달았다.
같은 문제도 다각도로 볼 수 있어야 하고, 깊게 생각해서 최선의 결과를 단시간에 도출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내가 앞으로 되고 싶은 모습이다.
다른 분들의 이력을 돕고, 채용을 돕는 것. 그것도 중요하다. 근데 나를 채우는 것도 중요하다.
다른 분들을 보는 시선으로 나를 돌아보니, 참 감사하고 아쉬운 6개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