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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우 Sep 12. 2024

9월 두 번째 주 일지

쿠데타와 혁명의 차이

‘그’를 제외한 나머지 팀원, 나를 포함한 인원은 3명. 모두 ‘그’에게 질리도록 질려있는 상태다. 웬만해선 ‘그’와 섞이고 싶지 않고 긍정적으로 대했던 나도 지금은 꽤나 힘에 부치는 상황이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한다 한들 나도 한없이 연약한 인간이기에 나를 돌보는 데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옳다. 그래서 말을 굳이 하지 않을 때도 있고 억지로 ‘그’의 기분을 맞추지 않는다.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고 본다.      



최근 팀원들끼리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어떻게 할까 고민했다. 항상 ‘그’가 없으면 문제점에 대해 공유하곤 한다. 그런데 어느 날 ‘그’에 대한 우리의 정보를 최 상급자, 그러니까 대표님에게 얘기를 하자는 말이 나왔다.      

 C : 제가 총대 멜 테니까 대표님이랑 면담신청 할까요?


쿠데타 같은 것일까? 생각했다. 그와 동시에 머릿속을 굴려보았다. 이 면담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그리고 실제적 대처 방안이 강구될지에 대해서 말이다. 내가 현재 속한 회사는 굉장히 인간적인 곳이다. 중소기업이기에 사람도 그다지 많지 않아 서로가 어느 정도 서로에 대하여 알고 있다. 대표님 역시 그렇다. 싫은 소리를 잘하시지 못하고 이렇게 문제가 된다고 한들 대표님이 어떤 처리를 해주실지는 미지수였다.   

  

 나 : 면담을 한다고 하면 저희끼리 동일한 의견이 있어야 될 것 같아요. 

중구난방이 되어서는 절대 안돼요. 저희끼리 의견을 서로 취합해요.     


면담에 있어 나는 첫 번째로 팀원의 의견 갈림이 절대적으로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대표님이 우리에게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라고 물어보면 동일한 답이 나와야지 그런 부분에서 어중이떠중이 떠넘기기 등의 행동이 나와서는 안된다. 우리는 지금 큰 배에 같이 탑승한 것이고 같은 지향점을 바라보고 항해를 해야 했다. 면담을 하자는 얘기가 나온 뒤 한 주 동안 서로가 서로의 생각 등을 정리해서 공유하자고 했다. 그리고 나는 어제 그 글을 정리했다.     


아이폰 메모장에 정리를 하였는데 정말 끝도 없었다. 그의 문제를 나만의 주관적 시점이 아닌 객관화시켜야 했다. 실제 업체나 타인에게 부정적인 피해가 미치는 것을 적으려 노력했다. 그리고 면담의 취지를 정리했고 예시안도 몇 개 넣었다. 아직도 끝나지 않았지만 글을 쓰면서도 꽤 지친다. ‘그’는 왜 이럴까. 정말로 ‘그’는 왜 그럴까. 어디가 어디서부터 꼬인 건지 어떻게 풀어주려 해도 풀어지지 않는 거대한 실타래. 풀린 부분은 많다. 풀린 실을 당기면 이내 다시 그 이후에 있는 매듭에 걸리고 만다. 풀리지 않는다.     


면담의 실효를 생각했다. 어떤 부분이 해결될 수 있을까.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있다. 

첫째, 변화 없음. 이 부분이 제일 막막하다. 그래도 우리의 의도상 대표님께 모든 것을 알려드리고 판단은 대표님이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변화 없는 것에 일개 직원이 어떻게 대응할 수는 없다. 마음이 떠나는 것 외엔.     


둘째, 팀장의 위치변화. 내 생각엔 유력한 부분이 있다. 나는 ‘그’가 팀장으로서는 미달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팀장은 결정하고 판단하는 자리가 아니라 팀을 융합시키고 아이디어가 배출될 수 있도록 도우며 의견을 취합하고 팀원들의 사기를 증진시키는 자리라고 본다. ‘그’는 굉장한 개인주의이기 때문에 팀과 불융합되며 아이디어를 저해시키고 의견을 취합하지 않으며 사기를 저해한다.      


셋째. 이것은 가장 가능성이 낮다. 팀장의 퇴사. 대표님이나 팀장이나 충격적 결과로 치닿지 않는 이상 이 일은 일어나기 어렵다. 그러나 내심 우리들은 바라고 있다. 사실 그가 없음을. 그러나 문제는 언제나 일어나기 마련이다. 팀장이 없다 한들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지나친 꿈의 비약이다. 그러나 그 또한 팀원들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 너무나도 ‘그’에게 질려버린 탓일까.           


나머지 팀원의 면담은 과연 혁명이 될 수 있을까

아니면 진압당할 상상만 가득했던 쿠데타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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