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서 브랜드 스토리가 퍼지는 비밀
여러분은 오늘 몇 번이나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쇼츠에서 멈춰 섰나요? 우리는 끊임없이 쏟아지는 짧은 영상의 홍수 속에서 순간적으로 도파민을 자극하는 콘텐츠에 무의식적으로 반응합니다. 그런데 왜 특정 브랜드의 영상만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다시 보고 싶게 만드는 걸까요?
우리가 좋아요를 누르는 이유는 사실 콘텐츠 자체의 화려함이나 재미 때문만은 아닙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정체성과 연결되는 콘텐츠에 더 깊이 반응하도록 진화했습니다. 브랜드가 전하는 메시지가 소비자의 내면 깊숙한 감정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자극하느냐가 콘텐츠 확산의 진정한 열쇠입니다. 즉, 브랜드가 제시하는 이야기를 통해 소비자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더 풍부하게 만들고 싶어 합니다.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효과적인 브랜드 스토리는 짧은 영상 속에서 소비자의 실제 생활을 밀도 있게 압축해 보여줍니다. 그저 아름다운 제품 사진이나 홍보 영상으로는 더 이상 소비자의 감정을 잡을 수 없습니다. 브랜드가 소비자의 일상과 밀착하여, 그 일상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순간을 보여줄 때, 소비자는 자신도 모르게 브랜드 콘텐츠에 공감하고 공유합니다.
홈 카페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Blue Bottle)'은 단순한 커피 제품 홍보를 넘어, 소비자들이 집에서 커피를 즐기는 ‘의식적인 순간’을 강조하는 짧은 영상을 제작했습니다. 영상 속에는 커피를 내리는 섬세한 손길, 차분한 음악, 그리고 한적한 아침을 즐기는 소비자의 모습이 담겨 있는데요. 이 콘텐츠는 ‘커피를 마시는 행위’가 아닌 ‘커피를 통해 여유를 찾는 감각적인 경험’을 강조하며, 소비자들은 이를 보며 "나도 저런 순간을 갖고 싶다"는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이처럼 소비자는 단순히 제품이 아니라, 제품이 만들어내는 ‘라이프스타일’과 ‘감각적인 순간’에 끌립니다. 그리고 브랜드가 이런 순간을 얼마나 세밀하고 공감 가게 연출하느냐에 따라, 콘텐츠의 확산 가능성이 결정됩니다.
유튜브 쇼츠 역시 짧고 강렬한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에게 즉각적인 자극을 주고, 소비자가 그 브랜드의 이야기를 더 탐구하고 싶어 하도록 만듭니다. 유튜브의 내부 자료에 따르면 쇼츠 영상의 평균 주목 지속 시간이 약 3초 내외라고 합니다. 이런 환경에서 브랜드 스토리는 제품 홍보보다는 소비자의 내적 욕망을 직접 자극하는 이야기를 전달해야 합니다. 가령, 여행 브랜드 '에어비앤비(Airbnb)'는 소비자가 꿈꾸는 이상적인 여행의 순간을 감각적으로 표현한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의 내면에 잠재된 여행 욕구를 자극합니다. 소비자들은 콘텐츠를 보며 자신이 실제로 그곳에 있는 듯한 감각을 느끼고, 브랜드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확산시키게 됩니다.
우리는 단순히 아름답거나 감각적인 콘텐츠가 아니라, 명확하고 생생한 스토리에 가장 강렬하게 반응합니다. 소비자는 콘텐츠의 주인공이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거나,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을 가진 인물일 때 무의식적으로 공감을 느끼고 공유 욕구가 높아집니다.
최근 많은 공감을 얻고 있는 패션 플랫폼 브랜드 '무신사(Musinsa)'의 콘텐츠를 보겠습니다. 무신사는 단순히 패션 아이템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패션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하는 콘텐츠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쇼츠에서 밈(Meme)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소비자와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있습니다.
무신사는 단순히 "트렌디한 25SS 코디 제안"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누가 성수까지 쇼핑하러가? 안녕하세요 '누'입니다", "POV: 갑자기 눈 내린 오늘 퇴근길 내 모습" 같은 유머 코드를 섞은 콘텐츠를 제작합니다. 소비자들은 이 콘텐츠를 보고 "이거 내 얘기잖아!"라고 생각하며 좋아요를 누르고 공유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브랜드에 대한 친밀도가 쌓이고, 브랜드 콘텐츠를 계속해서 찾게 되는 것입니다.
밈 콘텐츠가 브랜드 스토리를 확산시키는 이유는 단순한 재미 때문이 아닙니다. 무신사의 밈 콘텐츠는 소비자들 스스로가 콘텐츠를 변형하고 패러디할 수 있도록 열어 둡니다. 즉, 브랜드가 스토리를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브랜드의 이야기를 확장시키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소비자가 브랜드 스토리의 공동 창작자가 될 때, 콘텐츠의 확산력은 폭발적으로 증가합니다.
그렇다면 브랜디드 콘텐츠가 알고리즘을 통해 더 널리 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SNS 알고리즘은 사용자가 오랜 시간 동안 콘텐츠와 상호작용하거나 감정적 공감을 표현할 때 이를 높은 품질의 콘텐츠로 인식하고 더 많은 사람에게 노출시킵니다. 콘텐츠가 소비자의 무의식적 욕구를 자극할 때, 소비자는 더 오래 머무르고 댓글과 공유 같은 상호작용을 활발히 하게 됩니다. 이런 감성적 연결이 만들어질 때 브랜드의 스토리는 자연스럽게 퍼지게 되는 것이죠.
여러분의 브랜드가 SNS에서 진정한 성공을 원한다면, 소비자에게 '당신의 이야기는 무엇인가요?'라고 넌지시 물어봐야 합니다. 브랜드가 소비자 스스로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그 이야기를 더욱 빛나게 만들어 줄 수 있을 때, 소비자는 스스로 브랜드를 널리 알리는 강력한 홍보대사가 될 것입니다.
이제 여러분이 고민해야 할 것은, 브랜드의 이야기로 소비자의 삶을 어떻게 더욱 가치 있고 흥미롭게 만들 것인가입니다. 소비자가 브랜드의 스토리를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표현하는 순간, 브랜드는 소비자의 기억과 감정 속에 영원히 자리 잡게 될 것입니다.
SUMMARY
1. 소비자는 자신과 연결된 콘텐츠에 반응한다 : 짧은 영상 속 일상의 밀착된 순간을 보여주면 소비자의 공감을 유발할 수 있다.
2. 브랜드는 소비자의 이야기 일부가 되어야 한다. 밈 콘텐츠처럼 소비자가 직접 브랜드의 스토리를 확장할 수 있도록 유도하면, 브랜드는 단순한 제품이 아닌 문화로 자리 잡게 된다.
3. SNS 알고리즘은 소비자의 감정적 공감과 상호작용이 높은 콘텐츠를 확산시킨다. 브랜드는 소비자가 콘텐츠와 더 오래 머무르고, 공감하고, 공유하고 싶도록 만드는 전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