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화 - 베짱이의 아들 키우는 방법
우리나라 부모들은 과거나 지금이나 자녀를 잘 키우겠다는 강한 열망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자녀가 특별하다고 생각하며, 일반 분유 대신 프리미엄급 분유, 산양유, 그리고 고가의 유기농 이유식을 선택한다. 이러한 제품들은 일반 제품의 세 배 이상의 가격이다. 또한, 성장 보조 영양제를 함께 제공하는 것도 흔한 일이다.
이러한 경향은 단지 음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고가의 명품 유모차를 구매하고, 아동 패션 명품 플랫폼을 통해 고가의 의류를 구입하는 등, 자녀 양육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아이 한 명을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이 상당하다. 과연 이러한 방식이 최선인지 깊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 아들 포카칩! 조금씩 커나가면서 엄마 아빠 말을 점점 듣지 않는다. 자기가 하고 싶은 데로만 하려고 한다. 엄마가 하라는 것은 안 하고, 하지 말라는 것은 꼭 한다. 먹지 말라는 것은 먹고, 먹으라는 것은 안 먹는다. (어른들도 누군가 지시하면 마음속에서는 하기 싫지만, 어쩔 수 없이 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심한 경우에는 생떼 부리며 누워버리는 경우도 있고, 물건을 던지거나 부모를 때리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 부모는 참 힘들다. 이 녀석이 크면 어떻게 될지 걱정도 되고!
천재인 내가 볼 때, 어린이들이 부모 말을 잘 듣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자기 주관이 생기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의 나이로 보면 4~5세부터 시작되는 듯하다. 이때부터 부모의 역할은 중요하다. 부모가 화를 내서 강압적으로 해도 안된다. 부모가 화를 낼 때 자기의 급한 성격 때문에 화를 내는 건지, 아이를 위해 훈육을 위해 화를 내는 건지 생각해 봐야 한다.(대부분 부모의 혈압이 올라 성이 안 풀려,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해 화를 내는 경우가 대다수다. 화를 내는 부모는 고혈압인 경우가 많다) 이런 생각의 단계를 거치며 부모 또한 어른이 되어 가는 것이고, 내면적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아이가 해서는 안될 일을 하는 것을 "아직 어리니까~" 하면서 방치해도 안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육아에도 천재 메뚜기 베짱이인 나는 포카칩에게 무언가를 하게 할 때, 무언가를 하지 말아야 할 때를 그것을 왜 해야 하는지, 왜 하지 말아야 하는지 이해시키려고 노력한다. 이것을 했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의 결과를 비교하며 어른을 상대하듯 진지하게 말해준다. 처음은 당연히 힘들다. 그리고 아이가 해줬으면, 하지 말았으면 하는 것들을 아이에게 지시하기 전에 부모 자신이 생각해 봐야 한다. 내가 하라고 하는 것은 아이를 위해서 인가? 아니면 내가 귀찮아지기 때문인가? 아이에게 설명해 주지 않고 무조건 해!라고만 한다면 아이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때만 무서워서 듣는 척한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돌아간다. 만약 부모가 아이에게 그것을 해야 하는 이유를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면 아이에게 지시할 수 없다. 부모 자신도 왜 아이가 그렇게 해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니까.
아이가 4~5세 정도 되면 부모가 하는 말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어릴 때는 부모의 말 보다(아이가 이해는 하지만) 본능 대로 움직여지게 될 수밖에 없다. 어른들도 습관을 갑자기 바꾸는 것은 너무 어렵지 않은가? 계속 꾸준히 설명하다 보면, 당시 상황에서는 아이가(아이도 자존심이 있다) 자존심 때문에 바로 말을 듣지는 않지만, 다음에 같은 상황에서는 아이도 부모가 설명한 것을 한번 생각해 보고 행동하게 된다. 그러면서 아이의 행동이 점차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아이가 점점 커갈수록 이해의 폭은 넓어진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가 아이에게 설명하면서 지시하게 되면, 아이도 나중에는 자기가 왜 이렇게 하는 지를 부모에게 설명하기도 한다. 이런 습관을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길러줘야 한다. 아이가 10세를 넘어가서 바로 잡으려고 하면 그것은 너무나 힘들고 어렵다.
부모와 아이가 합의하여 규칙도 정한다. 서면으로 합의서를 작성하여 보관하고 합의된 규칙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부모가 규칙대로 하지 않으면, 아이도 규칙을 어기게 될 것이다. 아이가 규칙을 어겼을 때에는 처분 조항대로 반드시 시행한다. 그렇지 못하면, 정한 규칙도 무의미하다. 중요한 것은 아이와의 다른 합의를 하더라도 지켜지기 힘들다.
아이가 말할 때 경청하고, 아이의 기분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아이가 잘하면 칭찬도 해주고, 아이와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 공부해라! 밥 먹어라! 샤워해라! 이 닦아라! 이것은 대화가 아니다. 아이가 흥분했을 때는 흥분을 가라앉힐 시간을 주어야 한다. 아이가 잠시 혼자 있고 싶다면 혼자 잠시 두어도 된다. 엄마들은 아이와의 이 사건을 즉시 해결해야 엄마 자신의 마음이 시원해지고 풀리기 때문에, "도대체 너 왜 그러는 거야? 말 좀 해봐!" 하며 닦달한다. 어른도 억울하고 기분이 좋지 않을 때에는 누구와도 말하고 싶지 않다. 조용히 혼자 있고 싶을 뿐! 아이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잠시 혼자 있고 싶다면 혼자 잠시 두어도 된다. 아이가 흥분이 가라앉으면 진지하게 대화를 시작해 본다. 좋은 부모가 되길 원한다면 아이의 입장이 되어 보아야 한다.
아이가 밥을 먹지 않을 때, 부모들은 어떻게 해서든 먹이려고 밥을 떠먹여 준다. 아니면 밥을 다 먹으라고 강요한다. 이것은 잘못되었다. 어른들도 입맛이 없거나 밥을 먹기 싫을 때가 있다. 아이도 그렇다. 강압적으로 먹게 되면 소화불량이 되거나 심한 경우 구토를 하게 된다. 밥 한 끼 안 먹는다고 아이가 아프거나 성장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 시간이 지나 배가 고프면 밥 먹고 싶다고 밥을 달라고 할 것이다. 다만, 아이 밥을 다시 차리기 부모가 귀찮아서 아이에게 제때에 밥 먹으라고 강요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밥은 배고플 때 먹고, 먹기 싫을 때는 굳이 안 먹어도 되는 것이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잘 먹는 시기도 있고 잘 안 먹는 시기도 있다.
인간관계는 밀땅을 잘해야 좋은 관계가 유지된다. 부모와 아이의 관계도 다르지 않다. 아이를 계속 당기기만 하면 사이만 나빠질 뿐이다. 어른들도 누군가 관심을 가지고 항상 지켜보고 챙겨준다면 너무 부담스럽고 불편하여 관계를 정리한다. 부모도 마찬가지로 아이가 너무 사랑스러워 항상 붙어서 챙겨주게 되면 아이는 밀어내고 싶어 진다. 부모는 아이에 대한 적당한 무관심이 필요하다.
부모는 아이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 부모는 하지 않으면서 아이에게만 하라고 하는 것은 아이의 반감만 키울 뿐이다. 아이가 책을 읽거나 공부를 했으면 한다고 생각한다면, 부모도 그 시간에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해야 한다. 아이는 생각한다 "왜 나만 공부하라고 하는 거야? 엄마 아빠는 책도 안 보고 휴대폰만 들여다보면서~"
말은 안 해도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아이가 생각했을 때 억울한 마음도 들 것이다. "넌 학생이니까 공부해야 하는 거야!"라고 하는 것은 이유가 되지 않는다. 부모는 아이가 보는 앞에서 공공규칙(쓰레기 투척, 노상방뇨, 무단횡단 등)을 어기면 아이는 그렇게 해도 된다고 자연스럽게 생각한다. 부모는 아이가 가야 할 길을 알려주는 선도자이다. 꼼수와 잘못된 길을 알려주면 안 되겠지~
부모는 아이에게 다 컸다고 말해주면 정신적으로 성장한다. 부모가 아이를 어리다고만 보면 아이 자기 자신도 어리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어리다고 생각하면 할 수 있는 것이,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자립심을 키워야 할 것이다.
"우리 포카칩 양말도 혼자 신고 다 컸구나!"
"우리 포카칩 배고프면 알아서 밥도 챙겨 먹고 다 컸구나!"
다 컸다고 이젠 어린아이가 아니라고 말해주면, 아이는 자신도 성장했다고 믿으며 부모에게 의지하는 일이 줄어든다. 하지만 넌 아직 어린애야! 엄마가 해줄게! 이런 말을 하게 되면 아이는 몸은 크지만 마음은 아직 어린애로 남는다. 아이가 유년 시절이 되면 집안 일도 같이 해야 한다. 청소도 같이 하고, 설거지하는 법도 알려주고, 간단한 요리도 직접 만들어 보게 한다. 저개발국가에서는 아이들이 열 살만 되어도 어른 못지않게 한몫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아이는 어른들이 하는 일을 따라 해 보고 싶어 한다. 어른들이 하는 일을 아이가 직접 해보면 아이는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아이가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 아이가 집안일을 도와줬다면 칭찬하는 것을 잊지 마라. 부모에게 아이는 인정받고 싶어 한다. 아이는 돌봐줘야 하는 대상으로서가 아닌 가족 구성원으로 인정받고 싶어 한다. 부모의 칭찬은 아이를 인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 아이는 성취감도 느낄 수 있고,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자립심이 커질 것이다. 이렇게 성장해야 부모에게 의존하지 않는 당당하고 씩씩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
아이를 어리다고만 보지 마라. 10살 정도 되면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해 주고 진지하게 대해야 아이가 내면적으로도 성장한다. 가끔 부모의 고민도 아이에게 상담해 보아라. 부모가 자신을 어리다고만 보지 않고, 자신을 존중해 주는구나 하고 느낄 것이다.
포카칩에게 "네가 만약 이런 경우라면 넌 어떻게 할 것 같니?", "네가 만약 이런 일을 당했다면 넌 어떻게 할 거야?" 물어본다. 아이에게 질문을 많이 해야 한다. 질문을 많이 해야 아이는 생각을 하게 되고 생각하는 힘을 키우게 된다. 생각하는 힘이 커지면 어른이 되어 무엇이든 현명하게 결정할 수 있고, 억울한 일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
나불나불이가 그러는데~
베짱이인 내가 나이를 먹더니 잔소리가 늘어났다고 한다. 자기 귀에서 '피'난다고 한다. 나불나불이는 아직 모르는 것 같다. 내가 천재메뚜기 베짱이라는 것을.
나불나불이가 우리 아들 포카칩에게 로열젤리를 매일 먹이고, 고가의 명품 의류를 구매하고, 포카칩이 메뚜기 고급 영어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자 개미조직에서 받는 나의 넉넉한 수입(?)도 모자라게 되었다. 포카칩을 잘 키우기 위해 써야 할 더 많은 식량이 필요했다. 주 6일 근무로 바뀌면서 일주일에 하루를 집에서 포카칩과 보낼 수 있었는데, 이것도 포기해야 할 수도 있겠다. 추가 수입을 위해 주말 알바라도 뛰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