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진실과 마주할 때 브랜드가 남기는 흔적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으려면 항상 긍정적이고 매력적인 이미지를 유지해야 한다고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때로는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고, 논쟁적인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할 순간이 찾아옵니다.
이 순간, 브랜드는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존재를 넘어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 주체로 자리 잡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비판과 반발을 감수하면서도 자신의 가치관을 명확히 드러내는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더 깊은 신뢰를 얻기도 하는 법이죠.
사회적 문제나 논쟁적인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죠. 소비자들의 반응은 다양할 수 있고, 때로는 강한 비판과 불매 운동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지 않고, 용기 있게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브랜드는 소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예로서, 오뚜기를 떠올려보세요. ‘갓뚜기’라는 별명, 한 번쯤 들어보셨죠? 오뚜기는 심장병 환아 수술비 지원부터 다양한 기부 활동까지, 단순히 식품 브랜드를 넘어선 가치를 보여줬습니다. 중요한 건 이런 활동이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에요. 소비자들은 이런 꾸준함에서 브랜드의 진정성을 느끼고 신뢰하게 됩니다.
그리고 유한킴벌리의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CSR 활동 중 하나입니다. 1984년에 시작된 이 캠페인은 국공유림 나무 심기와 숲 가꾸기를 통해 건강한 숲을 조성하고, 사람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왔습니다.
단순히 나무를 심는 데 그치지 않고, 서울숲 조성, 학교숲 프로젝트, 자연체험교육 프로그램인 그린캠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숲과 사람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왔습니다. 40년 가까이 이어진 이 활동은 유한킴벌리가 단순히 환경 보호를 외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 행동으로 보여주는 브랜드라는 점을 증명합니다.
물론 이런 활동이 모두에게 환영받았던 것은 아닙니다. 초기에는 "기업 이미지 세탁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죠. 하지만 유한킴벌리는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꾸준히 같은 방향성을 유지하며 소비자들과 신뢰를 쌓아왔고, 이제는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모든 좋은 이야기에는 악역이 있습니다. 악역은 주인공의 갈등과 성장을 돋보이게 하며, 이야기의 긴장감을 높이는 역할을 하죠. 브랜드 스토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악역은 브랜드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상징하며, 소비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갈등 구조를 제공합니다.
현대자동차의 ‘롱기스트 런(Longest Run)’ 캠페인은 환경 오염 문제를 악역으로 설정했습니다. 자동차 제조업체로서, 현대자동차는 본질적으로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산업군에 속해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이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오히려 환경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하며 브랜드가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했습니다.
‘롱기스트 런’ 캠페인은 그저 기부금을 모으는 이벤트가 아니었습니다. 참가자들이 달리기를 통해 모은 걸음 수를 기부금으로 환산하여 환경 보호 활동에 사용하는 방식이었죠. 이 캠페인은 소비자들이 단순한 관객이 아니라, 문제 해결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특히, 달리기라는 행위는 자동차와 대조적인 친환경적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현대자동차가 지속 가능성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캠페인을 통해 모인 기부금은 숲 조성 프로젝트나 탄소 배출 감소 활동에 사용되었고, 참가자들에게는 자신이 환경 보호에 기여하고 있다는 뿌듯함을 느끼게 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이 캠페인을 통해 단순히 자동차 제조업체라는 이미지를 넘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소비자들에게 자동차 산업이 가진 환경적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이를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죠.
다음으로 살펴볼 스타벅스 코리아의 ‘경동1960점’ 프로젝트도 흥미롭습니다. 서울 경동시장 내 오래된 폐극장을 리모델링해 스타벅스 매장으로 탈바꿈시킨 사례인데요, 전통시장 쇠퇴라는 사회적 문제를 악역으로 설정했습니다. 공간 자체가 가진 이야기를 살리고 지역 상권 활성화와 전통시장 부흥이라는 메시지를 담았죠.
경동시장은 한때 서울에서 가장 활발했던 전통시장 중 하나였지만,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의 등장으로 점차 쇠퇴해갔습니다. 특히 폐극장이었던 공간은 오랫동안 방치되어 지역 주민들에게도 잊힌 장소가 되었죠. 스타벅스는 이 공간을 단순히 상업적인 매장으로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공간 자체가 가진 이야기를 살리고, 지역 상권 활성화와 전통시장 부흥이라는 메시지를 담아냈습니다.
경동1960점은 과거 극장의 흔적을 보존하면서도 현대적인 디자인과 스타벅스만의 감성을 결합한 공간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예컨대, 극장의 옛 구조를 활용한 인테리어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메뉴 개발은 단순히 매장을 방문하는 경험을 넘어 지역 문화와 연결된 특별한 가치를 제공합니다.
또한 스타벅스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주민들과 협력하며 전통시장을 다시 활성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지역 상인들과 협력하여 시장 내 다른 점포들을 홍보하거나, 시장 내에서 열리는 이벤트에 참여하며 상생의 가치를 실현하기도 하면서요. 이러한 노력은 단순히 매장 확장을 넘어선 사회적 책임과 가치를 드러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논쟁적인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낸다는 건 단순히 한 번의 캠페인으로 끝나는 일이 아닙니다.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행동하며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에요. 특히 비판과 반발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메시지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켓컬리는 신선식품 배송 시장에서 ‘샛별배송’이라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빠른 배송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지적받으면서도 이를 외면하지 않았죠. 친환경 포장재 도입과 탄소 배출 절감 정책 등을 통해 고객들과 투명하게 소통하며 문제 해결에 나섰습니다. 이런 모습은 브랜드가 단순히 비즈니스 성공만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결국 중요한 건 브랜드가 자신의 가치관과 철학을 행동으로 증명하는 겁니다. 단순히 논란을 피하려고만 하지 말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소비자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브랜드가 불편한 진실과 마주한다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 용기는 단순히 논란을 일으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진심에서 비롯되어야 합니다. 악역을 설정하고 그와 싸우며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는 과정은 브랜드 스토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듭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흔들리지 않는 진정성과 지속 가능한 소통입니다. 불편함 속에서도 당신의 브랜드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고민해보세요. 그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영감을 줄 수 있다면, 당신의 용기는 이미 충분히 가치 있는 것입니다.
SUMMARY
1. 불편함을 감수하는 용기 : "우리 브랜드는 어떤 가치를 지키고 싶은가?" 사회적 문제나 논쟁적인 이슈를 외면하지 말자.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꾸준히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진정성을 증명하는 길이다.
2. 악역 설정하기 : "우리 브랜드는 무엇과 싸우고 있는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명확히 정의하자. 브랜드 스토리의 중심에는 소비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갈등과 긴장감이 있어야 한다.
3. 비판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기 : "우리 브랜드는 어떻게 신뢰를 쌓아갈 것인가?" 비판과 반발이 있더라도,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행동하며 소비자들과 투명하게 소통하자. 일관된 메시지가 신뢰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