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만나기 전 오빠는 떡볶이를 1년에 1번 먹을까말까 했다고 한다. 심지어 마라탕은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나를 만나는 2년동안, 오빠는 평생 먹을 떡볶이와 마라탕을 다 먹은 것 같다고 한다.
나의 최애 음식은 떡볶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마라탕과 마라샹궈가 그 뒤를 따르고 있었다. 여자들은 왜 이렇게 매운, 탄수화물 덩어리들을 사랑할까?참 신기하다. 여자로서 나도 그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할 순 없다. 그냥 끌리니까. 그냥 맛있으니까. 그게 다다. 아! 그리고 마법의 날이 다가올 때면 정~말 이 두 음식이 너무나도 땡긴다. 그저 그렇게 태어난 것을 어찌하겠나.
처음에 오빠는 나를 만나고 살이 쪘다. 워낙 마른 체형인데도 나랑 데이트를 하다보니 군살이 붙었다고 한다. 나와 함께 먹는 음식때문이었던 것 같다. 나는 밀가루 음식, 자극적인 음식을 참 좋아한다. 나도 이게 나쁜 식습관이라는 걸 잘 알고 있지만 좋은 걸 어떡하냐며..
그래서 연애초반에 오빠는 나와 함께 떡볶이로 식사하고 도넛으로 디저트를 먹거나, 마라탕으로 식사하고 투썸 아이스박스 디저트를 먹었다. 심지어 내가 음식을 조금씩 남기면, 그마저도 먹었으니 살이 찔 수밖에 없었던거다.
오빠는 워낙에 가리는 음식이 없지만, 나는 가리는 음식이 꽤 있어서(해산물, 족발, 곱창 등) 아마 데이트할 때 오빠는 음식에 조금은! 불만이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항상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먹자고 하고, 뭘 먹어도 좋다고 하는 오빠지만.
그런 오빠가 최근 들어서는 먼저 마라탕을 먹자고, 또 떡볶이를 먹자고 말한다. 초롱초롱한 눈으로 오늘은 어디 마라탕집을 갈까, 오랜만에 엽떡 어때?하는 오빠를 보면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럽다.
또 외식하고 나면 항상 "디저트는 뭐 먹을까?" 물어보는 오빠. 우리 건강엔 그다지 좋지 않은 것이겠지만, 그래도 그런 오빠의 모습이 참 귀엽다.
점점 닮아가는 우리를 보는 것도 같고, 서로가 좋아하는 것들에 함께 애정을 주는 우리가 정말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