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한 두 발
불러 세우고
눈을 들어 하늘을
기억해 낸다
달리느라 놓쳐버린
풍경을 눈에 담고
휘젓느라 바빴던 손을 거두어
네게 닿는다
아무것도 해내지 못한 채
오늘이 끝나버릴까 두렵던 마음
들켜도 괜찮을 만큼
해가 참 가깝구나
빛이 가장 강렬한 시간
볕이 가장 따뜻한 시간
멈추어 너를 보기에
가쁜 숨 고르며
남은 하루 꿈꾸기에
땀으로 축축해진 영혼
널어 말리기에
딱 좋은
오후 두 시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평균 수명을 80세로 잡고
80년을 하루로 계산해 보니
제 나이는 하루 중 오후 2시 더군요.
(역으로 제 나이를 계산해 보지는 말아 주시길!)
생각보다 이른 오후여서
놀랐고. 어쩔 수없이 기분이 좋았습니다.
오후 두 시라니!
하루 중 해가 가장 쨍쨍하고 따뜻한 시간
무엇을 다시 시작하기에
조금도 늦지 않은 그런 시간 이잖아요.
작업을 하는 내내
한 친구가 떠올랐습니다.
"아직 늦지 않았어. 우리 함께 힘을 내자."
라고 전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나 봅니다.
우리만의 암호 같은 추억을 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