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통해 조선 선비들의 추구미를 엿보다!
바야흐로 반려동물의 시대!
2024 동물복지 국민의식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 비율이 약 28.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조선시대에도 강아지·고양이 등 반려동물들을 기르는 문화가 존재했는데,
일례로, 조선 전기 문인 권호문은 고양이를 기르는 이야기인 ‘축묘설’이라는 글을 남겼고,
조선 중기 문신 이응희는 강아지에 대한 사랑을 담은 시 ‘강아지 두 마리를 얻고’을 지어
조선시대에도 반려동물을 사랑으로 돌보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유독 우아한 자태로
선비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반려동물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학’(두루미)이다.
조선시대의 다양한 고서나 회화 속에서 학의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어,
대표적으로 ‘산림경제’와 ‘삼공불환도’가 있다.
산림경제부터 살펴 보자.
‘산림경제’는 조선 후기 실학자 홍만선이 집필한 농업서로
농업기술과 일상생활에 관한 사항들이 상세하게 서술되어 있는데,
학의 미적 특징을 서술한 내용이라든지 학을 키우는 방법 등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산림경제 속 학에 대한 언급내용은 다음과 같다.
“학은 오직 울음소리가 맑은 것을 최고로 치며 긴 목에 다리가 가는 것이 좋다”
“학이 병들면 뱀이나 줘 또는 보리를 삶아 먹인다. 학이 전복을 먹으면 죽는다”
이처럼 학에게도 나름의 미적 기준이 존재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울음소리가 예뻐야 하며 목이 길고 다리가 얇아야 A급 학이었던 셈이다.
또한 뱀이나 보리를 보양식으로 섭취한 학의 식습관에 대한 언급도 흥미롭다.
이뿐만 아니라 조선 중기 문신 윤의립은 그의 저서 ‘산가청사’에서
"학을 집 안에서 기를 때는 반드시 물과 대나무를 가까이 두고 물고기와 벼를 주어야 한다"며
학을 기르는데 필요한 나름의 꿀팁을 남겼다.
다음은 학의 모습이 포착된 ‘삼공불환도’를 살펴보자.
‘삼공불환도’는 조선 후기 김홍도가 그린 것으로,
뛰어난 절경과 산자락에 위치한 대형 기와집 속 사람들의 생활모습을 담은 고사인물화이다.
때문에 당시 그들의 생활모습을 엿볼 수 있는데,
여기서 학이 마당에서 유유자적 걸어가고 있는 모습이 포착된다.
당시 학과 같은 반려동물을 기를 수 있는 경제적·사회적 여유를 지닌 이들은 주로
양반층을 비롯한 상류 계층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학은 특히 양반·선비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았다고 하는데,
이들이 학을 그렇게 사모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단서는 학의 한자에서 찾을 수 있다.
학의 학자어(鶴)를 살펴보면
고상할 각(隺)과 새 조(鳥)를 합친 것으로,
이는 ‘고상한 새’라는 뜻이다.
조선 선비들의 추구미는
언제나 여유 있고 품위를 잃지 않는 선인의 모습이었다.
따라서 고상하고 품위 있는 학의 모습이
점잖고 우아한 자신들의 모습과 닮아서 좋아한 것이 아닐까 싶다.
오죽하면 학의 모습을 형상화한 옷 ‘학창의’가 있다.
‘학창의’는 조선시대 도사나 학자가 입은 옷으로,
흰색 바탕에 검은색 선으로 포인트를 준 것이 매력인 한복이다.
여기서 흑백의 색조대비를 학창의의 미적 특징으로 꼽는데,
일찍이 조선 선비들은 지적이고 고상한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이러한 흑백 대비 색상을 애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하늘을 여유롭게 활공하고 있는 학의 모습에서,
그들은 이러한 이미지를 발견한 것이다.
게다가 빨간색 뚜껑(?)으로 포인트를 준 학의 모습은
말 그대로 “Cherry on top”으로,
우아한 모습을 한층 더 고취시킨다.
마무리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동물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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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호랑이나 까치를 떠올릴 것이고,
일부는 곰(단군왕검)이나 거북이(거북선?)를 언급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꼭 대표동물이 하나일 필요는 없으니,
고상한 학이 한국인만의 품격 있는 모습을 잘 상징하는 것 같아서
학이 우리를 대표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해당 글의 주요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xceErRBiBbk