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봄, 소나타'
기쁜 수다 가득한
봄날의 정원
깨어나는 것들과
피어나는 것들에의
축하 인사
가만히 들여다보는
아이의 가슴속
솟아나는 음의 꽃다발
봄은 소나타
여름
'여름, 빗방울 행진곡'
빗방울의 건반은
가볍고 경쾌하게
두 손을 높이
행진. 행진.
신이 난 발걸음이 격해질수록
분주한 음표들의 외침
가볍지만 힘차게
스! 타! 카! 토!
가을
'가을악장 단풍곡'
붉게 물든 별들
내린다
오랜 꿈인 듯
바람을 타고
내린다 내린다
눈을 떠도 감아도
선명하게 들려오는
색의 연주
나무 밑 홀린 아이
어느새 도톰한 별이불 덮고
붉디붉은 꿈을 꾼다
겨울
'겨울, 안단테'
깃털처럼 내려앉아
하얗게 번지는 고요
눈의 연주
모두가 잠드는
겨울밤
자장가는 따스한
모닥불의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