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SNS에서 브랜드 세계관을 구축하는 방법

by 혜온

만약 내일,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서 모든 브랜드가 사라진다면, 여러분은 어떤 브랜드를 가장 먼저 떠올릴까요? 단순히 ‘어제 본 제품 광고’가 아니라, 그 브랜드가 가지고 있던 고유한 분위기, 감각, 철학 같은 것들 말입니다.


우리는 특정 브랜드를 기억할 때 제품을 떠올리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브랜드가 제공했던 경험입니다. 요즘 소비자들은 더 이상 브랜드를 단순한 ‘상품을 파는 존재’로 여기지 않습니다. 오히려 하나의 세계를 구축하는 창작자, 혹은 ‘나의 라이프스타일을 완성시켜 주는 존재’로 인식하죠.


이제 브랜드의 경쟁력은 단순한 제품력이 아니라, 어떤 세계를 구축하고, 소비자를 그 안으로 끌어들이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그렇다면, 브랜드는 어떻게 SNS를 활용해 ‘자신만의 세계관’을 만들고, 소비자들이 그 안에 머무르게 할 수 있을까요?

de69780be8608439fb17174621a9c6cb.jpg 사람들은 자기 자신만의 '그것'이 되어줄 수 있는 브랜드를 찾는다┃photo by @savannah



브랜드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문다

오늘날 SNS는 브랜드에게 하나의 ‘디지털 공간’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이 공간은 단순한 마케팅 채널이 아니라, 브랜드의 세계관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장소가 됩니다.


‘디올(Dior)’의 인스타그램을 살펴보면 단순한 제품 사진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창조한 우아하고 환상적인 세계관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DIOR.png 마법처럼 찬란한 토스카나 지방의 햇살을 받으며 새로운 오뜨 주얼리 컬렉션인 Diorama의 첫 번째 챕터 - DIOR

디올은 컬렉션을 단순히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패션과 예술, 문학, 심지어는 자연 속 신비로운 분위기를 한데 녹여 ‘디올이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엮어서 보여줍니다. 이러한 전략 덕분에 디올의 브랜딩은 단순히 “명품 옷”의 브랜드가 아니라, “이 옷을 입으면 나도 이 세계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강한 감각적 경험을 선사하게 되는 것입니다.

디올.png




브랜드가 주인공이 아니다, 소비자가 주인공이다

SNS에서 브랜드가 세계관을 구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브랜드가 ‘이야기를 독점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유저는 브랜드가 이미 만들어놓은 스토리를 따라가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그 스토리를 함께 써 내려가는 능동적인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아크테릭스.png

‘아크테릭스(Arc'teryx)’는 아웃도어 브랜드이지만, 단순한 기능성 제품 홍보가 아니라, 실제 사용자들이 경험하는 ‘야외에서의 모험’ 자체를 브랜드 서사의 중심에 둡니다. 유저들이 직접 자신의 등반 경험을 공유하고, 브랜드는 이를 SNS에서 적극적으로 확산시키면서 브랜드의 스토리는 단순한 ‘상품 설명’이 아니라, ‘경험의 기록’이 됩니다.


이러한 방식은 브랜드가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돕습니다. 보다 큰 시야로 바라보면, 사람들은 ‘아크테릭스’를 팔로우하는 것이 아니라, ‘아크테릭스를 입고 떠나는 나만의 모험’에 가치를 두며 팔로우하는 것입니다.

5f149d90cceb30ae7002f8184c8ae799.jpg @GORPCORE-TEX MAGAZINE




SNS의 알고리즘은 세계관을 증폭시킨다

브랜드가 구축한 세계관이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되기 위해서는, SNS의 알고리즘이 이를 증폭시키는 방식도 이해해야 합니다.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감정적 반응’이 강한 콘텐츠를 선호합니다. 단순한 정보 전달형 콘텐츠보다, 스토리를 담은 브랜드 콘텐츠가 더 많은 상호작용을 이끌어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메종 키츠네(Maison Kitsuné*는 단순한 패션 브랜드가 아니라, 음악 레이블 ‘키츠네 뮤지크(Kitsuné Musique)’, 라이프스타일 카페 ‘카페 키츠네(Café Kitsuné)’ 등을 운영하며 패션, 음악, 미식이 결합된 라이프스타일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콘텐츠들은 그저 1차원적인 제품 홍보가 아니라, 브랜드가 지향하는 특정한 음악, 문화, 감성을 함께 녹여냅니다. 덕분에 팔로워들은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마치 브랜드가 만들어낸 문화적 경험을 공유하는 일원이 되는 듯한 감각을 경험하게 됩니다.

https%3A%2F%2Fkr.hypebeast.com%2Ffiles%2F2018%2F10%2F1-3.jpg?q=75&w=800&cbr=1&fit=max photo by @hypebeast

이러한 감각적 경험이 반영된 콘텐츠는 유저들의 정체성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SNS 알고리즘에 의해 ‘다른 비슷한 감성을 가진 사람들’에게 노출되면서 브랜드의 세계관은 더욱 빠르게 확산됩니다.

메종키츠네.png




브랜드의 세계관이 강할수록 유저들은 ‘자기 표현’에 사용한다

SNS에서 가장 성공적인 브랜드 세계관은 사용자들에게 ‘자신을 표현할 언어’를 제공하는 브랜드입니다. 사람들이 단순히 브랜드의 제품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 브랜드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싶어 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photo by @Sonya Tkachuk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의 ‘타비 슈즈’는 단순한 신발이 아니지요. 왜일까요? 타비 슈즈를 신는 것은 하나의 패션 선택이자, 자신만의 예술적 감각과 취향을 표현하는 행위가 됩니다. SNS에서 타비 슈즈를 신은 사진을 공유하는 소비자들은 단순한 제품 리뷰를 남기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세계관과 자신을 연결하는 ‘자기표현’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매력적인 세계관을 가진 브랜드는 유저들이 브랜드의 일부가 되도록 유도합니다. 소비자들은 단순한 ‘팔로워’가 아니라, 브랜드 세계관 속에서 살아가는 ‘캐릭터’가 되는 것이죠.




브랜드가 주는 선물은 ‘세계’다

이제 브랜드는 더 이상 단순히 제품을 파는 기업이 아닙니다. 소비자들은 ‘나를 더 나답게 만들어 줄 브랜드’를 찾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브랜드는 단순한 물건으로서의 상품이 아니라, ‘하나의 세계’를 제공해야 합니다.


당신의 브랜드는 어떤 세계를 구축하고 있나요? 제품이 아니라, 브랜드의 철학과 정체성이 담긴 하나의 ‘경험’을 제공하고 있나요?


브랜드가 ‘단순한 물건’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감각과 감성을 자극하는 하나의 세계가 될 때, 유저들은 브랜드의 가장 강력한 홍보자가 됩니다. 그리고 그 순간, 브랜드는 단순한 로고로서의 존재를 넘어, 하나의 문화가 됩니다.

71364eb3e45559982e14dae2077e5f1b.jpg photo by @lerjash

이제 브랜드는 소비자의 일상, 삶을 바꾸는 ‘세계’가 되어야 합니다. 여러분의 브랜드는 사람들에게 어떤 세계를 제안하고 있나요?





SUMMARY

1. SNS는 브랜드 세계관을 구축하는 무대다. 단순한 제품 홍보를 넘어, 브랜드의 감각적·문화적 정체성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2. 소비자는 브랜드가 아니라, 브랜드가 제시하는 라이프스타일을 팔로우한다. 브랜드의 스토리를 소비자가 직접 경험하고 확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3. 브랜드 세계관은 사람들의 자기표현 욕구와 맞물릴 때 강력해진다. 소비자가 브랜드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싶어 하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