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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스토리, 단순한 연대기가 되면 망한다

by 혜온

여러분은 한 브랜드를 처음 접했을 때, 그 브랜드가 언제부터 존재했는지 궁금해본 적이 있나요? 어떤 브랜드는 오래된 역사 속에서 신뢰를 얻고, 어떤 브랜드는 신생임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첫인상을 남깁니다. 그런데 단순히 "우리는 50년 된 브랜드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브랜드 히스토리의 전부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브랜드의 역사는 단순한 연대기(Chronology)가 아니라, 강력한 스토리텔링 자원(Resource)입니다. 중요한 건 언제 시작했느냐가 아니라, 지금까지 어떤 방식으로 소비자와 연결되었느냐입니다. 브랜드의 히스토리를 제대로 활용하면, 소비자와의 관계를 더욱 깊이 있게 만들 수 있습니다. 오늘은 브랜드의 역사적 서사를 강렬한 마케팅 자산으로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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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히스토리는 ‘과거’가 아니라 ‘스토리텔링의 무기’다

브랜드 히스토리를 활용할 때 가장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단순히 과거의 사실들을 나열하는 것입니다.

"우리 브랜드는 1975년에 설립되었고, 1980년에는 첫 번째 제품이 출시되었으며, 1995년에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연대기를 단순히 나열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합니다. 여러분이 역사를 자랑하는 브랜드라고 해도, 소비자는 "그래서 뭐?"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큽니다.


브랜드 히스토리는 단순한 연대기가 아니라, ‘스토리텔링의 무기’로 활용될 때 힘을 가집니다. 히스토리를 마케팅 자산으로 활용하려면, 연대기가 아니라 브랜드의 기원과 진화 과정이 소비자와 어떤 관계를 맺어왔는지 보여줘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한 브랜드가 이렇게 말한다고 해봅시다.

"우리는 1975년에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역사가 아니라, 소비자와 함께 성장해온 50년입니다. 우리 브랜드의 첫 번째 고객은 아직도 우리의 제품을 사랑합니다. 그 이유는 단순히 제품이 오래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시대에 따라 변화를 거듭하면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지켜왔기 때문입니다."

이제 소비자는 ‘이 브랜드는 단순히 오래된 것이 아니라, 고객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구나’라는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6a8e5230d47362ebd4d79cac979aa1d4.jpg Herman Miller ad┃Timeline




‘오래된 브랜드’보다 ‘기억될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

어떤 브랜드는 100년이 넘었지만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희미해지고, 어떤 브랜드는 단 5년 만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브랜드의 역사가 길다고 해서 자동으로 신뢰를 얻는 것은 아닙니다.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기억되려면, 단순히 "우리는 오래된 브랜드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이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를 전달해야 합니다.


여기에 어떤 브랜드가 있습니다. 이 브랜드는 30년 전 작은 공방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그 30년 동안 브랜드가 소비자와 어떤 순간을 함께해왔는가입니다.


"우리는 30년 전 작은 공방에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30년 동안 우리 제품이 수많은 사람들의 중요한 순간을 함께해왔다는 점입니다. 첫 월급을 받고 우리 제품을 산 고객, 부모님에게 선물한 고객, 인생의 특별한 순간을 우리와 함께한 고객. 우리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이런 식으로 브랜드의 히스토리를 소비자의 경험과 연결할 때, 단순한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감정적인 스토리로 변모하게 됩니다.


f2fb48b13c219daa6e598b68450a2673.jpg photo by @Emily K.




브랜드 히스토리를 마케팅 자산으로 만드는 법

그렇다면, 어떻게 브랜드의 역사를 단순한 연대기가 아닌 강렬한 브랜드 경험으로 만들 수 있을까요?


✔ 브랜드의 핵심 메시지를 설정하라
브랜드의 역사는 단순한 날짜와 사건이 아니라, 브랜드가 변함없이 지켜온 ‘핵심 가치’를 보여줘야 합니다. 오래된 브랜드라고 해도 "우리는 변하지 않았다"가 아니라, "우리는 시대에 맞게 변화하면서도, 본질적인 가치는 지켜왔다"고 말해야 하는 것이죠.


✔ 소비자의 경험과 연결하라
브랜드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단순히 ‘우리는 이런 일을 해왔습니다’가 아니라, ‘소비자는 이런 경험을 했습니다’로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브랜드의 역사는 소비자와의 관계 속에서 완성됩니다.


✔ 스토리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라
긴 글보다, 한 장의 사진이나 인포그래픽이 더 강력할 때가 많습니다. 브랜드의 역사적 순간을 시각적으로 구성해 소비자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1c5e44a323a699430e7d00cd69c1af62.jpg Ordinary Lifee Brand identity Design



여러분의 브랜드는 그저 ‘오래된 브랜드’인가요? 아니면, 소비자의 기억 속에서 강렬하게 자리 잡는 ‘기억될 브랜드’인가요? 브랜드의 역사는 과거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이제, 여러분의 브랜드 스토리를 어떻게 만들어갈지 고민해볼 차례입니다.




SUMMARY

1. 브랜드 히스토리는 단순한 연대기가 아니라, 소비자와의 관계를 보여주는 강력한 스토리텔링 도구이다.


2. 단순히 ‘오래된 브랜드’가 아니라 ‘기억될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 소비자가 브랜드와 함께한 순간들을 강조할 때, 브랜드의 역사는 감정적인 가치로 변모한다.


3.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설정하고, 소비자의 경험과 연결하며, 시각적인 스토리텔링을 활용해야 한다.


4. 브랜드 히스토리는 숫자가 아니라, 소비자의 기억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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