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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지 비치에서의 추억

우리의 마음 속에서 빛나는 별, 그 추억

by 토숭이 Feb 2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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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와 남자친구의 최애 여행지는 호주 시드니이다. 그 많은 유럽의 예쁜 장소들을 다녀봤건만, 그 어떤 것도 이기지 못한 사랑스러운 장소, 시드니.


 그리고 그 중에서도 쿠지비치(Coogee Beach)는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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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쿠지비치에 도착하면 기대만큼 예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잔디에 앉아계시던 할아버지 덕분에 더 풍경이 예뻐졌다잔디에 앉아계시던 할아버지 덕분에 더 풍경이 예뻐졌다


해변 위로 올라오면 푸릇푸릇한 잔디와 나무가 뿌리를 곧게 내리고 있다. 푸른 바다와 윤슬, 크림색의 부드러운 모래, 그리고 그 위엔 싱그러운 잔디.

호주는 어떻게 이렇게 만들어져 있을까. 누가 해변과 잔디의 조화를 생각해낸건지 천번만번 칭찬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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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컨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

시원한 산들바람과 푸르고 물기어린 잔디, 적당한 간격으로 노래하는 파도소리, 그리고 내 옆의 사랑하는 사람.


 쿠지비치에서 우리는 어찌나 행복했던지 서로 껴안고, 춤을 추고, 흥얼흥얼 노래를 불렀다.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끊임없이 행복하다고 되뇌었지. 세상의 모든 것들이 우리의 사랑을 응원하고 축복해준다는 것이 이런 느낌일까. 과장이 아니다.


 그 날의 바람이 어땠는지, 내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이 얼마나 푸르렀는지. 패스 마켓에서 사온 시드니 커플티를 갈아입고 벤치에 앉아 사진을 찍고, 조잘조잘 수다를 떨다가도, 조용히 파도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눈을 감고 서로의 어깨에 기댔던 그 날. 쿠지비치에서의 몇 시간의 추억이 나와 오빠의 마음속엔 결코 꺼지지 않는 별빛이 되어 우리가 절망할때, 힘들때, 화가 날때, 다시 평온한 마음으로 돌아오도록, 그리고 다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어주고 있다.


 나이가 조금 더 들면 또다시 가기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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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없는 사랑스러웠던 시드니.

2월의 어느날, 오빠와 나의 마음의 문을 두드리고, 조심스레 들어와, 가장 깊은 곳에서 우리를 밝혀주는 별이 되었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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