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남자의 잡생각
결혼 후, 언젠가부터
회사의 동료들이 하는 말이 있다.
비가 아주 많이 오는 날에는
“B밀님, 휴가 중이시다~”
라는 말이다.
신기하게 여행만 갔다 하면,
비가 왔다.
비가 좀 오는 정도가 아니라,
제주도에 놀러 갔을 때는 관측 사상 최고였고,
베트남에 갔을 때는 도착과 동시에 태풍이 왔고,
그 어느 장소이건,
일기예보가 좋다고 해서 예약을 하면,
예약과 동시에
일기예보는 점점 안 좋게 변하다가
출발과 동시에 비를 양동이로 퍼붓는다.
(거의 90%의 확률이다.)
하지만,,
항상 내가 여행 갈 때
비가 왔던 것은 아니다.
2-30대 시절,
그때의 나는 어디를 가건 날씨가 좋았다.
당시 친구들에게 나는
해를 몰고 다니는 사나이였다.
와이프와 만나 연애를 시작하고,
처음 둘이 2박 3일로 여행을 갔다.
와이프 왈,
본인은 여행을 갈 때마다
비가 와서 걱정이란다.
난 나는 여행 갈 때마다 해가 쨍쨍 뜨니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여행지는 안동 하회마을에서 1박,
강원도 주문진 펜션에서 1박이다.
도착한 안동 하회마을은
가을임에도 불구하고
돌아다니기 힘들 정도로 햇빛이 쨍쨍이다.
둘 다 땀을 한 바가지 흘리다가
내가 말한다.
“거 봐. 나랑 여행 다니면 해를 몰고 온다니깐~”
다음날 차를 타고
안동에서 주문진으로 향한다.
가는 중간,
날씨가 조금씩 흐려지기 시작한다.
‘일기예보에는 날씨 좋다고 했었는데?’
의아해하며 도착한 주문진의 펜션.
저녁에 바비큐를 해 먹기로 했으나,
갑자기 쏟아지는 비에
펜션 밖을 나오지 못할 지경이다.
“아.. 나 때문인가 봐”
당시의 애인인 현 와이프(설명이.. 참..)가 말한다.
“하하. 한 번씩 주고받나 보네~
그럴 수도 있지, 뭘~”
난 대수롭지 않은 듯 쿨하게 말한다.
뭐..
연애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밖에 나가 놀아서 뭐하겠는가?
방 안에서만 놀아도 재밌지~.
그런데..
그날 이후,
여행을 갈 때마다,
미친 듯이 비가 온다.
아직까지도…
아마 그날,
나는 몰랐지만,
하늘이 나에게 경고해 준 것 같다.
너, 와이프 기운에 눌려 살거니 조심하라고.
아.. 쫌!!!
더 확실하게 경고해 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