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3 가족 23 - 동네 아줌마

중년 남자의 잡생각

by B 밀


육아 휴직 중,

어느 날인가

와이프가 담배를 피우러 나가는

나를 붙잡는다.



“오빠, 그렇게 입지 말고,

옷 좀 제대로 입고 나가.”

“응? 아니, 나 바로 요 앞에서 담배 한 대 피우려고”


“아는데, 그래도 동네 아줌마들이

오빠 봤다고 이야기들을 하니깐

나갈 때 좀 갖춰 입으라고.”



처음엔 무슨 소리인가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그 말 뜻을 이해했다.



나야 회사를 다니다가 잠깐 쉰다고 생각하며

동네를 어슬렁 거렸으나,

동네의 아줌마들은 본인들의 생활터전에서

낮에 돌아다니는 남자가 눈에 띄나 보다.




같은 아파트 바로 옆 동에 살고 있는 동료가

자기의 와이프가

자전거를 타고 가는 날 봤는데

내 얼굴 표정이 너무 안 좋았다며,

카톡을 보내 무슨 일 있냐고 묻는다.


“응? 아니, 전혀 없는데?

내 표정이 왜 안 좋았지?

낮에 자전거 너무 많이 타서 힘들어서 그랬나?”




학원차를 타고 내리는 둘째를

집으로 데리고 왔는데,

와이프가 A의 엄마에게 카톡이 왔다며,

“A 엄마가 오빠 옆에 서 있다가

인사를 하려고 했는데,

표정이 안 좋고,

핸드폰만 보고 있어서 인사를 안 했다고 하네.”


응? 표정이 안 좋다고?


애 기다리면서, 핸드폰으로

열심히 오락만 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그 외에도

동네를 마실 나가다 보면

날 알아본 아주머니들이 어찌나 와이프에게

연락을 하는지,,,


내 일거수일투족이 다 보고되고 있는 느낌이다.



내가 워낙 사람들 얼굴 못 알아보기로도

주변인들 사이에서 유명하지만,

그걸 떠나서

보통의 아빠들이

길가다 어찌어찌 알게 된 동네 아줌마들을 만나도

대부분은 기억을 못 하지 않나?

(단독주택도 아니고 아파트에 살면..)



아무 생각 없이

동네를 활보하고 다녔는데,


어느 순간..


집 밖을 나가기가 두려워진다.



와이프만 무서운 줄 알았는데,

동네 아줌마들도 무섭다.



P.S. 이후로는 집 근처에 있는 카페는 들르지 않는다. 동네 한강 공원에서 쉴 때도 날 봤다는 사람이 있어, 아예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건너가서 휴식을 취하곤 했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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