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유서 아님. 그냥 새벽감성임
매년 돌아오는 생일이지만,
지난 생일에 많은 축하를 받으며
저의 탄생이라는 작은 이벤트가
얼마나 축복된 일인지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저에게 베풀어주는 그 소중한 마음들에
보답하고자 늘 노력하지만,
그럼에도 부족함이 있을 걸 압니다.
그래서
그 마음들에 보답하는 편지를
끄적여 보았습니다.
작가명 <에이스>라는 익명에 가려
제가 이런 글을 남겼으리라고는
절대 모르시겠지만,
언젠간 이 편지도
주인들에게 닿기를 소망합니다.
2025년 3월.
제 생일을 축하해 주신
많은 친구분들, 동료분들, 가족들
제가 아주 많이 사랑합니다.
때론 제가 미울 것이고
때론 제게 고마울 것이고
때론 한심 할 테고
때론 멋질 겁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아요.
크나큰 이 세상에
저와 인연을 맺어주셔서
참 감사합니다.
짧았든, 길었든 간에
그 소중한 시간들을 귀히 여기며
보답하는 마음으로 살게요.
저라는 사람은 참 저에게도 어렵습니다.
외향적이고 활달한 면도 있지만
동시에 혼자 깊숙한 굴을 팔 때가 있어요.
무언가에 꽂혀서는 만족할 때까지
수없이 부딪치고 부서진답니다.
부서져버린 저를 다시 한 데 모아
한 덩이가 되기까지 좀 오래 걸릴 수 있어요.
그 시간 동안 당신은
제가 당신께 소홀하다고 생각하실 수 있어요.
하지만 부디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당신의 마음을 저버린 것이 아니란 걸,
단지 다른 것에 몰입하던 시간이 있었음을.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시간이 지난 게 아니라면,
빨리 달려가 지난 시간만큼의 곱절만큼
그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란 걸.
저와 친밀하지 않은 분들은
제가 공감을 잘하고 부드럽다고 생각하십니다.
mbti : F 일 것이라 말해주셔서 어찌나 감사하던지요.
공감이 어려운 이기적이었던 제가
노력한 보람이 있나 봅니다.
한편, 저와 친밀한 분들은
단호하고 직설적이라며 mbti: T 이거냐며
배신감 어린 표정을 지어주시더라고요.
네. 저 T입니다.
사회가 멱살 잡고 끌어올려준 공감능력이
제가 잠금해제되는 순간엔 소용없더라고요.
허허 악의는 없습니다.
그저 제 생각과 판단, 해결방법을 제시해서
같이 돕고 싶었을 뿐입니다.
너무 섭섭해하지 말아 주세요.
저를 무장해제하게 만든 당신을
많이 아낀다는 증거이니까요.
저의 이런 면까지 품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감사인사를 빙자한 저의 tmi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올해 시작부터 참 다사다난했는데,
마무리가 잘 되려는 액땜이겠죠?
당신의 한 해도
이루고 싶은 모든 것 이루시길,
몸과 마음이 건강하시길,
가끔 고되더라도 행복하시길,
많이 웃고 즐기고 느끼고 경험하시길.
당신의 삶이 즐거운 여정이시길,
그 여정에서 제가 어느 순간만큼은 함께이길 바라며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