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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 밀 Oct 28. 2022

082 가족 35 - 자녀 교육 (3)

중년 남자의 잡생각


육아휴직 기간,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커서 되고 싶은 꿈을

적어오라는 숙제가 있었다.


첫째와 둘째,

둘 다 뭘 써야 하냐고

엄마와 아빠에게 물어본다.


와이프는 하고 싶은 것이 어떻게 없냐고,

자기 꿈 하나를 못 쓰냐고,

아이들에게 화를 낸다.


아이들이 묻는다.


“그럼 엄마는 꿈이 뭐였어?”


“응? 어...”


나무랄 때는 언제고,

정작 와이프는 자신의 꿈이 뭐였는지를

아이들에게 설명하지 못하고 버벅거린다.


아이들은 타깃을 바꿔 아빠에게 묻는다.


“그럼 아빠는 꿈이 뭐였어?”



[예상되는 시나리오]


“응. 아빠의 꿈은 화가, 천문학자, 컴퓨터 공학자,

물리학자였어.”


“그럼, 왜 그거 안 하고 있어?”


“응, 할아버지가 반대를 해서 못 했어.”


“왜 반대를 했는데?”


“할아버지가 옛날 사람이라, 법대가 아니면…

어쩌구 저쩌구..”


위와 같은 이야기를 해야 할 것을 생각하니,

나도 막상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무엇이 되고 싶었는지,

엄마, 아빠도 제대로 대답을 못하니

아이들은 되려 엄마, 아빠에게 핀잔을 주고,

부모는 모두 꿀 먹은 벙어리가 된다.




그날 밤,

와이프와 맥주를 한 잔 하며 이야기한다.


이게 바로 내가 우려했던 부분이었다.


일주일에 학원 7-8개를 다니면서

영어, 수학, 국어, 과학 등을 배우고

문제를 잘 못 풀 경우에는

와이프가 매일 아이들에게 화를 내며

잘 풀 때까지 반복 학습을 시키지만,

 

정작,

본인들은 되고 싶은 것이 하나도 없어

본인의 꿈을 엄마, 아빠에게 물어보는 것.


왜? 무엇을 위해 공부를 해야 하는지 모르고

무의식적으로 공부를 하는 것.


내가 생각했던 최악의 결과이다.


그리고

와이프도 이런 일이 발생하고야,

적잖이 당황한 눈치이다.




그날 이후,

아이들 학원이 줄거나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부모와 아이들 간의 대화에는 변화가 생겼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직업과 연결시켜 말을 해주고,

아이들이 흥미를 갖는 일은

그 직업은 무엇인지,

그 분야의 위인은 누구였는지 등을

말해 주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꿈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인테리너 디자이너, 화가, 선생님 등등.


계속 변하기는 하지만,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말하기 시작하는 것을 보니

가슴속에 울컥함이 올라온다.




육아 휴직에서 복귀 한 지금,

첫째와 둘째의 꿈이 같아졌다.


아이돌(Idol)


가슴속에 육아휴직 때와는 다른

울컥함이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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