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3 가족 9 - 사업을 시작하며 완벽할 필요는 없어

중년 남자의 잡생각

by B 밀


결혼 전 와이프는

플로리스트였다.


금융사에 다니다가

뜻한 바가 있어 직장을 그만두고,

다시 몇 년간 공부를 하여

사업자등록증을 받으며

본인의 제2의 인생을 설계하게 되었다.


바로 그 시점,

나와 만나게 되었다.


일사천리의 준비와 결혼,

그리고 출산.


이제 본인의 새로운 일을

막 시작할 시점에

위의 큰 이벤트들을 겪고 나니

와이프의 플로리스트로의 커리어는

끝이 났다.



간간히 지인들을 통해

조화나 화환을 보내 달라는 연락이 오면

아는 곳을 통해 연결해 주는

연락책 정도의 역할만 할 뿐.


그것도 몇 년이 지나고 나니 연락이 뜸해졌다.




쉬는 동안 와이프와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커리어를 다시 살려 보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을 했다.


플로리스트가 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했는데

가정주부로 살면서 썩히기에는

너무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여보, 여차 저차 해서.. 당신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다시 한번 플로리스트를 해보는 게 어떨까?”

: 나 육아휴직 복직하게 되고, 아이들도 점점

커가고 하면 생활비가 많이 드는데,

당신도 돈을 좀 벌어오면 안 될까?


“응. 좋은 생각인데,

이제 그 일을 안 한지도 오래돼서,

감각도 다 잃어버린 것 같아.”

: 갑자기? 왜 뜬금없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거야?

편하게 잘 지내는데..


“그래도 다시 하다 보면, 감각이 돌아오지 않을까?

원한다면 꽃집 하는 것 알아봐 줄 수 있어.”

: 아니. 초반 투자를 해서라도, 지속적인 수입이

들어오면 좋을 것 같아서 하는 이야기지.

앞으로 살기가 영~ 쉽지 않을 것 같아 하는 말이야.


“근데, 내 성격이 워낙 완벽주의자인데,

뭐 하나 만들어서 판매를 하려고 해도,

내 맘에 안 들면 남들에게도 쉽게 판매를 못 하겠어.”

: 어쭈, 투자까지 해 주며 일하라고?

싫어. 그냥 지금이 난 좋아.


“사업을 시작하면서 완벽할 필요는 없어.

어디선가 보니 사업은 그냥 저지르고 보는 거래.

일단 시작을 하면서 단점을 보완해야지,

단점을 고민하다간 시작도 못 한다고 하더라고.”

: 사는 게 힘드니, 같이 좀 벌자고.


“맞는 말이네. 근데, 난 내 성격이 고쳐지지 않으면

쉽사리 도전하지 못할 것 같아.”

: 내 성격 10년 넘게 봤지?

전혀 고쳐지지 않지?

그러니 난 일 할 생각이 없다는 거야.


“하하. 그래. 그래.

급한 건 아니니 천천히 한 번 생각해 봐.

난 단지 당신이 아이만 키우다가

나중에 아이들이 커서 떠났을 때,

큰 외로움을 느끼지 않을까.. 해서 한 말이야.”

: 음.. 지금은 전혀 생각이 없구나.

그래도 좀 생각해 봐 봐.


“근데, 오빠가 쉬면서 우리가 이렇게 잘 지내게

된 것 보면, 나중에 애들이 커서 떠나도

잘 지내지 않을까?

여기저기 여행도 좀 많이 다니고.”

: 지금처럼 집안 일도 잘하고, 애들한테도 잘하고,

좀 더 열심히 일 하며 돈도 더 벌어.

나중에 여행도 다녀야지.


“그래. 당신 말이 맞네.”

: 외벌이 확정!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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