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5 가족 25 - 드러난 진실

중년 남자의 잡생각

by B 밀


창원에서 대학교수를

하고 있는 동생이 있다.

‘전 직장’ 동료였는데, 뜻한 바가 있어

오래전 회사를 관두고

교수의 길을 가게 되었다.


육아휴직 기간,

이 친구를 만나러 창원에 내려갔었는데,

저녁 술자리에

친구가 이야기한다.

“형. 행복하게 잘 살고는 있고?

형수는 잘해줘?”


“고럼~ 아주 잘 살고 있지.

와이프도 잘해 주지”


“그렇겠지.

형수가 형 콕 찍어서 소개해 달라고 했으니,

엄청 잘하겠지.”


응?

이건 무슨 소리인가?

(와이프와 날 소개해 준 친구가 이 녀석이다.)


“뭔 말이야? 그냥 네가 나랑 잘 맞을 거 같다고

소개해 준 거 아녔어?

와이프가 날 찍어서 소개해 달라고 했다고?”


“응? 아.. 내가 이야기 안 했나?

사실은 형수가 형 소개해 달라고 해서,

내가 주선해 준거야.”


와이프와 나는 ‘전 직장’ 동료였지만,

난 본사에 있고, 와이프는 지점에 있어서

서로 얼굴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이였다.

(나는 본 적이 없다.)

서로가 전 직장을 나와

다른 직장, 다른 일을 할 때 소개를 받았었다.


“아~ 진짜야?

와이프는 날 예전부터 알았던 거네?

이건 뭐 식스센스급 반전인데?

왜 이야기 안 했어?”


“응? 내가 이야기 안 했었어?

한 줄 알았는데?”


하기사 남의 일이니, 관심도 없는 거겠지.


와이프가 날 콕 찍어 소개해 달라고 했다니..

어쩐지 우쭐해진다.


집에 돌아가서 와이프에게 이야기해야지.. 하다가

술 먹은 다음날,

친구가 말한 내용이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난 기억력이 안 좋은 편이다.)




육아휴직 기간,

컨설팅 회사를 다니는 친구 A를 만났다.

나와 ‘전 직장’ 동료이자,

현 직장에도 같이 있다가

모종의 이유로 퇴사하고 회사를 옮긴 친구다.


이런저런 일상의 이야기를 하다가

친구가 와이프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아! 맞다! 생각해보니,

내가 ‘전 직장’ 다닐 때, 지점에 간 적이 있는데,

너 와이프가 널 소개해 달라고 한 적이 있었어.”


“뭐?”


아니, 결혼 한 지 십 수년이 지나도록

전혀 모르고 있던 사실을,

짧은 육아휴직 기간 동안

두 명에게서 들으니,

이건 아무리 기억력이 나빠도 잊어버릴 수가 없다.


와이프가 나와 만나려고

여기저기 이야기를 했었다니..


이 녀석들은

어떻게 그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있지?


남의 일이니, 중요하지 않다 생각해

기억에서 잊고 살았을 수도 있고,

당시의 나는 이야기의 99%가

일 아니면 관심이 없던 사람이었으니

말할 기회가 없었을 수도 있고,

지금이야

일상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주저리주저리 할 수 있게 발전을 했으니,

본인들도 같이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하다

갑자기 생각이 났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빼박 증거를 잡은 후,


그날 밤,

와이프에게 이 사실을 이야기한다.


듣는 와이프는 순간 당황한 듯하다.


자기는 기억에 없다고 한다.


뭐.. 대수로운 일은 아니지만

난 우쭐해하며 말한다.


“그렇게 날 만나고 싶었어요~~~ 우쭈쭈”


“아.. 뭐래? 아니.. 그게 아니고..

모냐면.. 그건 말이지..”


와이프가 계속 당황한 듯 횡설수설이다.



상당히 귀엽다.


오랜만에 와이프가 무섭지 않다.





P.S. 그런데,

그렇게 날 만나길 원한 것 치고는,

십 수년간 나를 대하는 걸 보면..

친구들이 잘 못 들었나..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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