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 캠핑을 좋아하게 된 이유
캠핑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건
큰아들이 23살, 작은아들이 18살 때쯤이예요
주중엔 퇴근하고, 주말엔 TV만 보는 날들의 반복.
시간이 너무 아깝더라구요
아이들이 엄마만 찾던 시절엔
사는 게 바빠서 정작 아이들 곁에 오래 못 있었어요
근데 이젠 각자 생활이 생기고,
엄마가 비집고 들어갈 틈도 없더라고요
늦게라도 '취미'라는 걸 갖고 싶었어요
여행을 좋아해서 아이들을 꼬셔봤지만
반응은 도로아미타불...
그때, 뚱이랑 캠핑을 시작했어요
딱히 특별한 이유는 없었어요
그냥, 뚱이를 데리고 갈 데가 없었거든요
지금이야 애견 카페도 많고,
일부 공원들은 반려견 출입이 가능하지만
뚱이 어릴 적엔 정말 갈 데가 없었어요.
그래서 하나둘 장비를 사 모으기 시작했어요.
그땐 인천에 살 때여서 주로 경기도 가평, 강원도, 충청도로 다녔어요.
전국 방방곡곡, 우리 둘이서.
텐트, 조리도구, 작은 용품들까지
하나씩 사다 보니
차 트렁크를 넘어 뒷자리까지 캠핑용품으로 가득했어요.
조수석엔 뚱이의 강아지 안전장치도 설치했는데…
우리 뚱이는 그걸 거들떠도 안 봤지요.
운전하는 내 무릎 위로 벌떡 올라와
허벅지에 몸을 틀고 자리를 잡는 거예요.
“뚱아, 거기 벨트도 있고 푹신하잖아. 저리 가~”
말해도 소용없더군요
뚱이는 고집도 이뻐. 결국 또 내가 져주게 돼요
봄, 가을 캠핑은 정말 좋았어요.
텐트 치다 보면
‘이걸 왜 혼자 하고 있지’ 투덜거리게 돼요.
그럴 때마다 뚱이는
나무에 묶여서 내 모습만 뚫어져라 봐요.
“뚱아. 와서 줄이라도 잡아줘~”
너스레를 떨어봐도, 고개만 갸웃거릴 뿐.
그 모습만으로도 힘이 났어요.
그 작은 존재가, 나를 지탱해 주는 느낌이랄까...
밤이 되면 하나둘 켜지는 캠핑장의 은은한 전등들.
나는 소박하게 불을 피워.
마른 장작에 불이 붙으면
일렁이는 불길이 조용히 말을 걸어와요.
“그동안 많이 힘들었지?
숨 크게 들이마셔.
내 따스함, 네 안으로 들어가게.”
그렇게 한참을 불꽃을 바라보다 보면
어느새 배가 고파지고
미리 챙긴 고구마를 빨갛게 달궈진 재 속에 묻어둬요.
달콤한 냄새에
뚱이가 옆에서 살짝 짖지요.
나도 같이 슬쩍 웃어요
고구마 하나에 우린 참 많은 걸 나누는구나, 싶어서요.
호호 불어가며 고구마를 떼어내고
기다리던 뚱이에게 한 입, 두 입.
그걸 바라보는 순간,
세상 어떤 소리도 필요 없었어요.
상쾌한 공기, 나무 타는 냄새,
불꽃이 만든 그림자 속에서
나는 개딸과 함께 오늘도 살아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