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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반려 12 0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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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인순 Dec 24. 2023

위생 관리

반려견의 털은 겉털, 속털, 촉모로 이루어져 있다. 겉털은 길고 뻣뻣한 보호털로 속털을 보호한다. 속털은 겉털 아래쪽의 잔털로 뻑뻑하고 부드러운 털로 이루어져 있다. 속털은 단열 기능과 함께 겉털을 지지해 주는 역할을 한다. 촉모는 수염을 비롯해 그 밖의 얼굴 털로 바깥세계에 대한 정보를 감지하는 역할을 한다. 반려견의 털갈이는 대체로 속털은 1년에 두 번, 겉털은 1년에 한 번 정도이나 종에 따라 1년 내내 털갈이를 할 수도 있다. 반면 털갈이를 아예 하지 않는 종도 있다.

빗질은 반려견의 털 위생의 기본으로 빠진 털이나 오염물을 제거하고 청결하게 할 뿐만 아니라 빗질을 통해서 털 엉킴을 예방하고, 신진대사를 높여주거나 피부병 등 이상징후를 쉽고 빠르게 포착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또한 빗질을 해주는 행위를 통해서 반려견과 교감을 이룰 수 있다. 반려견의 빗질에 사용하는 빗은 종류에 따라 용도가 다르다. 고무 브러시는 고무재질의 핀으로 피부손상의 위험이 없고 바짝 자른 털에서 각질과 털을 빗어내는 데 사용한다. 슬리커 브러시는 촘촘하고 세밀한 금속 핀이 박혀 있어 털 아래의 각질과 빠진 털을 제거할 때 사용한다. 곱슬거리거나 거친 털을 정리할 때 좋다. 하지만 핀의 끝부분이 날카롭기 때문에 피부에 상처가 생길 수 있으면 털이 심하게 엉켜 있는 경우에는 반려견이 아파할 수 있다. 핀 브러시는 슬리커 브러시에 비해 핀이 더 두껍고 끝이 뭉뚝하여 피부의 손상을 피할 수 있다. 장모종이나 털이 부드러운 품종에게 흔히 발생하는 털 엉킴을 풀어줄 때 모질이 더욱 부드럽고 윤기 있게 관리된다. 콤 브러시는 빗살 간격이 다양하므로 털의 상태나 용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주로 장모종의 엉킨 털을 풀거나 꼬리와 발에 사용하는 부드러운 도구이다. 브리슬 브러시는 굵은 나일론 브러시로 빗질 후 반려견의 털에 있는 각질을 제거할 때 사용한다. 안면브러시는 작고 촘촘한 부드러운 빗살로 눈 주변의 털 관리와 눈곱 등 이물질을 정리하는 데 사용한다. 털의 종류에 따라 빗질의 빈도와 방법의 차이가 있다. 단모종은 털 관리를 주기적으로 할 필요는 없지만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고무 브러시로 빗질을 하고 브리슬 브러시를 사용하여 피부를 자극하지 않도록 털이 난 방향으로 빗질을 하여 각질을 정리한다. 중단모종은 털의 밀도가 높기 때문에 이틀에 한 번 정도의 빗질이 필요하다. 빗질은 브리슬 브러시를 이용해 털 반대 방향으로 빗질을 하여 빠진 털과 각질을 털어내고 털 아래를 빗어준다. 그다음 슬리커 브러시를 털이 난 방향으로 빗질하여 각질을 제거한다. 마지막으로 콤 브러시를 이용하여 꼬리와 발에 각질과 엉킨 털을 풀어준다. 장모종은 특히 빗질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빗질의 빈도는 평균적으로 매일 한 시간 정도이다. 슬리커 브러시와 같이 강도가 있는 빗을 이용해 털 방향으로 빗질하며 엉킨 털을 풀어준다. 이때 털이 길기 때문에 피부를 당길 수 있으므로 조심스럽게 진행해야 한다. 가슴이나 다리 아래에 엉킨 털을 풀어줄 때는 콤 브러시를 이용하고, 가위로 털의 길이를 다듬거나 엉키거나 외부 불순물이 끼일 우려가 있는 털을 제거한다. 털이 곱슬곱슬한 견종은 털을 자주 깎지 않기 때문에 털이 엉키기 쉬우므로 자주 빗질을 해 줘야 한다. 브리슬 브러시를 이용해 부드럽게 각질을 제거하고, 콤 브러시를 이용해 몸 전체의 엉킨 부위를 풀어준다. 다리, 발, 배 쪽에 주의를 기울여서 오염물을 모두 제거한다. 빗질은 거의 매일 꾸준히 해줘야 하기 때문에 반려견이 빗질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갖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빗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서 바닥에 빗을 두고 반려견이 빗에 관심을 보이면 보상을 줌으로써 긍정적인 기억을 만들어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빗에 관심이 없거나 피하는 반려견의 경우에는 빗을 쳐다보기만 해도 보상을 해주는 것에서 시작하여 반려견이 빗을 터치하는 단계까지 돕는다. 그다음으로는 손에 쥔 빗을 반려견이 스스로 다가와 터치하면 보상을 한다. 반려견이 스스로 빗에 터치를 하는 것에 자신감을 갖는다면 마지막으로 반려견의 몸에 빗의 등부분을 대는 것에서부터 점차 몸통에 빗질을 하는 방향으로 보상한다. 몸통을 빗질하는 것에 충분히 익숙해진 후 점차 발, 엉덩이와 같은 예민한 부분까지 천천히 시도한다. 이 과정은 수 일에서 몇 주에 걸쳐 이루어지는 과정이기 때문에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교육해야 한다.

반려견의 피부는 pH7.3~7.5로 약알카리성이다. 이러한 환경은 세균과 곰팡이균이 번식하기 좋기 때문에 반려견의 목욕은 중요하다. 그러나 잦은 목욕은 피부의 pH 균형을 무너뜨려 각질이나 습진 등의 피부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털이 건조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반려견의 목욕주기는 일반적으로 3~4주에 한 번 정도가 좋다. 반려견 목욕에 필요한 준비물은 반려견 전용 샴푸, 흡수성이 좋은 목욕 수건, 드라이어, 간식이다. 특히 반려견의 피부 환경은 사람과 다르기 때문에 사람용 샴푸를 사용하면 피부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반려견 전용 샴푸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려견의 목욕은 빗질에서 시작된다. 빗질 후 전신의 털을 적시는데 이때 물의 온도는 35~38도 정도의 미지근한 물이 좋다. 물을 적시는 순서는 엉덩이부터 뒷다리, 등, 가슴, 앞다리, 머리의 순서이다. 머리를 적실 때에는 귀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귀에 솜을 가볍게 끼워 넣어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털을 충분히 적신 후 동일한 순서로 샴푸를 하고 헹굼은 역순으로 하여 얼굴 쪽에 거품이 묻어 있는 시간을 최소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얼굴을 씻길 때는 코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목욕시간은 30분을 넘기지 않도록 한다. 목욕이 끝나면 귀, 다리, 꼬리의 물기를 짜고, 목욕 타월로 전신의 물기를 닦아준다. 수건으로 꼼꼼히 닦아주어야 드라이 기간이 단축될 수 있다. 드라이 바람의 온도가 너무 뜨겁지 않도록 주의한다. 드라이는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되 털의 안쪽까지 잘 말려주어야 한다. 목욕이 모두 끝난 후에는 간식으로 보상함으로써 목욕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을 남기면 이후 반복되는 목욕의 과정이 좀 더 수월해질 수 있다. 반려견이 목욕을 힘들어한다면 목욕 교육이 필요하다. 반려견이 목욕을 힘들어하는 이유는 상당히 다양하기 때문에 원인을 잘 파악해야 한다. 반려견이 샴푸나 물에 젖는 것을 싫어한다면 드라이 샴푸를 사용하여 샴푸연습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반려견이 목욕을 하는 장소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면 장소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욕실에 들어갔을 때 간식 보상을 통해서 장소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샤워기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면 샤워기의 물소리부터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목욕의 과정 틈틈이 간식 보상을 통해서 목욕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갖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으로 주기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부분이 발톱이다. 발톱이 너무 자라게 되면 발톱이 휘어지면서 발바닥을 찌르게 되어 걸을 때마다 통증을 느끼게 된다. 발톱 관리는 평균적으로 한 달에 1~2회를 주기로 한다. 실외견이나 매일 충분한 산책을 하는 경우에는 자연스럽게 마모되기 때문에 상태를 확인하여 필요한 경우에 손질해 주면 된다. 발톱 손질을 위해서는 반려견 전용 발톱 깍이, 발톱 갈이가 필요하다. 개의 발톱에는 신경과 혈관이 포함되어 있다. 어린 강아지의 경우 발톱이 반투명하여 신경과 혈관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으므로 신경과 혈관이 닿지 않는 길이에서 잘라준다. 발톱이 검거나 신경과 혈관을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울 때에는 불빛을 비추면 신경과 혈관을 확인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위생관리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질병에 쉽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반려견의 위생관리는 중요하다. 구강의 위생관리가 잘 되지 않을 경우 충치, 치주염 등에 의해서 구취를 유발할 수 있다. 개의 양치질은 충치예방과 잇몸 질환 예방을 위해 아주 중요하다. 양치질의 주기는 주 1회이다. 양치질을 위해서는 손가락 브러시 또는 반려견용 칫솔, 반려견용 치약이 필요하다. 어린 강아지 또는 처음 양치질을 시도하는 경우에는 손가락 브러시를 이용하여 양치질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양치질은 한 손으로 반려견의 입을 벌리고 음식찌꺼기, 치태, 치석이 끼지 않았는지, 구취가 나지 않는지를 확인하면서 다른 손으로 손가락 브러시 또는 칫솔을 이용해서 입의 뒤쪽에서부터 앞으로 원을 그리면서 이빨을 닦아낸다. 이빨의 안쪽 표면과 바깥쪽 표면을 모두 닦고 어금니와 소구치도 주의를 기울여서 닦는다. 동시에 잇몸 마사지도 해주는 것이 좋다. 양치질을 거부하는 반려견의 경우 칫솔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치약을 닭고기 맛이나 쇠고기 맛 등 기호성이 좋은 치약을 사용하면 양치질에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기 좋다. 양치질은 수 초간 짧은 세션으로 시작하여 반려견이 양치질에 익숙해지면 점차 시간을 늘리며 진행한다. 양치질 후에는 반드시 보상한다. 반려견의 이빨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양치질의 대안으로는 치과용 씹는 제품, 반려견용 이빨 티슈, 구강 스프레이 또는 젤, 생 뼈, 씹는 장난감, 코코넛 오일을 이용한 마사지 등이 있다. 이러한 대안은 반려견의 이빨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양치질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으며, 일반적으로 치주질환이 많이 발생하는 생후 2년부터 병원에서 주기적인 검진과 필요에 따라 스케일링을 통한 관리가 필요하다.

반려견의 귀는 털이 많이 자라는데 귀의 위생관리가 꼼꼼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털로 인해 통풍이 잘 되지 않아 박테리아와 곰팡이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특히나 비숑 프리제, 푸들 등과 같은 견종은 귀가 덮여 있기 때문에 통풍의 어려움이 가중되어 귀의 위생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귀의 위생관리는 한 달에 1~2회 정도를 주기로 한다. 귀의 위생관리를 위해서는 반려견 전용 이어 클리너를 사용한다. 귀의 위생관리에 앞서 반려견의 귀에서 악취가 나지 않는지, 귀지가 쌓여 있지 않는지, 염증은 없는지를 체크하고, 청결한 탈지면이나 거즈에 이어 클리너를 적셔 귀지나 오물을 부드럽게 닦아낸다. 귓구멍을 막는 털은 뽑아주는 것이 좋다.

항문낭은 항문을 둘러싸고 있는 괄약근 양쪽 5시, 7시 방향에 위치한다. 항문낭에서는 각 개체만의 특별한 냄새를 가진 액체가 만들어지며 이 액은 대변을 볼 때 직장의 근육이 항문낭을 밀어내면서 배출된다. 하지만 대변의 경도가 약해지면 항문낭을 압박하는 정도가 약해져 항문낭 액이 배출되지 못하고 쌓이게 되면서 염증이 발생하거나 배출관이 막히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푸들, 치와와, 라사압소, 코커스파니엘, 비글은 항문낭에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견종으로 항문낭 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 자연스러운 항문낭 액의 배출이 어려운 경우 한 달에 한 번 정도 항문낭을 짜줘야 한다. 장모종의 경우 항문 주변과 꼬리 시작 부분의 털을 짧게 관리하는 것이 위생적으로 도움이 된다. 항문낭을 짜는 방법은 꼬리를 등 쪽으로 올려 잡고 항문을 돌출시킨다. 손가락으로 항문의 5시와 7시 방향을 부드럽게 누른다. 이때 너무 강하게 누르면 항문낭을 상하게 하여 병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건강한 항문낭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섬유소가 풍부한 사료나 음식을 먹이고, 반려견의 체중을 비만하지 않도록 적정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어류추출 오메가 3 지방산, 유산균의 급여가 도움이 될 수 있다.

개의 눈물은 먼지나 알레르기 또는 결막염이나 각막염 등이 원인일 수 있다. 눈물이 갑자기 많아지거나 눈이 충혈되거나 자주 앞발로 눈을 비비면 수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눈물의 관리는 매일, 지저분하거나 눈물이 나올 때마다 해주면 좋다. 반려견의 눈물 관리는 청결한 수건이나 거즈 등을 적셔 눈곱이나 눈 주위의 더러운 부분을 부드럽게 닦아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심하게 지저분할 때에는 미지근한 물로 하면 쉽게 오염을 제거할 수 있으며, 안면브러시를 이용해 정리해 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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