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서평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는 한동안 에세이 베스트셀러로 군림했던 작품이다. "다정함은 체력에서 나온다"는 말을 지금은 많이 사용하지만 이 책에서 나는 이 구절을 처음봐서 더 울림이 있었다. "다정함은 체력에서 나온다"는 말은 심경의 변화가 아닌 육체의 변화가 우리 마음의 상태를 지배한다는 말처럼 들렸다. 한마디로 하드웨어가 바쳐줘야 마음도 여유가 생긴다는 말이다.
예를들면 작가는 몸이 지치면 몸이 귀찮아져서 다정함과는 거리가 멀어질 때가 있는 반면에 자신의 몸이 고단하지 않을때는 시키지 않은 것도 척척 잘해내고 찌개도 끌여주는 다정한 남편이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결국 "다정함은 체력에서 나온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것이다. '혼자가 좋다'는 말은 사실 그만큼 청년층들이 지쳐있다는 반증일지도 모른다. 살아날 체력이 없으므로, 인간관계에서 몸도 마음도 다 찢겨서 상쳐 입었음으로 혼자가 낫겠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인지도 모른다. '은둔청년'은 살아날 체력이 고갈된 다정함이 아닌 '체력'을 비롯한 탄력성도 다 어르러진 청년들의 상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의 인상깊은 장면은 또 하나가 있다.
바로 할머니에게 여행을 가자고 한 것을 거부하면서 할머니가 말해준 대사들이다. "화장실 가는것도 태산"이라면서 손사래를 쳤는데 그 말이 와닿았다.
"얘, 너 늙으면 젤루 억울한게 뭔지 아냐?"
"주름?아냐,돈? 그거 좋지. 근데 그것도 아냐.
할미가 젤루 억울한건 나는 언제 한번 놀아보나 그것만 보고 살았는데, 지랄. 이제 한번 놀아볼라치니 다 늙어버렸다.
야야 나는 마지막에 웃는 놈이 좋은 인생인줄 알았다.
근데 자주 웃는 놈이 좋은 인생이었어.
그러니까 인생 너무 아끼고 살지 말어. 꽃놀이도 꼬박꼬박 댕기고. 이제보니 웃음이란 것은 미루면 돈처럼 쌓이는 것이 아니라 더 사라지더라."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중에서)
자신에게 선물을 할 줄 알게 될 때 비로소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쩌면 내 돈, 내 상황이 그다지 넉넉치 않더라도 소소하게나마 나에게 의미를 부여하며 내게 위로의 선물을 해보며 사는 것이 더 많은 웃음을 주는 삶이 아닌가 생각해보게 된다. 자주 웃는 것이 힘들기에 한 번 더 크게 웃길 바라는 인생인데, 그게 답이 아니라는 것에서 더 큰 충격을 먹었다. 하지만 그런 충격을 줄 수 있었기에 베스트셀러가 된 느낌도 있다.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는 작가 자신의 삶과 지금 새태가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또한 역설과 은유가 잘 버무려진 제목이 이목을 끌었다. 언제봐도 짧고 멋진 제목이다. 에세이긴 하지만 많은 철학을 가르쳐준 책이었다. 행복, 그리고 삶에대해 "어떻게 살것인가"와 같은 생각을 다시금 하게 만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