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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너바스 이실장 Dec 21. 2022

기술자로 살아남으려면  블로그 관리를 꾸준히 해야!

기술자로서 홀로서기-4

2023년 부천 중동 보람마을 동남아파트 욕실세팅




블로그를 잘 운영한다는 것은 글을 잘 써야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말하고 싶은 것들을 솔직하게 쓰면 됩니다. 말이 좀 꼬여도 돼요. 어설퍼 보여도 괜찮습니다.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어요. 저는 블로그와 이곳 브런치스토리에도 제 손가락이 움직이는 대로 쓰고 있습니다. 작가로 성공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기술자로 당당하게 일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은 기술자가 되어야 할 것이 아니라 기자나 작가가 되어야 할 사람입니다.


블로그를 시작한다고 해서 바로 공사 상담문의가 들어오지는 않습니다. 실망할 수도 있어요. 자신이 작업한 현장과 느낀 점을 꾸준히 올리면, 글의 개수도 늘어나고 노출 빈도가 증가합니다. 조회수가 늘어나면 집주인으로부터 상담 문의도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블로그에는 제가 작업한 내용으로 글을 올리고 있고, 브런치스토리에는 제가 생각한 것들을 올리고 있습니다. 브런치스토리에도 꾸준히 글을 올리다 보면, 언젠가는 이너바스 이실장도 책을 낼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지금은 솔직히 막연한 느낌이지만, 언젠가는 그날이 오겠죠. "꿈은 이루어진다!"


"나도 작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기술자와 작가의 컬래버레이션! GOOD!"



제가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고 글이 몇 개 안 되었을 때는 문의가 없었습니다. '이 블로그를 계속해야 하나' 하고 낙담도 했었어요. 하지만 블로그에 '이너바스'를 홍보하여 상담 문의만을 받기 위해 글을 올란 것은 아니었습니다. 일에 대한 느낌과 시공과정을 올려놓으면 나중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나 자신을 위해 일기 쓰듯 올렸습니다.


제가 기술자로 독립한 후 블로그 관리뿐만 아니라 네이버 기술자 카페에도 꾸준히 홍보를 했습니다. 2019년 더운 여름입니다. 사장이 베트남으로 사업하러 떠난 지 1개월 지났을 때였습니다. 네이버 기술자 카페를 통해 욕실 리모델링 상담 문의 전화가 왔고, 집주인과 방문하기로 약속했어요. 현장은 남양주 퇴계원! 제품 카탈로그와 줄자, 다이어리를 챙겨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현장을 방문하기 위해 차를 몰고 가는 동안 부담감과 함께, 공사에 대한 기대와 설렘이 있었습니다.

2019년 경기도 퇴계원 현장

인터넷 홍보를 통한 공사의 첫 사례입니다. 그동안 욕실리모델링 공사는 우리집, 친구 집과 친구 장모님 댁까지 세 번 공사했었습니다. 지인을 통하지 않은 문의와 상담, 그리고 첫 공사는 이곳이 처음입니다.


2019년 경기도 퇴계원 현장

집주인과 친절하게 통화하고 약속을 잡아 방문했습니다. 낡은 집을 고쳐서, 신혼집을 마련한다고 합니다. 욕실이 지저분하고 냄새도 많이 나서 저에게 상담 요청한 것이었어요.

시공 전 욕실 사진

방문하여 욕실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욕실을 고치지 않고 사용하기는 어렵습니다.

주방타일 시공 전 주방 사진

주방도 산만합니다. 물 사용하는 곳은 타일로 마감되어야 하는데 벽지로 마감되어 있었어요. 페인트나 도배로 마감한 곳은 물 쓰고, 요리하면 얼룩이 생기는데 지우기 어렵습니다.  


집주인과 상담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견적서를 보냈습니다. 집주인이 곧 결혼하는데,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하네요. 최대한 가성비 있는 제품으로 하고, 비용도 최대한 저렴하게 해달라고 합니다.(많이 깎아달라고 합니다) 나 스스로 찾은 고객의 첫 공사를 개시하고 싶었어요. 견적서보다 금액을 낮춰 협의하고 공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공사는 저 혼자 직접 합니다.

욕실 리모델링 제품들과 재료들

공사 첫날 제품들과 자재, 공구, 장비를 집 안으로 옮겨야 합니다. 계단도 있고, 길바닥도 고르지 않아 핸드카를 사용할 수 없어서 제가 다 들어 옮겼어요. 타일 한 박스의 무게가 20kg! 타일만 20박스! 땀이 온몸에서 뚝뚝뚝, 비 오듯 떨어집니다. 2019년은 다른 해보다 따블로 더운 여름이었어요. 


이 현장이 편한 점도 있습니다. 입주 전이라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넓고 보양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했던 공사만 하더라도 생활하는 집 공사만 해봤으니까요. 신발을 벗을 필요도 없고, 공간이 넓어 제품과 공구들도 작업하기 편한 곳에 놓을 수 있었습니다. 아파트가 아니어서 소음민원 걱정 안 해도 되고, 작업을 늦게까지 할 수 있었어요. 먼지가 나도 신경 안 써도 됩니다. 욕실 공사가 끝난 후 도배와 장판을 교체한다고 하여 마음 편하게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저 혼자 작업하기 때문에 눈치 봐야 하거나 배려할 사람도 없어 홀가분했습니다. 잠시 쉬고 싶을 때 쉬고, 물 마시고 싶을 때 물 마실 수 있었어요. 안타까웠던 점은 제가 독립한 지 얼마 안 되어 작업선풍기를 갖출 생각도 못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경험을 해야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알 수 있어요.


욕실 철거와 제품 나르기가 끝나고 오후에는 주방타일을 시공했습니다.

주방타일 시공 후 사진

사이즈 작은 쪽타일입니다. 타일 한 장 무게가 가벼워 작업하기 편하지만 시간은 더 걸립니다.

주방타일 시공 후 사진

주방타일은 유광 쪽타일(100*300)이고, 메지는 진회색입니다. 이렇게 공사 1일 차가 지나갔어요.

욕실 벽타일 작업 중

벽타일 작업 중입니다. 레이저레벨기를 켜고 타일수평을 맞춥니다. 타일스페이스를 모두 꽂아 메지 간격을 동일하게 했어요. 타일에 단차가 조금이라도 나면 때서 다시 붙였고, 함빠(온장이 아닌 잘라 붙이는 타일)도 1mm 이상 틀리면 다시 커팅해 붙였습니다. 시간제한이 없어서 가능한 일이었죠. 작업할 때에는 너무 집중한 나머지 피로감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집 오면 피곤하여 잠자리에 눕자마자 잠들었습니다.

욕실 시공 후 사진

돔천장 설치했습니다. 몇 달 전 우리집 욕실의 꺾인 천장도 작업했고, 친구 장모님 댁에서 천장이 낮아 돔천장을 어렵게 작업했던 경험 때문에 이렇게 천장이 높은 사각형 욕실 돔천장 작업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어려운 것을 경험해 보면 기본이 쉽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욕실 시공 후 사진
욕실 시공 후 사진

욕실에 세면대 하수 배관이 없습니다. 샤워기만 있던 자리라 그렇습니다. 세면대 배수는 세탁기 유가를 써서 물을 내려 보냅니다.


공사가 끝났습니다. 혼자 공사하다 보니,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지저분했던 욕실과 주방이 내가 봐도 깔끔하게 바뀌었습니다. 공사가 마감된 것을 본 집주인이 "욕실이 너무 예뻐서 다른 집에 온 줄 알았어요!" 라며, 공사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잘 되었다고, 정말 마음에 든다고 칭찬해주었습니다. 저렴한 비용에 욕실과 주방이 이렇게 바뀌면 가성비 있는 것! 맞습니다.


사장이 없어도 나 혼자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이제야 완전히 기술자로 독립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를 '사장님'이라고 부르는 호칭이 어색하지 않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인터넷 블로그를 꼭 운영해야 합니다. 지인을 통해서, 소개를 통해서 지역에서만 주로 일하시는 기술자도 많은데, 그러면 일이 많지 않습니다. 일이 없으면 공사를 하더라도 제대로 된 공사비나 시공비를 받기 힘들어지고, 항상 '을'의 입장에서 고객들을 상대해야 합니다. 받을 것은 당당하게 요구하면서, 자신감 있게 일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아요. 공사는 집주인과 기술자가 동등한 입장에서 견적 금액이 결정되어야 합니다. 기술자도 거절할 권리가 있어야 해요.

고객들의 마음 씀씀이가 좋지 않거나, 공사를 할만한 상황이 아니라면(비용은 적게 들이면서, 집주인의 기대치와 퀄리티는 높은) 거절도 해야 합니다. 기술자가 하기 싫은 일을 거절할 수 없다면 일도 점점 재미 없어지고 기술자를 포기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기술자의 블로그 운영은 중요합니다.



1. 네이버에 블로그를 만들고, 글을 올리고 관리해야 한다.

블로그를 만들고, 당신이 시공했던 사진과 느낀 점을 올리면서 홍보해야 합니다. 블로그 글에는 해시태그도 등록해서, 검색이 잘 될 수 있도록 해야 해요. 당신이 가진 기술과 당신이 시공할 수 있는 지역들을 해시태그로 등록하면 검색이 더 잘 됩니다. 자세한 것은 유튜브에 "블로그 만들기", "블로그관리"로 검색해 보세요.



2. 블로그를 하면 계속 레벨업 하는 멋진 기술자가 될 수 있다.

블로그를 하면 깔끔하게, 아름답게, 완벽하게 하려고 당신도 모르게 노력하게 됩니다. 사진이 예쁘게 나와야 하니 마무리까지 깔끔하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정리도 깔끔하게 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블로그에 글을 쓰려면 작업했던 순서와 방법을 머릿속에서 재생하게 되는데, 이것은 바둑기사들이 시합을 하고 복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 상황에서 더 좋은 방법, 내가 구매해야 할 공구와 소모품이 생각납니다. 당신의 기술과 준비성이 레벨업 되는 것입니다.



3. 블로그를 잘 꾸미고, 글을 잘 올리고 싶다면 다른 기술자 블로그도 참고한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장이 작업하는 것을 보면서 기술을 배우듯, 블로그를 잘하는 분들 글을 보면서 따라 해 보세요. 글뿐만 아니라 블로그 구성, 블로그 디자인도 따라 하면 더 멋진 블로그를 만들 수 있습니다. 좋은 점이 있으면 배우고, 자신이 생각하기에 '이건 쫌 아니다' 싶은 것들은 안 하면 됩니다. 기술자는 배우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어야 합니다.



4.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다.

어떤 일이든 벼락치기하듯 한꺼번에 하는 것보다 꾸준히 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기술자의 일이 대부분 몸으로 하는 일이라, 집에 오면 많이 지치고 피곤하겠지만, 그래도 해야 합니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블로그에 글 올려야죠. 자기 자신을 알리고, 내가 작업한 것들을 알리고, 내가 가진 기술을 알린다는 것도 기술자가 자신감을 충분히 가질 수 있게 합니다. 당신이 쓴 블로그 글을 봐주는 분이 있고 댓글을 달아주는 좋은 분들이 있습니다. 블로그에 글을 올려야 할 동기와 힘이 생깁니다. 그런 무공해 에너지를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꾸준하게 블로그에 글을 올려야 합니다.



5. 블로그는 나의 히스토리이다.

기술을 배우면서, 그리고 기술자로 공사를 하면서 일기 쓰듯 블로그에 사진과 글을 올려 보세요. 내 기술의 역사가 됩니다. 그 동안 내 기술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확인할 수 있고, 기술자로 자부심을 느낄수 있습니다. 먼 훗날에 그때를 회상하며 추억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100% 완벽한 공사는 없다. 하지만 고객을 만족시켜야 하는 것이 기술자의 최소한이다."

[이너바스 이실장 명언-14]



이너바스 이실장이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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