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살 아이가 대답을 하지 않는 이유….
사춘기보다 더 무서운 게 육춘기라더니
애교 가득한 애교쟁이가 여섯 살(한국나이)이 되었을 무렵부터
조금씩 대답을 잘 안 하기 시작했다.
몇 번 반복이 되고 나니
엄마인 나에게만 그러는 거 같고 굉장히 서운한 마음에
처음엔 무시하는 건가? 기분도 좀 나빴다.
“엄마 지금 잘 시간이라고 잘 준비하라고 10번쯤 말한 거 같아!!!!”
“…….”
하루는 버럭!! 화를 냈다.
“엄마가 말한 거 안 들려?? 안 들린 거야?? 아니면 안 듣고 싶은 거야? “
“들었어”
“왜 대답을 안 해. 알겠다고 하던지. 싫으면 싫다고 하던지 해야지.”
“안 하겠다고 하면 안 된다고 계속하라고 하잖아.
내가 대답하고 싶지 않은 말만 해. 엄마가 내가 대답하고 싶은 말을 하면 좋겠어”
순간 당황스러우면서도
그녀가 대답을 안 하는 것들은 내가 하는 잔소리들이라는 걸 알았다.
놀고 싶은데 자라고 하고
책 더 읽고 싶은데 자라고 하고
먹기 싫은데 먹으라 하고
더 놀다 가고 싶은 데 가야 한다고 하고
그녀의 입장에선 대답하기 싫은 마음이 더 컸겠다 싶은….
하지만 그렇다고 안 할 순 없는 거 아닌가….
“엄마가 하는 말이 네가 듣기가 싫거나, 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 해도
대답은 하는 거야.
그리고 지금 해야 하는 것과 네가 하고 싶은 게 다르다면
엄마한테 그걸 이야기해 주면 좋겠어.
그럼 엄마도 그 부분을 한번 더 생각할 수 있으니까”
”응 “
“엄마가 매일 하는 말 다 똑같지 않아? 엄마가 말하기 전에 하면 엄마가 대답하기 싫은 말을 적게 할거 같아 “
“…………….. 응”
반짝이는 알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본인이 싫은 거에 대답을 하지 않는다.
그래도 반짝이가 본인의 마음을 말해준 덕분인지
그 말이 기억나서인지
‘대답하기 싫구나. 이 녀석’ 하는 생각과 함께 피식 웃음이 난다.
그녀가 듣고 싶은 말이 뭔지 너무 잘 알지만
어쩌겠는가….
듣기 싫은 말을 할 수밖에 없는 엄마인걸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