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들

by 조각들

압구정 쪽에 일을 보러 갈 때 한강공원에 차를 대고 달리기를 했다. 공원 한쪽 구석에서 줄넘기를 연습하는 소녀를 봤다. 가로등 빛이 그녀의 열심을 선명하게 쓰다듬고 있었다. 소녀에게 엄지척을 날렸다. 그녀는 왜 줄넘기를 연습하고 있을까 생각했다.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행동들이 별거 아니지만, 그 행동을 하는 우리들의 존재는 의미를 갖는다.


양재의 어떤 초등학교 앞에 붕어빵 트럭이 있다. 세 개에 이천원 하는 붕어빵 한봉지를 주문했다. 나는 혼자여서 하나만 먹고 바로 뒤에 줄 서 있던 여자 중학생들에게 건내줬다. 그녀들은 깜짝 놀라며 고마워했다.


두 달간 복지관에 출강을 나갔다. 행정을 담당해준 복지사 선생님 덕분에 일을 잘 해낼 수 있었다. 이십 대 후반의 그녀는 전문가 다운 밝음으로 나와 복지관 이용자분들을 대했다. 마지막 날 그녀에게 편지와 털모자를 건냈다. 그녀가 자신의 일 안에서 힘을 잃지 않기를 기도했다.


직장생활 2년차가 된 소녀에게 카메라를 가르쳐줬다. 생계를 위해, 사회의 한 분야의 일부가 되기 위해, 좋은 팀원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 기특했다. 그녀가 그런 삶을 통해 일용할 양식을 얻고, 사랑하는 사람과 인생을 보내는 평범한 사람이 되길 바란다. 삶은 고통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더라도 연고같은 사람과 견뎌내길 기도한다. 그런 긴 시간들에 오늘 만난 어떤 아저씨가 기억에 남길 바란다.



밤이다. 별이 떴다.


별것 아닌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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