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웃지 않는 건
뾰로통해서이고
친절하지 않은 말투는
뾰족한 성격 탓이야
툭 내뱉어진 가시들
덮어쓴 거죽이 되어
마음을 베이고
영혼을 파이는 건
훑고 돌아선 그들이 아닐 텐데
긁히고 찔리며
두꺼워진 딱지 속에
무른 속살 숨겨봐도
이미 열려버린 마음일랑
추스르지 못할
여린 너인걸
아무에게나 웃지 않는 건
누구에게나 가볍지 않은 마음,
과하게 친절하지 않은 말투는
꾸밀 수 없는 맑음 인 것을
질세라 세운 가시
쓰다듬으니
말랑한 솜털이었고
모서리마다 번진 빛은
들여다보니
너만의 무지개였구나
너는 그런 아이지
시간과 마음을 들고
다가가 눈을 맞출 때에야
모난 각들 물결 되어, 밀려오는
깊고 짙은 바다 같은
'세모'라는 글자는 왠지 그 이름부터 뾰족한 것만 같지 않나요?
삼각형을 주제로 한 mobile sculpture 작업을 하며
세모가 만들어내는 곡선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뾰족한 세모가 곡선이 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으로 시작했지만
세모의 각들로부터 자유로워지니
오히려 유려한 곡선이 가능하더군요.
어쩌면 저는 자주 겉모습만 보고
판단을 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섣부른 순간이 가시가 되어
누군가를 아프게 할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